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살과 뼈로 이루어진 한반도, 잘 보면 호랑이 골격 같은 이 땅은 태초에 바다에서 왔다던가. 너무도 열정적인 가슴이라 차고 어두운 바닷속에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그렇게 불쑥 솟아올랐다던가.-6쪽
그래서 일반 민중들에겐 가난이 채찍이고 부자들에겐 권태가 채찍이며 허영이나 안일에 병든 사람에겐 충격이 채찍이라고 했을까.-179쪽
형권은 용접봉에 전기를 올린다. 파랗게 쏟아져나오는 강렬한 불꽃, 두뇌가 일시에 정돈되면서 어떤 희열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이 용접봉을 쥐어본 지가 정말 얼마만인가. 작년 해고된 이래로 처음 잡아보는구나. 그것도 시골에 와서 뜻하지 않은 계기로... 그의 손은 가늘께 떨리는데 불꽃은 강하게 춤을 춘다.-2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