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기빙때 저는 동네 아줌마와 함께 시카고 교외에 있는 대형 아울렛 매장에 갔습니다. 시내의 고

급 백화점은 사전 조사를 해보니 거의 1000불을 넘는 초고가 의류들이었고, 캐시미어 니트같은 것

은 세일해서 350~400달러 정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다시 50% 세일하면 200불 정도에 사는

것인데, 우선 사람도 너무 많을 것 같고 혼자서 가기도 좀 그래서 다른 아줌마 2명이서 아울렛 매

장에 간다기에 거기 따라갔지요. 아이오와주에서 온 사람이 자기는 작년에 그 주의 아울렛 매장 가

다가 교통정체가 매우 심해 고생했다기에 자정에 여는데도 불구하고 9시 30분에 출발했지요. 허나

가는 길은 하나도 안 밀려서 보통때처럼 1시간여만에 도착했습니다. 10시 40분쯤 도착해서 커피

마시고 좀 놀다가 줄을 섰지요. 거기에는 비싼 브랜드는 막스마라, 페라가모, 아르마니, 코치가 있

었고, 나머지는 게스, BCBG, 앤클라인, 나이키, 폴로, 캘빈클라인, 토미 힐피거 등이 있었습니다.

코치매장은 뭐가 그리 인기인지 10시 40분에 보니 이미 줄이 300m 정도 늘어서 있더군요. 그렇게

줄을 늘어선 매장은 뒤로 하고 저는 여기 저기 구경을 다녔어요. 여러 상표의 신발을 모아 파는 신

발가게에 가니 락포트 신발이 70~80 달러 정도 하더군요. 한국에서의 값을 생각해보니 무조건(?)

사야할 것 같았지만 아쉽게도 여자 신발은 안 갖다놓고 남자 신발만 있어서  포기하고, 대신 아들

의 토마스 불 들어오는 운동화를 샀습니다. 한국서 3만 5천원 ~4만 2천원 정도 하는걸 보고 왔는

데 여기서는 23달러 하더군요. 한국서는 비싼 가격때문에 들어가기도 꺼려지겠지만 여기서는 얼마

하나 하는 속물적인 호기심으로 막스마라 매장도 가보니 엉덩이 덮이는 패딩 점퍼가  500~600달

러정도, 코트는 700~7000달러까지 하더군요. 니트는 150~300달러 정도였고요. 예쁜 것도 좀 있었

으나 너무 비싸서 눈요기만 하고 아르마니 매장에도 가봤지요. 여긴 옷이 별로 예쁘지 않더군요.

막스마라는 비싸서 그렇지 입을만한 점잖은 옷들이 있었는데 여기 옷은 줘도 못 입을 옷들이 많더

군요.(제 기준에) 가격도 막스마라보다 비싸고요. 페라가모 매장도 내친김에 가봤습니다. 신발을

스티커 붙여놓고 마지막 세일을 해서 팔고 있었습니다. 파란 스티커는 99달러, 노란 스티커는 129

달러 뭐 이런 식으로요. 스티커 안 붙인 것은 그냥 아울렛 가격에 팔고 있었고요. -정가 330달러,

아울렛 가 220달러 뭐 이런거지요- 캐시미어 100% 머플러는 211불 -넓어서 펴면 숄로도 쓸 수 있

을 것 같은-, 남성용 넥타이는 99불이었습니다. 허리띠나 지갑은 정가보다 30% 정도 할인된 가격

-그리 싸지 않은, 대개가 200불 정도- 에 팔고 있더군요. 저는 시부모님과 친정엄마 생신이 다 1월

에 있어서 넥타이와 99불짜리 구두를 샀습니다. -한국보다는 훨씬 싼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엄마

는 특별히 땡스기빙이라고 더 싸게 파는 것은 아니라며 시큰둥해 하더군요- 여기 와서 처음 알게

된 빌레로이 라는 비싸다는 그릇가게도 있어서 가봤더니 쟁반같은 것을 싼 것은 6~7불에 팔고 있

더군요. 냄비와 후라이팬을  팔기에 그것도 하나씩 샀습니다. 저는 그 모든 쇼핑과 구경을 12시부

터 2시까지 마쳤는데 -2시에 만나기로 했거든요- 차를 몰고 온 제일 중요한 엄마가 계산이 늦어진

다며 기다려달라고 전화해서 다시 기다렸습니다. 그 엄마는 토미 힐피거 매장에 있었는데 남편의

티셔츠와 면바지를 계산하려는데 무려 2시간을 기다렸습니다. 결국 3시 30분에 나와서 그제야 집

으로 갈 수 있었죠. 토미 힐피거는 땡스 기빙 세일을 확실히 했는지 티셔츠와 면바지가 아울렛 가

격에서 다시 땡스기빙 세일까지 적용하니 하나에 20불정도 하더랍니다. 애들 티셔츠는 5~6불 이

고요. 그래서 다들 박터지게 사려고 줄이 그렇게 길었나봐요. 세상에, 2시간을 줄서다니! 저 같으

면 아마 아무리 싸도 포기했을텐데 말예요. 하긴 저는 특별히 뭘 사야겠다고 정한 것은 없었으니까

요. 선물도 가서 보니 가격이 괜찮아서 산 것이고요. 하지만 다른 두 엄마는 내년에 한국 가니까 이

제 왕창 사서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애들과 남편이 내년 이후에 입을 옷들을 사느라 정신없었습니

다. 세일덕에 쇼핑백 한가득 샀는데 100불도 안된다며 좋아하더라고요.

그것과는 별개로 한국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시카고에 한국 사람이 얼마나 사는지는 잘 모르겠지

만 여하간 그날 한국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는 나온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말 할 깜냥은 안되

지만 명품 좋아하는 한국 사람답게 아르마니와 막스마라, 페라가모 매장은 손님의 70% 이상이 다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한국의 상점에 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거기서 구매한 사람으로

서 이런 말 하기가 민망하긴 하네요. 굳이 변명하자면 생신 선물을 샀고, 또 파는 것 중 가격도 싼

것만 샀고... 좀 구차스럽지요? ^^ - 하지만 밟혀죽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습니다. 아

무래도 그런건 노트북을 100달러에 내 건 베스트바이 같은데서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사람들 말이 12월 26일에 또 엄청 싸게 판다고 하네요. 그때는 백화점에서도 거의 50%는 할인을

한다네요. 그 때를 노리고 있는 주위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2월은 정말 땡처리 수준이래요. 600

불짜리를 100불에 팔고 그런다니까요. 하지만 사이즈가 거의 남아있기 힘들다고 하네요. 그럼 차

라리 12월 26일에 쇼핑하는게 나을듯 해요. 하지만 뭐 쇼핑할 품목도 없고 하니 그냥 넘어가야지

요. 견물생심이라고,가서 보면 아무래도 사고 싶지 않겠어요? 한국과 값 비교하다가는 여기서 거

지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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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7-11-2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잃어버린 님의 두시간....필히 차를 사셔야겠군요.

미즈행복 2007-11-30 03:27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신랑과 차를 같이 쓰고 있어요. 그날은 다른 엄마 차로 갔고요. 여긴 대중교통이 한국같이 잘 되어있지 않아서 차가 필수이긴 하죠. 다만 저는 운전 실력이 영 별로라 동네에서 딸 유치원 데려다주고 오는 일만 해요. 멀리 안나가고요. 동네만 다니는데도 벌써 주차장 출구에서 차를 긁어먹었거든요 ^^

뒹굴이 2007-11-29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인 교포 규모로만 보면 시카고가 미국 내 2위라는 얘길 들었는데 (LA가 1위), 알게 모르게 꽤 많이들 살고 있더라고. 암튼 재밌었겠다. 12월 26일(boxing day)도 대박이지. 뭔가 큰 거 살 거 있으면 그 날을 노리는 것도 괜찮을 듯. ^^


미즈행복 2007-11-30 03:25   좋아요 0 | URL
허나 12월 26일에는 내가 여기 없어. 그날 하와이에서 오거든. 아쉽지 뭐. 안그래도 사람들이 다 그날을 노리고 있던데 말야. 근데 큰 거 살 일도 없고 언급했듯이 견물생심이라 그냥 집에 콕 쳐박혀 있는게 나을듯... 나 아는 엄마 하나도 이번 땡스기빙때 돈 너무 많이 썼다고 걱정이더라고. 주방용품에 자기 옷, 선물, 남편 옷 등등 과소비했대. 근데도 12월 26일에 또 쇼핑나갈 생각은 하고 있긴 하지만 ^^

책향기 2007-11-3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두시간이나 줄을 서서 물건을 사다니... 대단한 인내심과 체력을 요하는 일이네요 ...^^;;

미즈행복 2007-12-02 07:24   좋아요 0 | URL
그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던거죠. 기다리다보니 오기가 나고 그러다보니 그렇게 된거래요. 또 자기 옷이 아니라 남편 옷이었거든요. 그러니 안 사가기가 좀 그렇잖아요. 사이즈까지 적어줬다는데 말예요. 자기거라면 아마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그쵸? ^^

2007-11-30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02 0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