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더글러스 W. 모크 지음, 정성묵 옮김, 최재천 감수 / 산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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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자라면서 너무 싸운다. 한 아이는 엄마가 나머지 한 아이랑 한패가 되어 자신을 괴롭힌다고 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의하면 일부 동물은 형제간에 싸워 죽이기도 하고 심지어 먹기도 한단다. 더구나 부모는 그걸 방관하거나 동조한단다. 심지어 어미가 자식을 죽이거나 먹기도 한단다.

 

그렇다면 인간도 동물이기 때문에 형제간이나 부모자식간이나 죽음을 불사하고 싸울 수밖에 없단 말인가?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인간은 동물과 달리 피임을 하기 때문이다. 자식을 많이 낳아서 적자만 생존하게 하는 방식은 피임을 하지 않는 동물들에게나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피임을 통해 솎아내기(적자생존)의 자연법칙을 거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식을 하나만 낳아야 하는가? 왜 둘을 낳아서 싸우게 할까? 이 문제는 어떤 책을 읽어야 풀 수 있을까?


*원제는 햄릿의 첫 대사에서 따온 것 같다. more than kin, less than kind 그래서 해석이 어렵다. 과학은 문학만큼 모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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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상어 어미는 몸 속에 알을 낳는데, 알들이 부화하여 어미 몸 속에서 자유롭게 헤엄을 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어두운 자궁 속에서 새끼들이 서로를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아직 부화하지 못한 동생 알들을 찾아 먹어치우고, 몸집이 커진 배아들은 작은 배아들을 뜯어먹는데, 이 과정은 한 마리만 살아남을 때까지 계속된다.

 

수컷 가시고기는 보통 식음을 전폐하며 알을 지키고 관리하는데 온힘을 쏟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따금식 애지중지하던 알을 일부이긴 하지만 먹어치울 때가 있다.

 

마젤란펭귄은 두마리 새끼 중 눈에 띄게 한 마리만 편애하며, 로열펭귄은 아예 작은 알은 품지도 않고 둥지 밖으로 차버린다. 그런가 하면 재캐스펭귄은 새끼 두마리에게 달리기 경쟁을 시켜 빠른 놈에게만 먹이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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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
최재천 지음 / 움직이는서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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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국민학교를 다녔다는 점, 수학을 못해서 희망했던 학과에 진학하지 못했던 점, 우울한 대학 생활을 농구를 하면서 달랬던 점 등에서 어찌 이렇게 나랑 닮았을까 싶었다. 그런데 우연히 미국 교수 부부의 한국 여행을 돕게 된 것을 계기로 유학을 꿈꾸고, 아버지는 아들의 유학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퇴직을 하는 등의 드라마틱한 사연은 참으로 달랐다. 서울대, 펜실베이아 주립대, 하버드대에선 학생으로 미시간대학, 서울대, 이화여대에선 교수로 화려한 이력이 펼쳐진다. 성공의 비결에는 평소 수업에 순종적이지 않고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체적인 공부를 했다는 점에 중간중간 조력자의 도움이 결부된 듯하다. 아무튼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 읽기엔 좋은 자서전? 제목이 서재인 건 잘못이다. 나중에 나온 통섭의 식탁과학자의 서재라고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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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큰아들이 유학을 가겠다고 하는데 사실 그놈하고 보낸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돌이켜보니 어렸을 때는 전방으로 주로 다녔고 또 나중에는 여기 포항제철에 근무하는 탓에 자식들과 늘 떨어져 살았지요. 이놈이 유학을 간다는데, 말로는 공부 끝내고 빨리 온다고 그러지만 그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녀석이 미국에 가기 전까지 얼마간이라도 살을 맞대고 살다가 보내고 싶습니다.”

어머니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는 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큰 사랑에 가슴이 뭉클했다. (최재천, ‘과학자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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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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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때문에 과학책을 많이 샀는데, ‘통섭의 식탁은 과학자가 읽으라고 하는 과학책이니 아니 사볼 수가 없었다. 결국 이 책 읽고 과학책 6권을 질렀다. 국민학교 때 발명반, 중학교 때 컴퓨터반, 그러나 고2때 이과로 배정되면서 어릴적 꿈인 과학기술자가 못되고 지금은 국어교사가 된 게 한동안 아쉬웠지만 통섭의 시대가 오면서 오히려 반전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자연과학만 과학이 아니라 사회과학, 인문과학도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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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인이 되겠다고 맘먹고 일찍이 문학을 가슴에 품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문과와 이과의 장벽을 사이에 두고 엉뚱하게 이과로 배정되어 분단의 아픔을 안고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분단의 아픔이 훗날 나로 하여금 과학자로 살면서도 끊임없이 인문학을 기웃거릴 수 있는 자유분방함을 선사할 줄은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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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봤어? 2 - 우리가 잃어버린 삶 청소년 인문 교실 2
엄기호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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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어1(인간답게 산다는 것)에 이어 중고등학교 토론수업 교재로 쓰기 좋은 책이다. 다만 전작에 비해 편당 쪽수가 많아 한 시간에 읽고 토론하기 힘들 듯하다. 2시간을 묶어서 수업을 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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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들어낸 조직 중에서 그 수명이 가장 긴 조직은 뜻밖에도 종교 조직입니다. 예수나 붓다를 직접 본 사람은 이 시대에 아무도 없지만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이 남긴 가르침을 자기 삶의 귀감으로 삼는 사람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분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려는 목적으로 구성된 종교 조직은 수천 년 동안 유지되어 왔고,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앞으로도 오래 존속하리라 예상됩니다. 국제적 규모의 기업도 100년을 존속하기가 어려운데 말이지요. (성혜영, ‘인간은 신을 버릴 수 있는가)

 

발굴되는 유물들을 보면 남신상이 없고 전부 여신상입니다. 이것은 거의 동시대에 존재했던 다른 문명에서고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에요. 유럽 일대뿐 아니라 동북아시아까지도 그래요. 또 거기에서는 방어용 성곽이 발견되지 않아요. 공격용 무기도 거의 없습니다. 전쟁을 안 했던 것입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았지만 어느 때보다도 평화로운 시대였습니다. 대형 고분도 발견되지 않았어요. 피라미드 같은 큰 무덤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권력을 독점한 권력자도 없었다는 의미예요. 대신 고분들의 크기다 다 비슷해요. 평등한 사회였던 거죠. 이처럼 여신 문명은 평화롭고 평등한 사회였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의 대부분의 지역이 여신 문명의 영역이었어요. 그런데 BC 4000년경부터 여신 문명의 시대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일정 지역에 주거하던 이질적인 성향의 종족들이 갑자기 이동하면서 팽창하기 시작했는데 아마 기후 변동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 종족들의 특징은 남신을 숭배하는 전사 계급이 그 공동체의 중심이라는 점이에요. 이들이 유라시아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여신 문명이 깡그리 파괴되기 시작해요. 이게 약 2000년 동안 자행됩니다. 그러면서 고대 여신 문명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남신 중심의 문명이 새롭게 세워지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든 신화들은 대체로 이 무렵에 만들어진 것이에요. 여신 문명의 신화들을 남신 중심으로 왜곡하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리스로마 신화로 알려진 이야기들이 당시 만들어진 가장 대표적인 신화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이 누구죠? 제우스인데, 특기가 뭐죠? 다들 번개를 잘 다루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실은 바람피우는 겁니다. 제우스의 여성 편력을 보면 정말 신이 맞나 싶어요. 납치, 강간을 일삼는 특수범죄자예요. 여신 문명이 그리스 신화의 주요 무대인 에게해 일대의 섬들에 마지막으로 잔존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우스가 수많은 여신을 겁탈하고 납치한 신화는 바로 남신 문명이 에게해 지역의 여신 문명을 하나씩 정복해간 역사를 압축한 것이라고요. 그리스 식민 지배의 역사이지요. 신화적으로 볼 때, 정복은 세 종류로 압축됩니다. 가장 참혹한 건 여신을 살해하는 겁니다. 두번째는 납치와 강간이고 세번째는 남신의 배우자로 삼는 겁니다. 그러면서 여신들의 신격을 떨어뜨리는 거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신화는 이렇게 편집된 것입니다. (이성희, ‘노자와 장자의 철학으로 본 생명 감수성과 생명의 즐거움)

 

딱딱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노자 76

살아 있는 것은 부드럽습니다. 이 부드러움을 노자는 여성성의 특성으로 보았어요. 생명이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경직돼요. 딱딱해집니다. 남성 중심의 문화는 강함을 추구하고 서로 그 강함을 경쟁합니다. 그리하여 폭력과 전쟁으로 확장되지요. 강함의 추구, 그 끝은 죽음입니다. (이성희, ‘노자와 장자의 철학으로 본 생명 감수성과 생명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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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봤어? - 인간답게 산다는 것 청소년 인문 교실 1
홍세화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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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 김동춘, 강신주 등 유명한 인문사회학자들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다양한 주제의 짤막한 글들이 있기 때문에 한 시간 수업에서 20분 읽고 20분 토론하는 용도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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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위대한 철학자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았어요. 플라톤, 칸트, 데카르트, 스피노자, 니체...그들은 진리를 위해 본능적으로 결혼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식을 낳는다면? 그건 정말 치명적이죠. 석가모니는 자기 아들 이름을 라훌라라고 지었는데, 무슨 뜻이죠? 맞아요. ‘장애물’, ‘방해물이라는 의미예요. 성철스님도 딸이 있었는데, 이름이 불필이에요. ‘필요없다는 뜻이지요. (고병권, ‘철학하며 산다는 것)

 

일리치는 이런 비유를 들었어요. ‘비가 올 때 우산을 만들어 쓰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런데 비가 오면 귀찮고 싫으니까 비를 없애자는 것이 근대 과학의 관점이다일리치는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근본주의자는 아닙니다. 말씀드렸듯이 일리치도 비행기를 타고, 자동차 운전을 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우산을 만들어 쓰는 것은 좋은 기술, 착한 기술이지만 비를 없애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오만이라는 겁니다. (박경미, ‘고통의 의미, 현대 의학과 병듦)

 

왜 하이데거가 나치 체제를 받아들이고 독일의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나치를 찬양하는 글을 썼을까 생각해 보면요. 하이데거 눈에는 히틀러도 저 콧수염 난 놈, 언제 죽을지 모른다그렇게 보였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독재자들조차도 다 받아들여지는 것이죠. 하이데거 철학은 누구나 다 용서가 되는 철학이에요. (강신주, ‘인문학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죽음)

 

제가 프랑스에 있을 때 한 역사 교수하고 친분이 있었는데 한번은 평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어요. 프랑스는 만점이 20점이고, 핀란드는 10점이라고 합니다. 제가 한국은 만점이 100이라고 했더니, 그 교수가 그럼 역사도 만점이 100점이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다시 그럼 너는 몇점을 받았으냐?”라고 물어서 어떤 때는 93점도 받고, 어떤 때는 83점도 받았다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교수가 너희 역사 교사들 대단하다! 학생들의 역사를 보는 관점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잴 수가 있느냐이렇게 말하더군요.

, 이 지점에서 여러분은 생각해 봐야 해요. 여러분이 역사를 공부한 줄 아십니까?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암기하고 그것을 평가받았죠. 여러분이 사회를 공부했나요? 사회에 관한 용어를 암기했을 뿐입니다. 바로 이게 문제라는 겁니다. 한국에서 인문사회과학에 관한 한 공부 잘하는 학생과 공부 못하는 학생의 차이가 뭔지 아십니까? 시험을 보기 전에 잊어버렸느냐 아니면 시험을 보고 난 후에 잊어버렸느냐 하는 것일 뿐입니다. (홍세화, ‘나는 누구인가, 나와 사회의 정체성)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구호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요? 기업하기 최고로 좋은 도시는 어딜까요? 여러분이 사장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예를 들어 종업원들이 모여서 노조를 만들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기업하기 좋을까요? 아니겠죠. 노조가 없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물건을 만들 때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려면 돈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그래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몰래 하수구에 폐기물을 버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강이 오염되고 물고기가 죽겠죠. 관공서에서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나올 겁니다. 하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조사를 안 하면 굉장히 좋겠죠. , 기업이 사회에 해를 끼치는 일을 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좋은 겁니다. 또 회사에서 공장을 세웠는데 소음이 너무 커요. 주민들이 와서 이 공장 때문에 도저히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시위하면 어떻게 돼요? 기업하기 안 좋겠죠. 그러면 회사가 어떤 피해를 주든 간에 주민들이 묵묵히 참아주는 곳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겠죠. (김동춘, ‘대한민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함정에 빠지다)

 

미국적 방식은 법을 안전장치로 활용해서 기업의 권력을 제어하는 겁니다. 법이 100%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서 기업이 저지르는 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합니다. 기업에 벌금을 왕창 때려서 다시는 그런 일을 못 하도록 하는 거죠. 부당하게 직원을 해고하거나 중소기업의 존립을 위협하거나 탈세를 하는 경우에는 소송을 통해서 그 회사에 엄청난 벌금을 부과합니다.

유럽의 방식은 노조와 노동자 정당을 통해 기업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이사장과 이사회입니다. 유럽은 이사회가 기업 운영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중요한 문제를 결정합니다. 만약 기업이 반사회적이고 반도덕적인 활동으로 이윤을 추구할 경우 이사회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제동을 겁니다. 예를 들어 오염 물질을 배출해서 환경을 파괴하거나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기업 활동은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겁니다. 기업 내에서 최소한의 규칙과 윤리가 지켜질 수 있게 하는 거죠. 바로 이 이사회에 노조의 대표가 참석합니다. 노동자들은 기업의 활동에 개입하고 감시감독을 하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노조를 절대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삼성도 독일에서는 노조를 허용합니다. 독일에서는 노조를 만들어야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동춘, ‘대한민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함정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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