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오며,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지요? 외유내강형, 외강내유형, 외강내강, 외유내유.....
과연, 나는 어떤 사람?
처음에는 제가 외유내유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의외로 외유내강형...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구요.
헌데, 오늘 아침, 확실한 답을 찾았습니다. 저는요,
외유내유근강(外柔內柔根剛)형
입니다. 히히, 제가 만든 말이예요.^^
겉으로 보기에도 물러터져 보이고, 속도 역시나 유약하지만... 그 뿌리만은, 질기고 튼튼한 사람.
제 어릴 때 좌우명은 이랬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만은 끝까지 나의 편.
프리다 칼로의 '두 명의 프리다'라는 그림을 봤을 때, 어린 시절 그 좌우명이 생각나더군요. 
이 그림은 프리다 칼로가 디에고 리베라와 이혼수속을 하는 와중에 그려졌습니다. 오른쪽 여인은 디에고의 사랑을 받는 프리다, 왼쪽 여인은 디에고의 사랑을 얻지 못한 프리다지요. 왼쪽의 프리다 칼로는 옷이 찢기우고 갈기갈기 찢긴 심장에서...피 흐르는 혈관 한 줄기가 비어져 나와 있습니다.
이 그림은 그녀의 상황, 그녀의 심리, 그녀의 고통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기도 하지만,
프리다 칼로가 인지하는 자아의 이중성...그리고 강인함을 나타내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여기서 이중성이란 이중인격이나 표리부동과는 좀 다릅니다.
아까, 제 좌우명과 연결되는 것으로... 결국 본인만이 자신의 고통을 감내하고 다독일 수 있다는 믿음을 나타내는 것이죠. 두 명(또는 한 명? ^^)의 프리다의 굳게 잡고 있는 손을 보세요.
다시 '나'로 돌아와서...
제가 저 슬픈 좌우명을 만든 것은, 대략...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그 정도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얼마나 위태했으면, 어린 것이 저런 생각을 해냈을까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자라난 '어린 시절의 나'를 대견하게만 생각했습니다.
http://www.aladin.co.kr/blog/mypaper/567825
그런데, 최근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엄마와 나, 아빠와 나의 관계를 재정립하면서...강사님이 정리해 주시더군요.
"그토록 힘들고 유약했던 선생님이, 지금 이런 모습으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께서 끝까지 선생님의 손을 놓지 않아 주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렇죠?"
그러게요...왜 몰랐을까요. 드러내진 않았지만 변함없는 눈빛으로 내 뒤를 받쳐주던 든든한 가정.
그 가정이 있었기에 나는 살아남았지요.
다시, 외유내유근강.... 나의 강인하고 질긴 그 뿌리는, 나의 아빠, 그리고 나의 엄마가 만들어 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혹여나 비바람에 다칠새라, 흙으로 꼭꼭 덮어서 밤새워 지켜 준 나의 뿌리....
그 뿌리가 있기에, 나는 오늘도 든든히 바로섭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