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결혼식이 있어, 뒤풀이를 마치고 남편과 늦은 귀가를 서두르던 중, 택시에서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 멘트를 들었다. 선생님들 중의 18퍼센트가 스승의 날을 완전히 없앴으면 좋겠다고 한단다. 그만큼 부담스러운 날이라는 것. 혹여 저 진행자(혹은 방송작가)가 전직 교사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구구절절 마음에 와 닿는 말들이 많았다. (ㅎ...술김이라 그런지 다 잊어버렸지만. -.-)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서, 일주일 가량 전부터 마음이 영 좋지 않았다. 세븐 데이즈에서는 끝나면서 <촌지 사례를 제보해 달라>고 하고, 여기 저기서 금품 얘기, 교사의 폭행 얘기들이 넘쳐났다. 참, 씁쓸했다. 나는 이제껏 촌지라고는 구경도 안 해봤고, 내 주변의 선생님들도 대부분 그렇다. 물론, 옛날에는 선생님들이 퇴근길에 시장을 보면서 지갑 대신 흰봉투를 꺼내던 시절도 있었다 한다. 하지만 그것도 무슨 전설같이 들은 얘기들이고....울 학교 선생님의 대부분은 촌지는 커녕 선물도 거절하시는 분들이다. 그런데 스승의 날만 다가오면 이때다, 하고 촌지 얘기가 떠돌고....선생님들은 잘못도 없이 괜히 기죽고, 움츠러든다. 물론 어디에선가는 아직 촌지가 오가고 있겠지. 자격 없는 교사가 비교육적인 행동으로 아이들 가슴에 멍을 들이고 대책 없는 운동부 코치가 시대착오적인 체벌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정말 스승의 날이,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하자는 날이라면, 스승의 날 만큼은 그런 얘기들보다 따뜻한 미담, 훌륭한 선생님들 얘기를 해 주면 좋겠다. 참교사를 찾아 프로그램 만들기가 그렇게 어려운걸까? 좋은 선생님이, 그렇게 드문건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