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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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정은 전혜린과 비슷하다.  

똑똑하고 유럽에서 사랑한다는 점에서 같고, 

전혜린은 비극적으로 끝났으나 목수정은 행복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결말이 다른 이유는 40년이라는 시대차가 결정적이지 않을까.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와 함께 비교해 읽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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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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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 <청소년 부의 미래> 서평

‘혁명적인(revolutionary)’에 혹했다가 ‘부유(wealth)’에 눈을 의심했다. ‘복지(welfare)’의 오타려니 했는데 본문을 읽고 보니 ‘독점(monopoly)’이라고 안 한 것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해야 했다.

총 656쪽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를 찬양하라’ 정도가 아닐까? 이 책의 마지막 두 단락만 읽어도 알 수 있다.

“산업화, 즉 현대화가 그랬듯이 제3물결 혁명은 문명의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변화이다. 주식시장이 이리저리 갈피를 못 잡고 그밖에 다른 요인들이 중간에 끼어들더라도, 혁명적 부는 전 세계에 걸쳐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경제와 사회가 형태를 갖추어 감에 따라 개인과 기업, 조직, 정부 등 우리 모두는 미래 속으로 뛰어드는 가장 격렬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

미래 사회에 대한 예언서라기보다는 현 사회에 대한 순응서라고 해야 좋을 듯하다. 진부한 내용들이 많아 실망스럽고, 친시장적, 친금융적, 친세계화적 발언으로 도배가 되어 불쾌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보자.

먼저, 기업과 노조에 대한 그의 의견을 보자.
기업은 고속도로를 시속 100마일로 빠르게 달리는데, 노조는 30마일로 느리게 움직인다고 친기업 반노조적인 비유를 했다. 그러나 시속 100마일(160km)은 속도위반으로 벌금을 내야 한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이게 할 위험이 크다. 반면에 시속 30마일(48km)는 연비가 좋은 경제속도에 가까워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오히려 바람직하다.

둘째로, 세계화에 대한 그의 태도이다.
“공장과 해외직접투자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이 늘어나며, 사람들의 이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재세계화로부터 반세계화로의 역사적 전환이 일어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은 전부도 아니며 또 진실도 아니다”
결국 그는 세계화를 어쩔 수 없다고 보거나 그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셋째로, 빈곤과 과학기술에 대한 그의 의견이다.
“오늘날의 가난한 농촌 지역을 생산성 높은 첨단 기업 센터(더 이상 늙고 쇠약한 부모님들의 근력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들의 지적 능력에 의존하는 지역)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보면 이런 전략은 너무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행히 현재 개발 중인 강력한 과학 기술의 발전을 이용할 수 있다. 찬반 논쟁이 뜨거운 유전자 변형 식품이 그중 하나이다”
빈곤을 해결하는 방법이 빈부격차를 줄이는 게 아니라, 유전자변형식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는 발상은 너무 당황스러웠다.

청소년들을 위해 새롭게 출판된 <청소년 부의미래>를 읽어 보면 더욱 당황스런 내용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보자.

“브라질 남동부에 위치한 쿠리티바는 지상 최고의 환경 도시이자 국제연합에서도 인정한 꿈의 생태도시입니다. (중략) 미래의 도시는 바로 쿠리티바처럼 24시간 거래 시스템을 갖춘 도시가 될 것입니다. 요즘 미국에서도 호텔 비즈니스 센터는 물론이고 신문 인쇄소까지 24/7영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4/7영업이란 하루 24시간, 한주 7일간 모두 문을 여는 연중 무휴 영업 방식을 뜻합니다. (중략) 현재 미국에는 3,300만명의 프리에이전트, 즉 자유직 근로자가 있습니다. 미국 노동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지요.”

밤에 불을 켜고 있는 것 자체가 환경파괴인데, 밤새켜고 있는 것을 친환경으로 부르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게다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프리에이전트(자유직 근로자)로 미화하는 것 또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기술은 한국에서도 복제 개인 스너피를 탄생시켰습니다. 복제에 대한 윤리적인 논쟁과는 별개로 농업과 가축 생산에 미칠 수 있는 복제 기술의 잠재력 또한 무궁무진합니다. (중략) 흔히들 첨단 기술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GMO와 생명복제를 빈곤의 해결책으로 청소년들에게 제시하는 이 책을 왜 교육과학기술부는 금서로 지정하지 않을까 궁금하다. 금서지정의 선구자, 국방부에서라도....

미래사회에 대한 예언은 결코 낙관적일 수 없다. 미래는 현재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젠가 멸망한다는 건 진리이다. 불량한 현실에 순응하며 가당치 않은 장밋빛 미래를 예언하는 사람보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리는 사람의 글을 읽는 게 오히려 낙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토플러와 이별하고 리프킨을 만나라.

덧붙임 : 서울 모 고등학교에선 학교장의 직권으로 <부의 미래> 35권을 구입하여 전교생에게 읽히고 독후활동을 시켰다. 학생들이 재미 없다고 안 읽자 <청소년 부의 미래>를 35권 구입하여 읽히고 있다. 그 학교장은 왜 <부의 미래>를 그토록 전교생들에게 읽히고 싶어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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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반인간 2013-10-3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교장 덕분에 읽다가 불편해서 집어치웠다죠 ~_~
 
쁘띠 부르좌여, 단결하라!
버터플라이 소울 지음 / 소울인소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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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가 29살에 27살인 엥겔스와 함께 쓴 <공산당선언>은 23쪽 밖에 안되는 소책자였다고 한다.  짧지만 할 말은 다 했던 책이다.  

이 책 <쁘띠 부르좌여, 단결하라>의 유일한 아쉬움은 178쪽 분량이다. 딱 <공산당선언>만큼의 분량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여하튼 괜찮다. 편하게 읽히고 주제도 선명하다. 비유도 탁월하다.  

요컨대, 사유재산을 부정한 공산주의와 달리, 사유재산은 인정하되 지나친 재산을 금지하자는 것이다. 더불어 재산형성 과정을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다.  

비유컨대, 개인의 재산은 세포인데, 과도한 재산증식은 암세포와 같아서 결국 우리 사회(우리몸)를 죽이게 된다는 말이다.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지만 소유상한을 어느 수준까지 할 것인가는 잘 모르겠다. 저자는 "지구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의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100년치"를 기준으로 하자는데, 왜 꼭 그 기준인지... 

소유상한이 너무 낮거나 높으면 일하고 싶은 마음을 잃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을 결정하는 게 핵심일 듯하다.  

 

<인상 깊은 구절> 


개인소유상한의 기준은 가장 부유한 나라의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100년 치 

상한을 넘는 부는 공익을 목적으로 사용 

상속의 상한은 각 자녀에 대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 10년 치 

보유재산 소명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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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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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4시간 수면법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한때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사 읽은 적이 있다. 

4시간은커녕 8시간을 자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나에겐 좌절감만 안겨 준 책들이다. 

러셀이 1930년대에 쓴 이 수필집을 진작에 읽었더라면.... 하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정부가 모든 노동자들에게 하루 4시간만 노동하도록 규제한다면 행복한 세상이 되겠지. 

 <인상 깊은 구절> 

어떤 시점에서 일정한 수의 사람이 핀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은 하루 8시간 일해서 세상에 필요한 만큼의 핀을 만들어 낸다. 그때 누군가가 같은 인원으로 전보다 두 배의 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한다. 그러나 그 세계에선 핀을 두 배씩이나 필요로 하지 않을 뿐더러 이미 핀 값이 너무 떨어져서 더 이상 낮은 가격으론 팔 수도 없다.
이때 지각 있는 세상이라면 핀 생산에 관계하는 모든 이들의 노동 시간을 8시간에서 4시간으로 조정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모두 종전처럼 잘 굴러갈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 세계에서 그렇게 했다간 풍속 문란 행위쯤으로 여길 것이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8시간씩 일하고, 핀은 자꾸 남아돌고, 파산하는 경영자들이 생겨나고, 과거 핀 제조에 관계했던 인원의 절반이 직장에서 내쫓긴다.

어떤 사람(헨드 포드 씨라고 해두자)이 누구도 경쟁할 수 없는 싼 가격으로 자동차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하자. 그 결과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도산하게 된다. 따라서 값싼 새 차 한 대를 생산하게 됨으로써 사회가 지출하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제 쓸모없게 되어버린 다른 회사들의 모든 설비와 과거 다른 회사들에서 일하다가 직장을 잃게 된 노동자와 경영자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데 들 비용의 적절한 할당액을 포드 씨의 제작비에 추가해야만 한다(물론 실직자 가운데 일부는 포드의 회사로 흡수되겠지만 전원이 그렇게 되기란 힘들 것이다. 포드 씨 회사의 새로운 공정은 예전보다 저비용이고 따라서 노동력도 덜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그밖에도 더 있다. 노동 쟁의, 파업, 폭동, 경찰력의 증강, 재판과 구금. 이 모든 항목들을 고려해 보면 옛날 차들보다 새 차들이 사회에 안기는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우리 경제제도에서 무엇이 사회에 유리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회 부담 비용인 반면, 실제로 이루어지는 일을 결정하는 것은 개별 생산자의 부담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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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많은 디자인 씨 - 디자인으로 세상 읽기
김은산 지음 / 양철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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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종로를 지나다가 이순신 뒤의 세종대왕을 보았다. 

이순신도 어색한데 세종대왕까지 있으니 더 어색했다. 

광화문과 겹쳐 보았을 때 더 어울리지 않았다. 

정의 사회 구현을 외쳤던 전두환 시절이 가장 정의롭지 못했던 것처럼, 

디자인 서울을 외치는 오세훈 시절이 가장 뒤자인스럽다.  

이 책에선 오세훈의 전임자인 이명박이 외국 미술가에게 35억을 주고 만든 똥소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함읽어보라! 서울 디자인이 왜 뒤자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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