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일요일 아침, 잠든 가족들을 깨우기가 뭣해서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아파트 정원에 나앉았다. 어제 태풍 하나가 한반도 근처에서 소멸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그 여파인지 하늘은 흐려 있고, 계절의 순환에 따라 아침저녁 바람이 이제 제법 선선하다.

올해로 92세인 동화작가이자 화가인 타샤 튜더의 에세이다. 순수한 자연으로 돌아가 한평생 가꾼 정원의 사계를 저자의 인생관을 반영하여 옮겨놓은 내용으로,  함께 작업한 리처드 브라운의 멋진 사진들이 곁들어져 꽤 훌륭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자녀가 넓은 세상을 찾아 집을 떠나고 싶어할 때 낙담하는 어머니들을 보면 딱하다. 상실감이 느껴지긴 하겠지만 어떤 신나는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둘러보기를. 인생은 보람을 느낄 일을 다 할 수 없을 만큼 짧다. 그러니 홀로 지내는 것마저도 얼마나 큰 특권인가. 오염에 물들고 무시무시한 일들이 터지긴 하지만,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해마다 별이 한 번만 뜬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생각이 나는지. 세상은 얼마나 근사한가!'(64쪽)

56세에 아이들과 함께 18세기 풍의 농가를 짓고, 여생을 정원과 동물들과 함께 하고 있는 저자. 그가 누리고 있는 자연친화적 삶에는 분명 부합되는 조건과 환경이 있었겠지만, 그래서 그러한 삶이 '지금의 우리'에게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마음조차 없으면 그 여유와 만족에 다가설 수 없을 것 아닌가!

책을 덮고 바라본 하늘은 온통 아파트 숲이긴 하지만, 그 사이로 비친 하늘 한번 올려다볼 수 있었던 좋은 독서경험이었다. 또한 굳이 사진의 설명을 찾아읽을 이유가 없을 정도로 문장과 어울린 편집(실제로 사진설명은 본문 안에는 없다)으로 책 속으로 한껏 빠져들게 한 공력에 감사할만한 좋은 책이었다.

1992년에 미국에서 간행된 책이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은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라고 하여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간 묻혀있던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여 감동을 전해준 출판사에 감사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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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2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의 책 소개 코너에서 보고 무척 보고 싶었던 책인데 리뷰 읽으니까 더 기대가 되네요. 땡투합니다~^^

달빛푸른고개 2006-08-28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