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마작을 배우고 싶다는 글을 자주 올려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지금이 때가 어느 땐데 마작이냐며, 백수 주제에 일 할 생각은 안하고 도박을 배우려 하냐고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분들은 한 가지 잊고 있다. 마작으로 대박 터트리면 평생 일을 안해도 된다는 것을...(점점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농담이고 본인 성격이 끌탕이라 하고 싶은 건 죽어도 해야 직성이 풀리고, 갖고 싶은 건 가져야 되며, 배우고 싶은 건 배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무조건 마작을 구입했다. 이러면 사놓은 게 아까워서라도 빨리 배우고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무언가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꼭 이 방법을 추천한다. 일단 사놓고 보라고. 서랍 속에 쳐박아 두더라도 나중엔 본전 생각나서 공부하게 된다니까.

 

 
중국제 마작이다. 사실 2만4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라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패 조금만 돌리면 갈라지고, 잔기스(?)가 날 것 같았다. 열어보기 전까지는 조마조마했다.그러나 막상 열어보니...

 

 열어보니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하얀 바탕에 녹색 글씨, 빨간 글씨가 어우러져 눈을 시원하게 한다. 아아~ 내 마음은 벌써 대가집 후원 정자에 앉아 녹음을 바라보며, 빼빼빼빼 하는 새소리를 들으며 마작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숫자패이다. 보시다시피 1부터 9까지 써 있다. 숫자 뒤에 글자는 다 아시겠지만 일만 만자이다. 그래서 이 패를 만수(萬數) 패라고 한다. 숫자 패는 이 외에도...

 

이 통수패라는 것이 있다. 둥글둥글한 통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통수패다. 이것도 1부터 9까지 있다. 마지막 숫자 패는...

 



 

 

 

 

 

 

 삭수패라는 것이다. 가만히 보면 길죽한 것에 마디가 있다. 그렇다. 대나무를 상징한 것이다. 이 삭수패에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다. 원래 이 패는 마작에 없었는데 궁녀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 신세가 대나무 새장 안에 든 새와 다를 바 없구나, 하면서...그렇다. 구중궁궐 깊은 곳에서 궁녀들은 마작으로 외로움을 달랬던 것이다. 봄이라고 애인 하나 없는 내 신세와 다를 바가 없구나. 그러나 즐기지 못할 이유 또한 무엇이랴. 다만 세상사 일이 변화가 무쌍해 어제 보았던 벚꽃을 오늘 볼 수 없으니 그저 한숨만 나오는구나. (갑자기 또 흥분했다 ㅋㅋ)

 

 

 

 

 

 

 

 

 만수패, 통수패, 삭수패의 세 가지 숫자패 말고, 마지막으로 문자패가 있다. 이것이그 문자패이다. 동서남북의 네 바람을 상징하는 사풍패, 가운데 중(中)과 흴 백(白), 쏠 발(發) 자가 삼원패라는 것이다. 옆의 꽃 그림은 그냥 보너스 그림이다. 이 숫자패와 문자패는 보시다시피 각각 4개씩 존재한다. 그래서 총 마작의 패 갯수는 136개이다. 이 136개의 패 속에 인생이 모두 담겨 있는 것이다. 울고 웃고, 지치고 떠들고, 성내고 희롱하는 것이 다 이 안에 있는 셈이다.

 

본인도 마작을 전혀 못 하지만, 여기저기 책을 보니 기본은 이렇다. 같은 마작 패가 3개가 있으면 그게 바로 한 세트다. 예를 들어, 3만+3만+3만이 있으면 한 세트 성립이다. 이건 문자 패도 마찬가지다. 中+中+中 이 한 세트가 되는 것이다. 이걸 '앙꼬'라고 한다. 또 숫자패가 순서대로 3개 성립되면 이것도 한 세트다. 예를 들어 1만+2만+3만이면 한 세트가 갖춰진 것이다. 이건 '치'라고 부른단다.

 

이걸 기본으로 해서 총 14개의 패를 이용해 점수를 내는 것이다. 그러니까 앙꼬나 치를 기본으로 해서 이런 식으로 패를 구성해야 한다. 3+3+3+3+2... 여기서 마지막의 2는 '머리' 라고 해서 무조건 같은 패가 두 개 있어야 한다. 대충 이런 구조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천변만화하는 규칙들과 다양한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있어 한 번 빠지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소감을 자주 읽어보았다.

 

 

 

 

 

 

 

 

 

 

 

 이것은 본인의 손. 마작패 두개를 손에 들고 손맛을 느껴보고 있는 중이다. 마작의 어원은 참새가 재잘재잘대는 소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만큼 그 소리가 청량하기 그지없다. 나도 한참을 주물럭거리며 그 소리를 들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시베리아 맘모스의 상아로 만든 것을 살 것이다.

 

아직 룰도 하나도 모르면서 이런 글을 쓰는 게 좀 그렇다. 마작을 배운 후 다시 정식으로 마작의 재미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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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07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한솔로 2006-04-07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만 있으면 저도 따라 배우고 싶지만..휴....

한솔로 2006-04-07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는 친한 형은 중국과 우리나라 수교 되고 여행 왕래가 그리 활발하지 않던 시절, 어머니가 중국 가게 되서 뭘 선물로 갖고 싶냐고 하니까, 인민복이랑 마작이라고 얘기했다가 혼만 났다고 하더군요. 인민복은 대체 왜 필요하며, 마작 따위 배워서 뭘 하겠냐고...ㅎㅎ

Koni 2006-04-07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사셨군요. 며칠 전 본 영화 '나나'에서도 마작하는 장면이 나오던데, 영화가 예뻐서 그런지 멋져 보였어요.^^ 미남미녀들이 하얀 나무 테이블에 모여 앉아서 하고 있었어요.

jedai2000 2006-04-0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아직 하나도 못해요..^^;;

한솔로님...제가 잘 배워서 나중에 한가해지시면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마작은 그렇다치고, 인민복은 왜 필요하신지 궁금하네요..^^;;

냐오님...예. 샀습니다. 저는 미남은 전혀 아니지만 하얀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마작을 하면 운치가 끝내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