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부엌 (인사이드 에디션)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예전에는 킬링(killing)이 유행했는데 요즘은 힐링(healing)이 유행이다. 예전엔 심심해서 재미있는 걸 찾았다면 요즘은 힘들어서 쉬고 싶은 델 찾는단 걸까?

 

2010년 전후에 나온 일본 영화 메가네’, 카모메식당’, ‘해피해피브레드2020년 이후에 나온 한국 소설 불편한 편의점’, ‘휴남동 서점’, ‘책들의 부엌의 공통점은 힐링이다.

 

특히 이 책 책들의 부엌은 몸의 양식인 밥과 맘의 양식인 책이 함께 처방된 힐링이다. 퇴임하면 하고 싶은 게 책을 읽고 밥을 먹으며 쉴 수 있는 북스테이였는데, 이미 이 소설에서 실현되었다. 상상만이라도 행복하다. 이 책은 추운 겨울날 창가로 비치는 따뜻한 햇살 아래 읽어야 제 맛이다.

 

<밑줄>

북스 키친은 말 그대로 책들의 부엌이에요. 음식처럼 마음의 허전한 구석을 채워주는 공간이 되길 바라면서 지었어요. 지난날의 저처럼 번아웃이 온 줄도 모르고 마음을 돌아보지 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맛있는 이야기가 솔솔 퍼져 나가서 사람들이 마음의 허기를 느끼고 마음을 채워주는 이야기를 만나게 됐으면 했어요. 그리고 누군가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글쓰기를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수십억년 지구 역사에서 고작 수십만년전에 탄생한, 심지어 하찮은 근력을 가진 인간이, 지구를 정복한 이유는 믿음(라틴어 FIDES)때문이었다. 믿음은 신앙(종교), 신념(정치), 신용(경제) 등으로 인간사회를 대대로 단결시켜 주었다. 그러나 그렇게 지구를 정복한 인간은 지구의 다른 유기체, 무기체와  함께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리고 심지어 스스로 신이 되려고 한다. 이제 우리 호모피데스에게 필요한 믿음은 무엇일까?

 

<밑줄>

고인류는 뇌가 커지면서 두 가지 대가를 지불했다. 첫째, 식량을 찾아다니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 둘째, 근육이 퇴화했다. 국방 예산을 교육 부문으로 전용하는 정부처럼 인류는 근육에 쓸 에너지를 뉴런에 투입했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사피엔스의 평균 뇌 용적은 수렵채집 시대 이래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증거가 일부 존재한다. 그 시대에 생존하려면 누구나 뛰어난 지적 능력을 지녀야 했다. 하지만 농업과 산업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게 되었고, ‘바보들을 위한 생태적 지위가 새롭게 생겨났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좁은 상자 안에 갇혀서 살을 찌우다가 육즙이 흐르는 스테이크가 되어 짧은 삶을 마감하는 송아지보다는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한 야생 코뿔소가 더 만족해 할 것이다.

 

농경시대에는 공간이 축소되는 동안 시간은 확장되었다. 수렵채집인은 다음 주나 다음 달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농부들은 미래의 몇 해나 몇 십년이라는 세월 속으로 상상의 항해를 떠났다.

 

기원전 3500~3000년 어느 시기에, 익명의 수메르 천재들이 뇌 바깥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을 발명했다. 대량의 수학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맞춤 시스템이었다. 덕분에 수메르인들은 인간의 노에서 비롯되는 사회질서의 제약에서 벗어나 도시, 왕국, 제국의 출현에 이르는 길을 열었다. 수메르인이 발명한 데이터 처리 시스템은 쓰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군사적으로 무능했던 로마의 아우구스투스는 안정적인 제국 체제를 건설하는 데 성공하여, 자신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장군이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루지 못한 것을 성취했다. 당대에 그를 칭송했던 사람들과 현대 역사가들은 공히 그가 그런 업적을 이루루 있었던 것은 그의 온화함과 관용이라는 미덕 덕분이었다고 해석하곤 한다.

 

어떤 사회적 동물도 자신이 속한 한 종 전체의 이익에 이끌려 행동하지는 않는다. 지구적 달팽이 공동체를 위해 촉수 한 쪽이라도 까딱하는 수고를 들일 달팽이는 없으며, 벌집 입구에 만국의 일벌들이여, 단결하라는 구호가 붙어 있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인지혁명을 시발로, 호모 사피엔스는 이 점에서 점점 예외가 되어갔다.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했다. 이들을 형제친구라고 상상하면서 말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최고 권력은 관심이나 편견을 지니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인간의 평범한 욕망이나 근심 걱정에 개의치 않는다. 이 권력에서 전쟁의 승리나 건강, 비를 요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위치에서 보면, 특정 왕국의 승리나 패배, 특정 도시의 번영이나 쇠퇴, 특정인의 회복이나 사망은 아무런 차이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인들은 운명의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지 않았고, 힌두교도들도 아트만을 위한 사원을 짓지 않았다.

우주 최고의 권력에게 다가가는 유일한 이유는 모든 욕망을 버리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다 끌어안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므로 힌두교에서 성자나 고행자로 알려진 일부 신자는 자신의 삶을 아트만과의 합일을 위해 바치며 이를 통해 깨달음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힌두교 신자는 성자가 아니다. 이들은 세속의 관심사에 깊이 빠져 있으며, 아트만은 여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문제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 힌드교도들은 부분적 권력을 가진 신들에게 접근한다. 그러니 당연히 신들도 여러 명이 되었다.

 

다신교의 신을 믿는 신자들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수호신을 몹시 좋아한 나머지 다신교의 기본 통찰에서 멀어졌다. 그들이 자신이 신이 유일신이며, 그분이 우주의 최고 권력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분이 여전히 사심과 편견을 지닌 것으로 보았고, 우리가 그분과 거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렇게 해서 일신교가 태어났다.

 

일신론은 질서를 설명하지만 악 앞에서 쩔쩔맨다. 이신론은 악을 설명하지만 질서 앞에서 당황한다. 이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논리적 방법이 하나 있다. 온 우주를 창조한 전능한 유일신이 있는데 그 신이 악한 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신앙을 가질 배짱이 있는 사람은 역사상 아무도 없었다.

 

수많은 자연법칙 종교가 근대에 새로이 등장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족주의, 국가사회주의가 그런 예다. 이들은 종교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스스로를 이데올로기라고 칭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용어상의 문제일 뿐이다. 만일 종교를 초인적 질서에 대한 믿음을 기초로 한 인간의 규범과 가치 시스템이라고 정의한다면, 공산주의는 이슬람교에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종교다.

 

근대 초기는 지중해의 오토만 제국, 페르시아의 사파위 제국, 인도의 무굴 제국, 중국의 명과 청 왕조의 황금시대였다. 1775년 아시아는 세계 경제의 80퍼센트를 차지했다.

세계의 권력 중심이 유럽으로 이동한 것은 1750년에서 1850년 사이에 이르러서다.

근대 초기에 유럽은 어떤 잠재력을 개발했기에 근대 후반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는 서로 보완적인 두 가지 답이 존재하는데, 바로 현대 과학과 자본주의다.

 

기독교나 나치즘 같은 종교는 불타는 증오심 때문에 수백만 명을 살해했다. 자본주의는 차가운 무관심과 탐욕 때문에 수백만 명을 살해했다.

 

우리가 우리의 유전자를 주물럭거린다고 해서 반드시 멸종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게 될 가능성은 있다.

 

현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시대이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역사상 유례없는 불평등을 창조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상류계급은 자신들이 하류계급 보다 똑똑하고 강건하며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언제가 스스로를 속였다. 사실 가난한 농부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지능은 황태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의학적 능력의 도움을 받는다면, 상류계층의 허세가 머지않아 객관적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친구라고는 물리법칙밖에 없는 상태로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면서 아무에게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그 결과 우리의 친구인 동물들과 주위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과 즐거움 이외에는 추구하는 것이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불만스러워하며 무책임한 신들, 이보다 더 위험한 존재가 또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 교사입니다
김보영.박수정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앞서 읽었던 우리도 교사입니다가 기간제교사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해법을 제시한 이성적인 책이라면,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 교사입니다는 매우 감성적인 책이다.

 

사범대 동기생인 저자들은 임고를 n수하다가 포기하고 기간제 교사가 되었다. 그후 한명은 계속 기간제 교사로 남고 한명은 정교사가 되었다. 정교사가 된 계기는 매우 아이러니하다. 휴직 대체 기간제 교사로 1학기를 일하다가 2학기에는 휴직교사가 복직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임용고시 준비를 하게 된 것이 합격까지 이른다.

 

<밑줄>

3년 동안 나의 젊음을 바쳤던 임용고시를 접은 후, 처음으로 기간제 교사 자리를 알아보았다.

 

기간제 교사를 하기로 결심한 후 지원했던 학교의 개수가 하나, , , ... 스물여섯 개였다. 그때 내 마음은 한 층, 한 층 내려앉아 지하 25층까지 추락했었다.

 

내 책상 앞에는 그간 치렀던 임용고시 수험표 4장이 붙어 있다.

 

드라마 블랙독은 주인공 고하늘이 서울의 사립고등학교에서 기간제 초임 국어교사로일하며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공립 중등 임용교시 1차 시험과 일하고 있는 사립 대치고등학교의 1차 필기시험을 동시에 합격했다. 고하늘이 1차 합격 결과를 스크린으로 확인하는 장면에서 이런 나래이션이 흘러나왔다.

임용고시 1차 필기시험은 무난하게 합격. 대치고 사립 1차 필기 시험도 무사히 합격

고하늘이 밤 늦게 퇴근하고도 새벽까지 공부했는지, 방학 동안 학생들의 생기부를 쓰면서도 시간 쪼개가며 공부하는 장면은 없었는데 무난히합격이라니. 그토록 힘겹게 공부해서 1차 합격한 임고생이라면 절대 무난하게라는 말을 쓸 수 없다. 지금까지 내가 판타지 드라마를 보고 있었구나 하고 확 깨버렸다.

 

“2학기도 함께 하고 싶었는데, 휴직하신 선생님께서 갑자기 다시 복직하고 싶으시다고 연락이 왔어요. 미안해요. 선생님

 

종례를 마치고 돌아오니 1학년부 선생님들이 깜짝 선물을 주셨다. 내가 2학기 때 임용고시 공부를 할 것을 아시고 텀블러와 카페 쿠폰을 마련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도 교사입니다 - 차별과 불안에 맞서 날개를 편 기간제교사의 이야기
박혜성 지음 / 이데아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저자는 비정규직 기간제교사로 15년을 일했고, 기간제노조의 첫 위원장 출신이다.

비정규직 교사에 대해 성과급을 주지 않고, 1급 정교사 자격증도 주지 않으며, 보험을 들지 못하게 하고, 심지어 순직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등의 차별을 철폐하는 과정이 매우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숱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이를 시정하는 방법은 결국 정규직화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무기계약직(공무직), 휴직 대체가 아닌 정규교원 자리의 정규직화, 휴직 대체 자리의 정규직화 등 단계적인 정규직화에 대한 고민이 있다. 물론 저자는 마지막 단계로 바로 가는 것을 해법으로 본다.  

 

<밑줄>

기간제교사 제도는 1997년에 도입되었습니다. 1963교육공무원법임시교사의 임용이라는 조항이 생기면서 임시교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1997기간제교원으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이때 기간제교원의 임용사유에 특정교과를 한시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필요가 있을 때가 추가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기간제교사의 임용 사유를 계속 추가하여 규모를 늘려왔습니다. 특히, IMF 사태로 1998년 교원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낮추고 명예퇴직 연령도 40세 이상으로 낮춰 퇴직교사 수가 급증했는데, 정부는 부족한 교사의 상당수를 기간제교사로 채웠습니다.

20184월 현재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서 일하는 기간제 교사는 49977명입니다. 이 중 여성의 비율이 69.6퍼센트로 높습니다. 기간제교사는 특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많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 기간제교사의 비율을 공립의 경우 약 12퍼센트, 사립의 경우 약 20퍼센트에 달합니다.

 

2011년 기간제교사 4명이 기간제교사에게 성과급을 주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전교조 조합원인 한 교사의 권유로 이뤄졌다. 소송을 제기한 교사들은 성과급은 부당하고 폐지해야 할 제도이지만 정규교사에게만 지급하는 것은 분명한 차별로서 기간제교사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동안 지급하지 않은 성과급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리고 2012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자 기간제교사들이 집단소송을 해 보자면 전국기간제교사협의회라는 카페를 만들었고, 1심 소송을 맡았던 민주노총 법률원이 집단소송도 맡아 주었다. 나는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만났고, 그들과 함께 기간제교사들에게 성과급 집단소송을 함께 하자고 권유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 결과 2천명이 넘는 기간제교사들이 성과급 소송에 참가했다.

정부는 20131월 기간제교사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자격을 갖춘 기간제교사들이 1급 정교사 자격증을 신청해도 발급을 거부해 왔다. 이를 부당하게 생각한 기간제교사 7명이 기간제교사 1급 자격증 발급 신청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서 승소했고 2018615일에 나온 대법원 판결도 기간제 교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탈출하기 쉬운 5층에 있다가 4층으로 내려가 학생을 구하다가 숨진 교사들이 있었다. 그들 중 2명은 기간제교사였다. 그들은 정규교사와 똑같이 구명조끼를 벗어 학생들에게 입히고 자신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학생들을 먼저 탈출시키다가 희생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여서 정규교사들의 순직을 인정받고 사망보험금을 받을 때 철저하게 배제되었다. 그래서 유가족과 비정규직 단체, 법률 단체, 종교 단체 등은 순직 인정을 요구하며 투쟁해야 했다.

국민들의 적폐 청산 열망을 통해 당선된 새 대통령은 촛불운동과 순직인정투쟁에 압력을 받아 인사혁신처에 세월호 기간제교사들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기간제교사에 대한 맞춤형 복지제도 차별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다시 조명을 받았다.

단원고등학교에서 정규교사들은 맞춤형 복지제도를 통해 교직원 단체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에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인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은 아무런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기간제 교사는 맞춤형 복지제도에서도 제외되고 몇원 원짜리 여행자보험도 들어주지 않았던 것이다.

맞춤형 복지제도 차별이 부당하다는 사회적 반향이 일어나자, 각 시도교육청은 2016년부터 기간제교사도 대상에 포함시켰다.

 

정부는 2017720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이 정책의 제1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공부문 중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것이 교육부문이다. 학교에 대략 40만명의 비정규직이 있다. 가장 평등해야 할 학교에 가장 비정규직이 많다는 것은 참 씁쓸한 일이다.

5만명의 기간제 교사는 단 1명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고, 고등법원과 국가인원위원회가 무기계약직 대상이라고 한 영어회화전문강사들도 전환에서 제외되었다. 스포츠강사, 운동 지도사 역시 마찬가지다.

노동자들을 더욱 분통 터지게 하는 것은 정규직 전환에 배제된 것도 억울한데 해고 위협까지 커졌다는 사실이다. 경기도 방과후학교실무사, 대구 초단시간 사서 등이 전환 제외 결정 후 집단 해고에 내몰렸다.

기간제교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 같은 학교에서 4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교사들에 대한 해고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기간제교사가 상시지속 업무라는 사실을 가리기 위해 오래 일한 기간제교사들을 해고한 것이다.

 

일부 예비교사들도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반대했다. 이들은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하면 임용정원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간제교사 정규직화와 임용정원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기간제교사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도 2018년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2017년 비해 19백여명이 줄었다. 따라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로 예비교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기간제교사를 정규직화하지 않은 채 이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교대생이든 사범대생이든 정규교사보다는 기간제교사가 될 확률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규교사는 적게 뽑고 전체 교원에서 기간제교사의 비율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전체 교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6퍼센트였던 기간제 교사가 2018년에는 10.1퍼센트로 껑충 뛰었다. 인원만 해도 5,928명에서 49,997명으로 8배가 넘게 증가했다. 따라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는 예비교사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 1917을 통해 1차세계대전을 볼 수 있고,

영화 1987을 통해 6.10민주항쟁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제목이 숫자인 영화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진 연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만화 100도씨는 같은 숫자이긴 해도 연도와 달리 온도를 의미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100도씨는 물이 끓는 온도입니다.

제목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증은 92쪽에서 풀립니다.

 

영화 1987과 같은 소재를 다룬 만화 100도씨

두 작품 모두 좋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