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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평점 :
이틀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지구의 미래'에 대한 서평을 올리면서, 지구를 지켜나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바로 이어 읽은 틱낫한 스님의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다른 관점으로 지구에 대해
주는 메시지가 비교하여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세계를 이끄는 두 종교 지도자의 이야기는 닮은 듯 다른 점이 많았다.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지구와 나의 관계에 대해 집중하는 메시지
인류의 영적 종교지도자이자, 베트남 전쟁에서 비폭력 평화를 외쳤던 평화운동가로 유명한 틱낫한 스님의 작별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고 따뜻했다. 지구별 여행을 마친 스님은 상처받고 고통받고 있는 인류에게 자신의 평생
깨달은 영적 가치를 전달하기 많은 메시지를 남겼다.
당부이자 유언처럼, 앞으로 우리가 지구라는 별에서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고 평온한 안식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환경오염, 팬터믹, 각종 불평등으로 민족과 나라 세대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소통과 이해 없이 폭력과 긴장이 난무한 요즘,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앞서 읽었던 '지구의 미래'가 실천적 행동을 통한 지구를 구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는 명상과 마음다함을 통한 자기 깨우침과 자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구의 미래'는 좀 더 구체적으로 아마존 산림 파괴를 반대하고, 부족의 문화를 지키며,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교육을 통한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행동에 대한 강령을 말하고 있어 차이점이 바로 보인다.
둘 다 미래의 지구를 위해 현재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안내서라는 점과
두 종교의 정점에 있는 지도자가 전하는 메시지라는 점이 닮았지만,
그 실천에 있어 드러나는 다름은 책을 읽는 즐거움이자 발견이었다.
다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로 돌아와
#마음다함으로 시작해 마음다함으로 끝나다
책에서는 <<금강경>>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부처님의 말씀을 모아놓은 불교 결정으로 '금강반야발아밀경'이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금강경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가 생각, 자각, 깨달음, 명상이 모두 금강경에 나온 부처님 말씀과 연결되어 있다.
#명상을 통한 지구를 구하는 방법
명상을 통해서 지구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이러한 메시지는 불교에 대한 이해와 틱낫한 스님의 역사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베트남 전쟁 속에서도 평화 운동을 주도하며 명상을 통해 사람을 구원하려고 했던 스님의 과거와
불교의 핵심이 카르마, 연기설에 대한 지식이 바탕이 된다면
그가 말한 것처럼 "나를 구하는 것이 지구를 구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수용할 수 있을 듯하다.
예전에 재미있게 들었던 불교 이야기 중에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거지에게는 거지만 보인다는 일화가 떠올랐다.
나를 구하는 일이 지구를 구한다는 것은 나와 가족, 이웃, 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가 이어짐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의 변화가 주변의 변화를 이끄는 구심점이 된다는 것.
그 간단한 깨달음은 진리이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다.
#마음 다함의 다섯 가지 명제
나는 늙도록 태어났다. 늙음을 피할 수 없다
나는 아프도록 태어났다. 병을 피할 수 없다.
나는 죽도록 태어났다.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나에게 귀중한 모든 것과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변하도록 태어났다. 그들과 헤어짐은 피할 길은 없다
내 행동과 말, 마음은 스스로 행한 것이다. 내 행동은 나의 연속체이다.
피할 수 없는 인류의 재앙을 준비하는 시간
지금은 다양한 재앙에 맞서 싸우는 시기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세계의 단절, 전쟁으로 인한 무구한 사람들이 죽음
자연재해, 온난화, 계층 간 불평등
인간 스스로 야기한 문제들은 시간을 지나 돌아갈 수 없는 최악의 종착지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가끔 이런 주제의 이야기라 나올 때면
"어차피 내가 사는 동안 지구는 안 망할 거야"라고 이야기를 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어떤 설득도 듣지 않으며 자신의 어떠한 노력과 책임이 없다고 단정한다.
그가 틀린 것도 아니고 내가 맞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곳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만들면 사는 동안에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은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그런 고민조차도 사치라고 혹은 필요 없는 것이라고 배우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명상은 자각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음 다함은 고통과 문제를 인지하고 포용하며 끌어안음을 강조한다.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나 듯, 고통에서 찬란한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넘어질 때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구는 모든 것을 내주는 보살
지구처럼 모든 것을 내어주는 것은 없다고 한다. 우리는 지구를 잠시 빌려 쓰고 있으면서 소중히 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연기설, 환생설에 대해 좀 더 알게 된다면
지구에 속한 우리 모두가 과거로부터 끝없이 이어져 왔고, 길거리에 있는 풀 한 포기조차 인연이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지구를 구하는 길은 그 깨달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와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나의 깨달음이 주변을 이끄는 강력한 자석처럼 작용할 것이라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건 결국, 사랑과 소통
나 혼자만의 깨달음이 아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집단적 깨달음이 필요하다.
경청을 통해 타인과 소통을 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물을 아끼며, 함께함을 실천하는 마음
그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함께 하는 것, 나로 시작하여 결국에는 모두와 함께하는 것이 틱낫한 스님께서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말이었다.
요 며칠 어려운 책만 읽었더니, 뇌에 과부하가 온 것 같다
책을 읽고 이해가 되지 않은 내용은 몇 번이나 되돌아가야 했다.
그러면서 책 좀 읽는다고 자만했던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내가 자랑하던 지식과 앎이 얼마나 하찮고 별 볼일 없는지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내가 아는 세계는 너무나 작아서, 앞으로 만날 세계가 얼마나 넓고 깊을지 알 길이 없다.
종종 이러한 책을 통해 내 세계를 부시고 새로 쌓는 작업을 끊임없이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틱낫한 스님의 모든 말씀은 천주교 신자인 나에게도 울림으로 다가왔다.
각종 번뇌에 갇혀 스스로를 구하지 못하고 있던 나 자신을 위로하는 스님의 언어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