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하 - 창비장편소설
윤정모 / 창비 / 1992년 8월
품절


"농민 여러분, 오늘 열릴 집회는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절 따라오십시오. 물세며 의료보험 문제 등 여러가지 이약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죽자고 지은 쌀값은 어째서 제자리걸음인지, 농가부채는 어째서 해년마다 느는지 궁금한 분은 따라오십시오. 시원한 대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등이 가려워도 긁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우리들의 고통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 서로 이야기나 나눠봅시다...."-22쪽

재현이 넓은 마당을 가로질러 철문 밖으로 나가 보니 그 풍경 또한 가관이다. 군데군데 불을 피워 두고 모두 비닐 한 장씩을 뒤집어쓴데다 이마에는 빨간 띠를 두른 채 스티로폴을 깔고 앉아 이야기마당을 펼치고 있는데 그 눈빛들만은 노인들도 반짝거리는 것이 언제까지나 버티겠다는 뚝심들이다. 재현은 왈칵 눈물이 날 것 같다. 자기 주민들이 이렇게 강인했던가.-188쪽

"글을 배울 땐 정승처럼 점잔하고 일을 할 땐 머슴처럼 씩씩해야 하는겨." 하던 어머니...-259쪽

상황이 주어지면 이 형수 역시 남미의 여성들처럼 젖먹이를 업고도 총을 들까?-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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