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아까 저녁, 잠시 짬을 내어 컴 앞에 앉았다. 역시나 뒤쫓아 들어와 마우스며 CD 드라이브를 만지작거리며 노는 연우. 발로는 전원 버튼을 막고, 손으로는 연우를 견제하며 판다님 서재에 '저는 카바예바는 별로...'어쩌고 열심히 코멘트를 달고 있는데, 앗, 연우가 마우스를 우당탕 내 던지면서 열려있던 창이 확 닫혀버린다. 순간!!! 이성을 잃고....연우 머리를 한 대 때려줬다. TT 연우는 그닥 아프지 않은지 잠시 의혹의 눈초리를 던지고 금세 룰루랄라 모드로 돌아갔지만....아....밀려드는 회한. 서재가 뭐라고 금쪽같은 내 새끼 머리에 손을 대다니!!! 얼른 컴을 끄고, 연우를 얼싸안고 나갔다. 그 상황에도 10% 정도의 아쉬움은 남았다는....
에피소드 2.
판다님의 책꾸러미 중 <스티븐 킹 단편선>을 읽기 시작했다. 존...누구지? 이름 까먹었다. 여하간 다른 작가의 헌사와 스티븐 킹의 서문부터가 정신차릴 수 없이 근사했다! 피곤과 졸음을 화악 몰아낼 정도로 재미있어서 "역시, 스티븐 킹!"을 외치며 읽고 있는데, 어라, 12시까지 버티던 연우가 내 곁에서 스르르 잠들었다.
연우를 안아 방에 들여놓고, 그 재미있던 책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덮고, 컴 앞에 앉았다. 졸리고...피곤하지만....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
이 정도면, 심한 폐인이다. 새삼 되새길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