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aladin.co.kr/cover/8982818227_1.gif)
2004. 5. 27. - 올해의 44번째 책
★★★★☆
연금술사와 11분이 가고자 하는 도착점은 같다.(거기가 어딘지는 언제나 헷갈리지만.^^;) 그런데 가는 길이 판이하게 다르다. 연금술사가 택한 길은 방랑에 가까운 여행이고, 11분이 택한 길은...섹스다! 어느 길이 더 재미있을지는, (내 경우에 국한되나?^^) 매우 뻔한 일.
★삐뽀삐뽀~ 스포일 주의보★ 난 해피엔딩이 좋다. 해피엔딩이 작품성을 망친다는 것은, 남 잘 되는 꼴 못 보는, 속이 배배 꼬인 평론가들이 지어낸 헛소리라고 믿고 살았다. 그런데....이 작품의 해피엔딩에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해 볼까? 몇 달 전 친구네 집에서 <은장도>라는 비디오를 보았다. 엔프라니 걸(이름이, 신애 였던가?)이 주연을 맡았지만 극장에는 며칠 못 걸린 그 영화. 화장실 유머로 가득 차 있는 정신산만한 영화였지만, 중간에 나는 눈이 번쩍 뜨이는 명구를 하나 얻었다. 순진한 엔프라니 걸이 원 나잇 스탠드의 신봉자인 날라리 친구에게 하는 말.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해서 섹스 잘 하고 살면 안 돼?" 친구 왈. "야, 셋 중에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힘든데, 그걸 셋 다 잘 하겠다고? 꿈 깨라~" (저주받을 기억력 아시죠? 확실한 표현은 아닙니다.^^) ㅎㅎㅎ 대단한 친구. 결혼 7년차 아줌마도 깨닫지 못한 사실을...벌써 알고 있다니.^^
그렇다. 내가 느낀 충격은 다름 아닌 <질투>였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매일매일 오르가슴을 느끼는 섹스를 하고 살게 된, 이 여자 마리아에 대한 활~활 타오르는 질투.^^
해피엔딩이 작품성을 망친다는 말, 진지하게 재고해 봐야 하겠다. 위대한 세 가지 업적을 한꺼번에 이루기란, 정말 <소설같이> 어려운 일일 터. 아무리 제보자가 있는 실화소설에 가깝다고 강조를 해도, 책장을 덮은 순간 내게 11분은 말 그대로 <소설>에 불과했다. 중반에 느낀 그 생생한 동질감, 치열한 열망과 번뇌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