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구판절판


문을 두드리자 개들이 짖는 소리가 나더니, 타샤가 코기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머리 수건을 쓰고, 색 바랜 긴 드레스에 옥양목 앞치마를 두른 차림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맨발로 다니는 습관이 있음을 금방 알아차렸다. 난 그 고풍스런 차림새에 놀라움을 감추기 못했고, 타샤는 그런 내 표정을 읽었다.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우며 말했다. "친구들은 이 옷을 '이삭 줍는 사람'의 복장이라고 하죠."-9쪽

왠지 나는 옛날 방식에 끌린다. 전생에 1830년대에 살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시기, 그 시절의 모든 것이 내게는 정말로 쉽게 다가온다. 천을 짜고, 아마를 키우고 실을 잣고, 소젖을 짜는 일 모두, 아인슈타인은 시간이 강과 같아서 굽이굽이 흐른다고 했지. 모롱이에서 한 발자국만 뒤로 갈 수 있다면 우린 다른 방향으로 여행할 수 있을 거야. 난 그렇다고 확신한다. 나 죽으면 1830년으로 돌아가리라.-33쪽

나는 개들을 제대로 먹이려고 무척 애를 쓴다. 깡통에 든 사료는 먹이지 않는다. 꿈에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녀석들에게 집에서 만든 수프나 염소 고기를 먹이고, 마늘을 듬뿍 먹게 한다. 개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도 그 덕분이다.

; 요즘은 아파트에서 키우기 위해 사료 이외에는 먹이지 않는다. '사육'이 아닐지... 그렇다고 고기를 먹기 위해서 키우는 것도 아닌데...^^;-56쪽

녀석이 너무 커지자 내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밤에 내가 책을 읽으면, 녀석은 내 손에 몸을 돌돌 말고 앉아 있곤 했다. 뱀들은 따스함을 좋아해서, 녀석은 내 손바닥 위에서 동그랗게 똬리를 틀곤 했다. 뱀의 얼굴을 찬찬히 본 적이 있는지? 얼마나 낙천적으로 생겼는지 모른다. 늘 배시시 웃고 있다. 인간의 아둔함을 비웃는 거겠지.-86쪽

과거는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았다. 특히 여자들이 힘들었다. 대가족인 데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했고 뜨개질, 바느질, 음식 준비에 땔감 줍는 일까지 도맡았다. '남정네들은 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일하지만, 아낙들 일은 끝이 없다'란 말도 있잖은가. 옛 아낙들이 불행했단 뜻은 아니다. 하지만 고단했을 것이다. 나도 새댁 시절엔 힘들었다. 막내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통을 메고 물을 길어왔다. 인두를 데워 다림질했고. 하지만 달리 사는 법을 몰랐기에, 그리 힘든 일로 보이지는 않았다.-123쪽

1830년대의 미국인들은 젊은 조국에 대해 열등감을 지녔다. 그들은 유럽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만, 나라면 동의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을 보면 안다. 이 순결한 나라를 상상해보자.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밑에 덤불이 자라지 않는 숭고한 나무들, 순수한 강과 호수, 하지만 우리는 이 나라의 숲을 없애버렸다. 나무는 사람들의 적이었고, 땅을 개간하느라 거대한 뿌리와 밑동을 태우는 연기가 하늘에 자욱했다. 우리 국민은 받은 것의 가치를 제대로 몰랐다. 토머스 제퍼슨이 그 광경을 봤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났을 텐데. 앤드류 잭슨(미국 7대 대통령)이 알았다면 욕을 퍼부었을 테고.

; '받은 것의 가치', 이 할머니에게 되물을 일은 아니지만 그것은 '빼앗은' 것의 가치일텐데... 늘 사고는 이런 식이니...^^-1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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