뒹굴이 2007-09-17
이사는 잘 갔니? 지금쯤 짐정리 하느라 정신없겠군. 새 집, 새 동네에서 잘 적응하고 즐겁게 살렴.
나는 지난 주부터 변리사 시험 공부를 시작했단다. 낼 모레 보게 될 토익 시험도 변리사 시험 때 제출해야 해서 보려고 했던 것인데, 한국과 일본 성적 외의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뒤늦게 발견해서 무척 억울해하고 있는 중이지. 그래도 일단 돈 낸 거니까 모의고사 삼아 보고, 한국 가서 다시 봐야 할 듯. 엄마한테 부탁해서 변리사 공부에 필요한 책을 이 쪽으로 보냈어. 이제 좀 공부에 박차를 가해야 할 거 같다. 지금은 먼저 여기서 어찌저찌해서 구한 대학교 1학년 물리 교과서를 가지고 물리 공부하고 있는 중이야. ^^
지난 번 한국 갔을 때 다니던 회사에 들렀었는데, 회사는 파산했고 내가 무척 따르던 사장님은 회사 정리 끝나면 미국으로 다시 들어가신다고 마지막 정리하고 계시더라구. 그 분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는데, 나한테 변리사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충고를 하시더라. 나한테 잘 맞는 일일 거라고. 사실 남편도 그 전에 몇 번 그 얘기를 했었는데, 그 때는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질 않았었거든. 원래 내가 고시 이런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었고 해서. 그런데 날 잘 아는 사람 둘이서 이구동성으로 변리사를 추천하니까, 정말 거기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거야. 그래서 한 번 해 보기로 한 거지.
쉽진 않을 거 같은데, 하는 데까지는 해 보려고. 혹시나 그게 정말로 내 적성에 맞는 일이라면 나름 잘 된 거지.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에 아직도 적성을 고려하고 있으니, 요즘 들어서는 정말 내가 무슨 피터팬 증후군이라도 있는 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
이런 류의 얘기는 내 싸이에도 올리질 않았는데, 그 쪽은 아무래도 가족들이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주 미주알고주알 올릴 수는 없거든. 특히나 시댁 어르신들은 우리 부부에 얽힌 모든 시시콜콜한 일에 대해서 걱정을 하시는, 걱정을 업으로 삼으시는 분들이라 더욱 조심스럽지. 암튼 너한테는 얘기해 주고 싶더라구. 중년의 나이에 변시의 길에 뛰어든 친구에게 화이팅이나 한 번 보내 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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