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번쯤, 베텔스만 북클럽에 가입해볼까....생각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사실은 별로 싸지도 않은데 일부 극소수의 반값책을 무기로 대대적인 광고를 때리는 베텔스만 북 클럽을 볼 때마다, 나는 근거도 없이 왠지 다단계 판매나 피라미드의 향기(?)를 느끼고는 한다. 마치 책읽기 국민운동 본부라도 되는양....삼개월에 한 번 약속 운운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 번 가입하면 쉽게 탈퇴하기 힘든, 조금 무서운 동네다. 그래서 그런 느낌을 받는 거겠지?

여행용 가방이 필요했는데 사은품으로 걸렸을 때 잠시 마음이 흔들렸었지만, 책은 지금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마음을 접었는데, 요즘 좀 귀찮은 일이 생겼다. 울 아빠(진이의 외할아버지)가 회원이신데, 진이에게 메이지 자석책을 한 번 보내주시면서 배송 주소지가 우리 집으로 바뀌었나보다. 돈은 아빠 계좌에서 빠지니 필요한 책 있음 한 권씩 보라고 그냥 두시라고 하시는데....이게 참, 은근히 부담된다. 카달로그가 오면 골라야지, 골라야지 하다가 매번 잊어버리고는 <책을 선택하지 않으셨을 경우 베텔스만 추천도서가 배송됩니다>는, 그 책을 받아버리는 것이다.

헌데....50대 남성의 경우는 맨날맨날 자기 개발 도서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매번 오는 책의 색깔이 비슷하다. 이번에는 이거다.

문제는.....책 편식 심한 내가 유독 끔찍하게 싫어하는 분야가 이런 자기개발 도서-미국식 사고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그런 책이라는 것. 하긴, 우리 나라에서 쉽게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고 앉는 책이 주로 이런 분야이니....인기 있을 법한 책을 배송해 주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할 것이다. 그래도 난 불만이 많다. 이왕 권해 줄거면, 멋진 문학 책이라던가....삼개월에 한 권이라도 책을 읽어보겠다는 사람들을 위해 쉽고 가벼운, 그런 배려가 숨어 있는 책이어도 좋지 않을까?

여하간, 비싼 돈 주고....그것도 울 아빠의 피같은 돈이 지불된 저 책이 포장도 안 벗은 채 책꽂이 위에 얹혀 있는데.....난 적도 없는데(살면서 절대 적을 만들지 말자!가 거의 내 신조다. 왜? 무섭잖아!^^;;;) 저 책 꼭 읽어봐야할까?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진퇴양난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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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04-06-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찌하였든 님도 이베텔스만에게 톡톡히 곤욕을 치르고 계시군요!!..^^
저도 마찬가집니다.....ㅡ.ㅡ;;;
탈퇴를 해야되는데....그게 또 잘 안되더군요!!...어쩌다 가끔 카달로그를 보고 있으면 분명 알라딘보다 싼것이 있긴 하더라구요!!....아이책은 영 고를게 없지만서두요!!...ㅎㅎ
근데 그 싼책 한두권때문에 매번 석달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책주문한다는것이 아무리 자다가 일어나도 마음에 안들더군요!1.......ㅡ.ㅡ;;

진/우맘 2004-06-27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아침부터 컴 앞에 붙어 앉은 두 아줌마 폐인.^^

sweetmagic 2004-06-27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 빨간 가방 피해자예요,,,, 몇 개월에 한번씩책사야 되는지 정말 몰랐어요,.,,흑흑
회원약관을 열심히 봐야 한다니 깐요 흑흑

▶◀소굼 2004-06-27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 탈퇴방법이 어떻길래;;

불량 2004-06-2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오프라인 서점에서 몇 시간에 걸쳐서 즐겁게 책 고르기를 끝내고 계산하러 갔다가 베텔스만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냉정하게 거절당했습니다. 서러웠드랬죠.. ㅠ.ㅠ
그 땐 베텔스만이 뭔지도 몰랐지만 암튼 이 동네 회원안해!라고 결심해버린거죠.
결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으음..

stella.K 2004-06-2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탈퇴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은데...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았던 시절 온라인 서점에서 책 사 보기가 좀 번거러워서 베텔스만 이용했더랬죠. 시중 서점 보다는 싸니까...
인터넷을 통해 탈퇴를 했고, 물론 그 후에 몇번의 회유(?)가 있었지만 끝까지 버텼습니다. 사실 마일리지 제도가 영 신통치가 않더라구요.책 선택의 폭도 그렇게 넓지도 않고.
요즘엔 경영난 때문인지 강남점이 없어졌더라구요. 서점은 단골서점이 좋은 것 같아요.^^

panda78 2004-06-2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를 만한 책이 별로 없다는 게 제일 안좋았죠.. 저는 처음 주문할 때 하도 살 것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언제까지 골라야 하느냐고 이메일을 몇번 보냈거든요.그런데 답도 없다가 마음대로 아무 책이나 턱 보내고는(보냈다고 하지만 못 받았음), 고지서를 보내더군요.
그래서 '몇번이나 문의했는데 답도 안해주고는 아무 책이나 보내 놓고, 내가 받지도 못한 책에 대한 대금만 청구하면 다냐'고 항의 메일 몇번 보냈더니, 그 뒤로 2-3년 넘게 감감 무소식.. 아마 탈퇴된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