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그랜드 펜윅 시리즈 1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미국과의 전쟁,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장르를 '블랙코미디'하고 하던가. 그러나 그 안에는 기존의 통념과 가치관을 돌이켜보는 기능이 있다.

더구나 그러한 생각들을 전복시키는 소설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뛰어난 정치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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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수레바퀴 - 불교방송 5분설법집 1
불교방송출판부 엮음 / 불교방송출판부 / 1992년 6월
품절


불교의식은 신라시대에 들어온 한문으로 염불, 독경을 계속하니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요, 뜻을 모르고 불공기도를 하니 공감할 수도 없고 그저 좋은 염불이라고만 알고 있으니 지루하게 여긴다. 그래서 불공이나 의식에서도 운과 고저감정을 맞추어 정중 엄숙하면서도 뜻을 공감할 수 있게 점차 개정되었으면 함을 절실히 느낀다.-43쪽

지혜은 마음없는 마음에서 일어난다. 우리가 분별하고 시비하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중생심인 번뇌망상임을 알게 되는 날 지혜의 등불은 밝혀질 것이다.-103쪽

"팔만대장경을 한 손으로 전부 움켜쥐었다가 펴 보면, 손바닥에 남는 것은 마음 심(心)이라는 글자 하나 밖에 없다."-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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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하 - 창비장편소설
윤정모 / 창비 / 1992년 8월
품절


"농민 여러분, 오늘 열릴 집회는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절 따라오십시오. 물세며 의료보험 문제 등 여러가지 이약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죽자고 지은 쌀값은 어째서 제자리걸음인지, 농가부채는 어째서 해년마다 느는지 궁금한 분은 따라오십시오. 시원한 대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이 가려워도 긁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우리들의 고통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 서로 이야기나 나눠봅시다...."-22쪽

재현이 넓은 마당을 가로질러 철문 밖으로 나가 보니 그 풍경 또한 가관이다. 군데군데 불을 피워 두고 모두 비닐 한 장씩을 뒤집어쓴데다 이마에는 빨간 띠를 두른 채 스티로폴을 깔고 앉아 이야기마당을 펼치고 있는데 그 눈빛들만은 노인들도 반짝거리는 것이 언제까지나 버티겠다는 뚝심들이다. 재현은 왈칵 눈물이 날 것 같다. 자기 주민들이 이렇게 강인했던가.-188쪽

"글을 배울 땐 정승처럼 점잔하고 일을 할 땐 머슴처럼 씩씩해야 하는겨." 하던 어머니...-259쪽

상황이 주어지면 이 형수 역시 남미의 여성들처럼 젖먹이를 업고도 총을 들까?-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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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상 - 창비장편소설
윤정모 / 창비 / 1992년 8월
품절


산의 살과 뼈로 이루어진 한반도, 잘 보면 호랑이 골격 같은 이 땅은 태초에 바다에서 왔다던가. 너무도 열정적인 가슴이라 차고 어두운 바닷속에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그렇게 불쑥 솟아올랐다던가.-6쪽

그래서 일반 민중들에겐 가난이 채찍이고 부자들에겐 권태가 채찍이며 허영이나 안일에 병든 사람에겐 충격이 채찍이라고 했을까.-179쪽

형권은 용접봉에 전기를 올린다. 파랗게 쏟아져나오는 강렬한 불꽃, 두뇌가 일시에 정돈되면서 어떤 희열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이 용접봉을 쥐어본 지가 정말 얼마만인가. 작년 해고된 이래로 처음 잡아보는구나. 그것도 시골에 와서 뜻하지 않은 계기로... 그의 손은 가늘께 떨리는데 불꽃은 강하게 춤을 춘다.-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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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10월 6일] 잘 팔리는 일본의 포켓판 신쇼


김범수 도쿄 특파원 bskim@hk.co.kr  



해가 갈수록 책 판매가 부진하기는 출판대국이라는 일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창간 수십년, 길게는 90여년을 헤아리는 명성 있는 잡지들이 시사, 여성, 만화 등 장르를 불문하고 올해 들어 줄줄이 휴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출판협회 통계로는 2003년부터 5년 동안 문을 닫은 서점이 5,600개를 넘는다. 영화 붐에다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의 인기로 수많은 잠재 독자들이 책에서 멀어지는 데다 저출산으로 절대 독서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문가 필자ㆍ발빠른 기획이 특징

그렇다고 일본 출판시장이 낙담한 채 주저앉아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서적 판매가 부진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신쇼(新書)'라는 판형의 책은 무척 잘 팔리고 있다. 문고본보다 약간 홀쭉하고 긴 모양(가로 10.5㎝, 세로 17.3㎝)으로 주로 시사ㆍ교양을 주제로 하는데, 200쪽 안팎의 부담 없는 분량이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 들기에 간편하고 직장인 대학생들이 자투리 시간에 언제든지 꺼내 읽을 수 있다.

신쇼를 처음 낸 것은 일본 진보 출판을 대표하는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이다. 이와나미가 고전 위주의 기존 문고본과 다른 '현대인의 현대적 교양을 목적'으로 '이와나미신서'를 기획한 것은 1938년이다. 판형은 한 해 전에 먼저 창간한 영국의 펠리컨북스를 참고로 했다. 펠리컨북스는 1935년 세계 처음으로 염가본 페이퍼백을 본격 출판한 펭귄북스의 자매 서적이다.

하지만 신쇼는 일본에 등장한 뒤 전후까지 수 십년 동안 특별히 눈에 띄는 출판물은 아니었다. 첫 인기 몰이는 1954년 소설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주제로 한 주오코론샤(中央公論社)의 <여성에 관한 12장>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부터다. 이후 일본 출판계에서는 신쇼 창간 붐이 일었다. 1950년대 후반과 1980년을 전후해 두 차례 더 붐을 맞았고 2003년 <바보의 벽>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와나미를 필두로 주오코론샤, 고단샤(講談社), 신초샤(新潮社), 고분샤(光文社) 등이 주도하는 신쇼는 현재 150여 종에 해마다 2,000종이상이 출간되고 있다. 안정된 유통망을 가진 대형출판사 중심으로 초판 발행부수만 7,000~1만부 정도. 한 해에 2,000만 부 가까이 팔려 전체 시장 규모가 130억엔(1,300억원)을 넘는다.

신쇼 인기의 비결은 주제를 가리지 않고 독자들이 요구하는 정보면 무엇이든 제공한다는 점이다. 최근 베스트셀러를 꼽아보면 420만부 넘게 팔린 <바보의 벽> 같은 실용서를 비롯해 <야스쿠니(靖國)문제> <국가의 품격> 같은 시사평론서, <웹 진화론> 같은 정보사회평론서 등 다양하다.

독서인구 줄지만 개발하기 나름

필자를 학자로 한정하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동원하거나 월간지나 계간지의 특집을 연상할 정도로 빠른 기획과 출판도 인기의 동력이다. 정보를 독자들이 원할 때 바로 제공하는 데다 일반 단행본의 절반 이하인 700엔 안팎의 저렴한 가격도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신쇼 붐으로 일본 출판시장이 다소간 활기를 찾은 것은 물론이다. 소설로만 치닫는 독자들을 논픽션으로 끌어들이는 데 신쇼가 한 몫하고 있다며 출판의 성공이 영화나 인터넷의 인기와는 다른 의미의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책만 좋다면 읽을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는 여전히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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