슬롯 -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제3회 세계문학상 1억원 당선작'

'헤어진 여자가 내게 와 속삭였다. "카지노로 가자!" '

'카지노 통해 양극화 사회의 모순을 그린 소설'

이 책의 띄지에 적힌 문장들이다. 누구라도 쉽게 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한 문구들이다.

책의 뒷표지에는 박완서 선생을 비롯한 박범신, 김형경, 하응백, 박철화, 김미현 등의 선정소감 또는 작품평이 열거되어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당시의 사회적 관심에 조응할 만한 수준을 성취하지는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강원랜드'로 대변되는 카지노의 실상은 이미 그 곳에 발을 담갔다가 망가진 숱한 인생들을 포착해낸 시사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미 독자들에게 인지되어 있다. 외려 독자들은 그러한 실상의 내면에 뭔가 색다른 줄거리나 사연이 있기를 기대하며, 국내 일간지가 해마다 선정하는 수상작(고료가 1억원이나 된다는)을 들춰보지 않았겠는가?

이 작품에는 '라스베이거스 전설, 스티븐 핀, <엄격한 배팅>'이라고 소개한 원전의 관련대목을 포함하여, 도박과 관련한 많은 인용문이 등장한다. 도박과 그를 통해 드러난 인간성에 대한 지적과 관찰은 유용하다. 그러나 이 '소설'과 쉽게 융합되지 못할 때 외려 읽기를 어렵게하거나(그것이 장치일 지도 모르겠지만), 작품 이해를 외려 방해하는 경향이 있음도 지적할 만하다.

사회적 관심이 큰만큼 출간되자마자 읽었고, 읽은 후에는 리뷰를 쓸 마음을 먹지 못하고, '외려 다른 독자들의 관심이 어떤지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가끔 세일링포인트를 점검해보았는데, 역시 독자들의 판단은 현명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관심을 놓게된다.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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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2-1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런 작품상이 있는 줄도 몰랐네요.
상금이 억이라니,
이젠 문학상 하나만 타도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달빛푸른고개 2008-02-15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회가 <미실>, 2회가 <아내가 결혼했다>, 그리고 2007년 3회 수상작이 이 작품이었답니다. 1억... 왠지 신문사의 상업주의가 엿보이는 것 같아서...

하늘아래 2008-02-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잘 못 읽으신 것 아닌가요. 스티븐 핀 <엄격한 베팅>은 작가가 만든 허구의 작품 이름입니다. 주인공이 도박을 모르는 인물로 나오기때문에 도박의 속성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장치인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리고, 스토리 보다는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 위주로 글을 읽는 분에게는 다소 따분한 작품이겠지만, 작가주의 작품을 좋안하는 분들께는 아주 재미있는 작품이었을 겁니다. 물론 많은 수는 아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