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이발사 할아버지 | 하노이이야기 2006/07/31 15:14 
  http://wnetwork.hani.co.kr/sanbang7/2551  

   하노이에는 거리에 많은 거리이발사들이 있습니다.  나무에 거울 걸어놓고 의자 하나 놓고 이발도구상자 하나즈음 있습니다. 

   이 모습은 제가 사는 곳 옆의 이발소입니다.  거리이발소이긴 하지만, 뒷골목이어서 비바람을 나름대로 막아주는 시설을 설치해 놓아도 단속하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막 건물들이 철거되는 곳이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발사 할아버지는 힘찬 목소리로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P7300985.jpg
   친구인 듯한 할아버지와, 나름대로 비바람을 막아주는 판자들로 구성된 이발소 풍경. 닥지닥지 붙어 있던 건물들이 철거되고,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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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어로는 '머리카락을 자르다'를 이렇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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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로 작동되는 이발기를 사용하는 할아버지.  이발하는 내내 굳고 진지한 표정으로 이발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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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위로 머리 다듬기...심혈을 기울이시는 할아버지.  아마 외국인이어서 더 신경을 많이 써 주신듯......그 모습에 "형 바가지 머리 되는거 아냐"라던 후배도 조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P7300963.jpg
 수염깍기는 옵션입니다.  1회용 칼날을 시멘트에 몇번 벼리고 끼워서 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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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발소 살림살이.  어디선가 끌고온 전기덕분인지 선풍기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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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발요금은 5000동.  수염깎는 요금은 2000동.  한국돈으로는 500원도 안되는 돈입니다.  그래도 웃음이 있고, 그래도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하노이에서 막 짜증이 나다가도, 내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때가 많아지는 것도, 이런 사람들의 미소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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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 - 윤석철 교수의 경영학 특강
윤석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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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 관련된 서적의 대부분은 실험과정을 통해 정론으로 인정되는 개념을 설명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윤석철 선생의 시각은 그러한 설명의 차원을 매우 넓게 확장하고 있다.

모든 경제/경영학 관련서에서 쉽게 등장하는 말,

'사회생활에서는 누구나 자기 자신의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110쪽)

그러나 윤석철 선생의 시야는 인간존재의 의미로 확장시킨다.

'1년이라는 세월은 인간이 만든 시간 단위가 아니고 우주 운행의 산물이다... 지구는 시속 10만7천460킬로미터라는 놀라운 속도로 태양 주위를 회전하는데도 궤도이탈이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태양이 중력이라는 힘을 작용하여 지구의 원심력과 균형을 이루어주기 때문이다. 이 균형이 아니라면 지구는 궤도를 이탈해 우주 속 미아가 되든지 태양 속으로 끌려갈 것이고, 우주 속 온도는 섭씨 -270도, 태양표면 온도는 6,000도이므로 어느 경우가 되는지 인간의 운명은 끝장이다.'(151쪽)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이러한 물리적 환경 속에서 확인시키며, '탄생'이 결코 자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기본 조건을 '고마움을 아는 일'과 그러한 '겸허'로 규정하며, 자연 속의 인간조건과 관련해서는 '최적해(optimal solutions)'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기업이든 제품이든 자연조건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경영'이라는 것이다.

'일반인들을 위한 경영학 강좌' 형식으로 신문에 연재된 45편의 경영론은 인류에 대한 지혜가 담겨있으면서도 결코 난해하지 않다. 아마도 경제나 경영에 대해, 누군가에게 '책'으로 대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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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 - 윤석철 교수의 경영학 특강
윤석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7월
품절


일을 잘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첫 번째 조건은 일에서 인간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일이 설계되고 조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은 곧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면 인간의 행복도 없고, 일의 능률도 안 오른다. 이것이 일의 조직(organizational) 차원 조건이다.
두 번째 조건은 일의 결과로 산출되는 제품 혹은 서비스가 소비자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만족도가 충분하지 못하거나 이미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을 유발한 제품은 자원낭비만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일의 소비자(consumers) 차원 조건이다.
세 번째 조건은 일에 소요되는 코스트가 충분히 절감되어 기업에 이윤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이윤을 못 내면 도산할 수밖에 없고, 기업의 도산은 결국 사회전체의 부담이 된다. 이것이 일의 경제성 차원 조건이다.-8쪽

21세기 경영자는 인간의 필요, 아픔, 정서를 파악할 수 있는 감수성으로 고객의 수요를 예측해야 하며, 과학과 기술도 예측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이해해야 한다.-17쪽

왜 미국 기업의 평균수명(100년간의 통계, 미국 10년, 일본 30년)은 일본의 3분의 1밖에 안 되나?..(중략) 산업 활동의 자유도가 높을수록 자유경쟁, 즉 생존경쟁은 치열해지고 그렇게 되면 기업의 평균수명은 단축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민주화와 함께 자유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으므로 생존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고 기업의 평균수명은 계속 단축될 것이다. 자유주의 사회에서 생존경쟁은 삶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숙명의 길이다. -19쪽

그런데 이런 (자유경쟁) 사회에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자기보다 더 유능한 자가 있으면 자기는 패자(loser)가 될 수밖에 없다. 자유경쟁 사회에서 패자는 하소연 할 곳도 없다. 그러면 승자는 행복한가? 승자는 계속되는 경쟁에서 또 이겨야 한다는 긴박감 때문에 그 역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승자나 패자 모두 스트레스 혹은 좌절감 속에서 살아야 하는 곳, 이것이 자유경쟁 사회다. 그래서 자유주의 체제로 경제를 발전시킬수록 알코올 중독, 마약복용, 가정불화, 높은 이혼률과 자살 등 사회문제가 많아진다.-21쪽

생명이란 단어는 '생(生)은 명령(命令)이다(生은 命也)'에서 왔다고 한다. 생명을 부여받은 존재는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생명을 부여받은 존재는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생존경쟁이 아무리 어렵고 부조리가 아무리 난무해도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명이다.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 즉 생존방식의 선택만이 문제될 뿐이다.-25쪽

단풍진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두 길을 갈 수 없어 유감이구나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

나는 남들이 덜 간 길을 택했고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그것이 모든 차이를 만들었구나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rence.

- 로버트 프로스트의 '미국 프런티어 정신' 예찬
-30쪽

감수성과 상상력, 문제정의(구체성을 확보한 목표의식)

모든 창조 과정에서 상상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임금에 의한 코스트 경쟁 시대는 끝났고, 상상력 발휘에 의한 창조경영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더 싸고 질 좋은 제품, 더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생산기술, 더 인간적이고 우리 문화에 맞는 작업방식, 이 모두가 창조경영이 개발해야 할 대상이다.

(중략)

결론적으로, 창조적 상상력에 관하여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창조적 상상력을 소수 천재들만의 전유물로 여기는 착각 말이다. 이 착각으로 인하여 상상력을 발휘하려는 노력을 아예 포기한다면 그것은 사회를 위해서나 본인을 위해서나 큰 손실이 될 것이다.-62쪽

목표의식이 현실적으로 구현되려면 구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목표의식이 구체성을 확보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문제정의(problem definition)라고 부른다. (중략).. 목표의식을 문제정의로 전환하는 데는 상상력이 필요하고, 문제정의가 제대로 되면 문제는 반은 풀린 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문제정의는 중요하다. -67쪽

7세기에 이르러서는 쇠나 구리 같은 금속을 금으로 바꿔보려는 시도까지 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도를 연금술이라고 부르는데, 연금술은 전 유럽에 전파되어 17세기 뉴턴 같은 천재까지도 이에 가세했으나 끝내 금을 만들지는 못했다.(그러나 결과적으로 화학이라는 학문의 토대를 마련했다.

; 1,000년 노력의 의미-73쪽

(자연과 인간의 관계) 출혈로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려는 인간의 노력에 대해 자연은 '그건 돼' 하면서 보답을 했지만 이 보답은 1667년부터 계산해도 250여 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에 의해 가능해진 것이다. 수혈 이외에도 자연은 인간의 탐구와 노력에 대해 많은 보답을 하고 있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비행 실험에 성공한 것도 그 한 예이다. 이처럼 자연은 '그건 안 돼'와 '그건 돼'의 세계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무엇이 되는 일이고 무엇이 안 되는 일인지를 알기 위해서 인간은 계속 탐구하고 노력하는 길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81쪽

* 탐색시행이란 어떤 문제를 예스(yes) 혹은 노(no), 즉 이분법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정의한 후 그 답을 실험에 의해 발견하는 방법이다... 탐색시행을 통하여 발견한 지식을 우리는 노하우(know-how)라고 부른다... 흔히들 "이론을 모르는데 어떻게 개발합니까" 하고 묻는다. 여기에 중대한 인식오류가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사를 보면 이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탐색시행이 먼저 성공한 경우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1903년 라이트 형제도 이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수한 탐색시행 끝에 비행기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86쪽

심리학자 케스틀러(A. Koestler)에 의하면 창조자들은 해결하려는 문제가 풀릴 때까지 모든 정열을 거기에 쏟아부으며 계속 고민하고 방황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떤 순간 그때까지 서로 관계가 없었던 어느 경험과 자신의 목표의식이 돌연 관계를 맺게된다고 한다. 이런 관계형성을 캐스틀러는 '이연현상(二連聯想)'이라고 불렀다. 이연연상으로 인하여 그동안 모호했던 생각이 적절하고 우아한 개념으로 머릿속에 번쩍이게 되는 것이다.(아리키메데스의 '흘러넘치는 물')

우리는 1000여 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끝난 연금술의 역사로부터 이 세상에는 보답받지 못하는 노력도 많다고 슬퍼할지 모른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연금술도 금 자체를 만드는 본래의 목적에는 실패했지만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결집되어 제3의 결실, 즉 화학(chemistry)이라는 학문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탄생한 화학은 질소비료를 합성하여 식량 증산에 이바지했고(인류가 17억이던 식량부족 시절의 획기적인 발명), 전쟁에 필요한 화약(TNT)을 만들어 유럽이 한동안 세계를 지배하는 데 기여했다.
-90쪽

'기업인들이 그들의 기능을 위대하게 생각하는 사회는 위대하다.'-화이트헤드

인간에 삶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여 인간사회에서 '주고받음'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일이 기업 기능의 기본이다.
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기업인들은 1. 소비자의 필요를 인식하는 감수성 2. 필요에 맞는 제품을 생각(상상)해내는 상상력 그리고 3. 상상력의 기술적 타당성(technical feasibility)을 실험하는 탐색시행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을 다 기울여도 기업의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 이들 고개 셋을 넘으면 경제적 타당성이라는 이름의 강이 또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97쪽

기업의 생존부등식

제품의 가치(value) > 제품의 가격(price) > 제품의 코스트(cost)

여기서 가치(v)는 상수가 아니라 변수이다. 가치에는 이성적 차원의 가치와 감성적 차원의 가치가 있다. 전자가 크게 작용하는 것은 생필품이며, 후자가 큰 작용을 하는 경우는 사치품이나 자동차 등을 들 수 있다. 이성적 차원의 가치란 제품 본연의 기능(funtion)에 의해 평가되는 가치를 의미한다. 그런데 각 제품이 그의 기능을 수행하는 수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수준을 성능(performance)이라고 부르자. 인간은 어떤 제품을 통하여(그 제품의 기본적 기능 이외에) 자기 개성의 표현이나 심미적 취향 같은 감성적 차원의 가치도 충족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설계자들은 스타일, 색상, 질감 등의 요소와 이러한 요소들이 인간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심리적 효과까지도 고려한다. 이런 노력을 우리는 넓은 의미에서 디장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인간이 이성적 차원의 가치와 감성적 차원의 가치를 모든 제품으로부터 대등하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102쪽

라면은 1958년 일본에서 개발되어 우리나라에는 1963년에 도입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라면 총 소비량은 1년간 38억 식(食)으로 이것은 국민 1인당 84식에 해당된다.

; 1인당 84그릇....-105쪽

기업의 성공은 가치창조 능력, 즉 창조성(creativity)과 원가절감 능력, 즉 생산성(productivity) 2가지를 다 필요로 함을 알 수 있다. 기업은 창조성과 생산성 2개의 초점을 가진 타원 궤도 위의 존재 같다.-124쪽

기업은 규모의 성장을 거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규모는 성장의 결과이며 성장이 둔한 기업에서는 종업원들의 승진과 자아실현 기회가 제한당하기 때문에 사기가 저하되고 우수 인력이 빠져나가게 된다. 그뿐 아니라 성장이 둔한 기업은 먼저 성장한 기업에게 시장점유율을 잃게 되고 그에게 먹힐 수도 있다. 규모의 성장에 관한 이런 이율배반적 난관을 타개할 지혜는 있는가?-135쪽

자본재 이외에도 기술개발, 브랜드 투자, 인재양성 등이 모두 기업이 갈 수 있는 우회축적의 길이다. 인간의 개인 차원에서는 보통사람들이 힘들다고 기피하는 어려운 교육과정을 이겨내는 일이 우회축적이다. 월드컵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무한경쟁 속 생존 지혜를 실감케 하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란다.-174쪽

우리는 미 대륙의 원주민을 인디언(인도 사람)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미 대륙을 발견한 사람들이 이 땅을 인도라고 믿었던 인식오류의 화석이다.-183쪽

2001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리더쉽학회'의 공통 토의 주제는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보를 창출하며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주는 리더(servant leader), 즉 아랫사람을 섬기는 리더쉽'이었다. 이제 권위주의 리더의 시대가 가고 심부름하는 리더의 시대가 온 것이다.-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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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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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잠든 가족들을 깨우기가 뭣해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아파트 정원에 나앉았다. 어제 태풍 하나가 한반도 근처에서 소멸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그 여파인지 하늘은 흐려 있고, 계절의 순환에 따라 아침저녁 바람이 이제 제법 선선하다.

올해로 92세인 동화작가이자 화가인 타샤 튜더의 에세이다. 순수한 자연으로 돌아가 한평생 가꾼 정원의 사계를 저자의 인생관을 반영하여 옮겨놓은 내용으로,  함께 작업한 리처드 브라운의 멋진 사진들이 곁들어져 꽤 훌륭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자녀가 넓은 세상을 찾아 집을 떠나고 싶어할 때 낙담하는 어머니들을 보면 딱하다. 상실감이 느껴지긴 하겠지만 어떤 신나는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둘러보기를. 인생은 보람을 느낄 일을 다 할 수 없을 만큼 짧다. 그러니 홀로 지내는 것마저도 얼마나 큰 특권인가. 오염에 물들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터지긴 하지만,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해마다 별이 한 번만 뜬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생각이 나는지. 세상은 얼마나 근사한가!'(64쪽)

56세에 아이들과 함께 18세기 풍의 농가를 짓고, 여생을 정원과 동물들과 함께 하고 있는 저자. 그가 누리고 있는 자연친화적 삶에는 분명 부합되는 조건과 환경이 있었겠지만, 그래서 그러한 삶이 '지금의 우리'에게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마음조차 없으면 그 여유와 만족에 다가설 수 없을 것 아닌가!

책을 덮고 바라본 하늘은 온통 아파트 숲이긴 하지만, 그 사이로 비친 하늘 한번 올려다볼 수 있었던 좋은 독서경험이었다. 또한 굳이 사진의 설명을 찾아읽을 이유가 없을 정도로 문장과 어울린 편집(실제로 사진설명은 본문 안에는 없다)으로 책 속으로 한껏 빠져들게 한 공력에 감사할만한 좋은 책이었다.

1992년에 미국에서 간행된 책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은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라고 하여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간 묻혀있던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여 감동을 전해준 출판사에 감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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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의 책 소개 코너에서 보고 무척 보고 싶었던 책인데 리뷰 읽으니까 더 기대가 되네요. 땡투합니다~^^

달빛푸른고개 2006-08-2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구판절판


문을 두드리자 개들이 짖는 소리가 나더니, 타샤가 코기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머리 수건을 쓰고, 색 바랜 긴 드레스에 옥양목 앞치마를 두른 차림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맨발로 다니는 습관이 있음을 금방 알아차렸다. 난 그 고풍스런 차림새에 놀라움을 감추기 못했고, 타샤는 그런 내 표정을 읽었다.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우며 말했다. "친구들은 이 옷을 '이삭 줍는 사람'의 복장이라고 하죠."-9쪽

왠지 나는 옛날 방식에 끌린다. 전생에 1830년대에 살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시기, 그 시절의 모든 것이 내게는 정말로 쉽게 다가온다. 천을 짜고, 아마를 키우고 실을 잣고, 소젖을 짜는 일 모두,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강과 같아서 굽이굽이 흐른다고 했지. 모롱이에서 한 발자국만 뒤로 갈 수 있다면 우린 다른 방향으로 여행할 수 있을 거야. 난 그렇다고 확신한다. 나 죽으면 1830년으로 돌아가리라.-33쪽

나는 개들을 제대로 먹이려고 무척 애를 쓴다. 깡통에 든 사료는 먹이지 않는다. 꿈에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녀석들에게 집에서 만든 수프나 염소 고기를 먹이고, 마늘을 듬뿍 먹게 한다. 개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도 그 덕분이다.

; 요즘은 아파트에서 키우기 위해 사료 이외에는 먹이지 않는다. '사육'이 아닐지... 그렇다고 고기를 먹기 위해서 키우는 것도 아닌데...^^;-56쪽

녀석이 너무 커지자 내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밤에 내가 책을 읽으면, 녀석은 내 손에 몸을 돌돌 말고 앉아 있곤 했다. 뱀들은 따스함을 좋아해서, 녀석은 내 손바닥 위에서 동그랗게 똬리를 틀곤 했다. 뱀의 얼굴을 찬찬히 본 적이 있는지? 얼마나 낙천적으로 생겼는지 모른다. 늘 배시시 웃고 있다. 인간의 아둔함을 비웃는 거겠지.-86쪽

과거는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았다. 특히 여자들이 힘들었다. 대가족인 데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했고 뜨개질, 바느질, 음식 준비에 땔감 줍는 일까지 도맡았다. '남정네들은 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일하지만, 아낙들 일은 끝이 없다'란 말도 있잖은가. 옛 아낙들이 불행했단 뜻은 아니다. 하지만 고단했을 것이다. 나도 새댁 시절엔 힘들었다. 막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통을 메고 물을 길어왔다. 인두를 데워 다림질했고. 하지만 달리 사는 법을 몰랐기에, 그리 힘든 일로 보이지는 않았다.-123쪽

1830년대의 미국인들은 젊은 조국에 대해 열등감을 지녔다. 그들은 유럽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만, 나라면 동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보면 안다. 이 순결한 나라를 상상해보자.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밑에 덤불이 자라지 않는 숭고한 나무들, 순수한 강과 호수, 하지만 우리는 이 나라의 숲을 없애버렸다. 나무는 사람들의 적이었고, 땅을 개간하느라 거대한 뿌리와 밑동을 태우는 연기가 하늘에 자욱했다. 우리 국민은 받은 것의 가치를 제대로 몰랐다. 토머스 제퍼슨이 그 광경을 봤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났을 텐데. 앤드류 잭슨(미국 7대 대통령)이 알았다면 욕을 퍼부었을 테고.

; '받은 것의 가치', 이 할머니에게 되물을 일은 아니지만 그것은 '빼앗은' 것의 가치일텐데... 늘 사고는 이런 식이니...^^-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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