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는 책읽기 - 나를 다독여주고 보듬어주세요
서유경 지음 / 리더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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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담담하면서도 동시에 포근한 저자의 글. 치유하는 책읽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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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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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난설헌 하면 신사임당과 더불어 여자가 억압받던 시대에 태어나 그들의 이름보다는 며느리, 엄마 등의 이름으로 한 시대를 살다 갔다고 기억된다. 지금도 조선 시대는 수많은 사극으로 재탄생하지만 칠거지악이니, 열녀니부터 시작해서 당시의 유교적 형식이나 전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참 어렵고도 모진 시대였던 게 사실이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의 누이이며 후에 균이 누이의 작품을 모아 엮었다.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난설헌의 작품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높은 평가를 받은 그녀의 작품인 시와 문필이 당시에는 그저 아니 될 행동이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소설 난설헌은 그녀가 시집가는 15살부터 한 많은 세월에 종지부를 찍는 꽃다운 27살까지의 난설헌을 만날 수 있다. 

 그녀의 작품 위주가 아니라 인물 위주이다. 화선지에 먹물이 번지듯 때로는 가슴이 아리고 때로는 먹 향이 느껴지는 듯하다. 당시 시대상과 비교하자면 자유로운 집안에서 오빠와 동생 너머로 글을 배우고 시를 논하는 등 그 시대 다른 여인들과는 판이하게 성장한다. 그런 사람이 어린 나이에 안동 김가 김성립과 혼인하며 시댁의 전혀 다른 분위기에 숨조차 제대로나 쉬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극명한 대조로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애초에 학문에는 관심조차 없는 남편은 부인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런 며느리를 곱게 볼 리 없는 카랑카랑한 시어머니는 갈등관계의 인물이다. 아니 일방적으로 고난을 주는 인물이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소설이기에 몰입도가 높아서 난설헌의 처지에 더욱 깊이 공감하게 된다. 그래서 어느 순간 책을 다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시대와 불화할 수는 없겠지만 어찌도 그녀에게 그리도 모진 일들이 많이도 일어났는지 정녕 기구한 삶이 아닌가 싶다. 그녀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어쩌자고 머릿속에 촛불을 켜고 사느냐는 말이었다. 거스를 수 없는 아녀자로서의 삶에서 글을 쓰고 먹을 가는 일은 허락되지 않았다. 촛불을 켜들어도 이내 불씨를 꺼버리는 시대에 그녀는 얼마나 많은 한을 속으로만 삭여야 했을까. 작품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토록 절절하게 마음을 후벼 파는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 또한, 혼불문학상에 걸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설헌의 작품집만 나온 책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미 아는 몇몇 작품을 책을 통해 더 와 닿게 되었다. 남편에게 보냈던 시 또한 그러했다. 스산해지는 날씨 속에서 어쩐지 슬픈 눈망울을 가져야만 했던 여인의 피지 못한 꽃이 지는 계절이다. 실로 오랜만에 감정이입이 되었던 소설이었다.

 

 

 

+ 이 서평은 책을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받아서 읽은 후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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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압화와 콜라주
모리노 미사코.하야시 미나코 지음, 고정아 옮김 / 진선아트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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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린 낙엽 속에 든 추억 

 학창시절 네 잎 클로버나 낙엽과 꽃을 잘 말려서 코팅까지 한 정성스런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어릴 때부터도 나는 꽃이나 나뭇잎을 말리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보고 나면 끝이었고 오래도록 간직하려고 일부러 말리는 것도 싫었다. 그렇지만 이렇게나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압화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게 사실이다. 허브상점에서 압화 브로치나 여러 작품을 보면서 하나 정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역시 거기까지였다. 살이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죽은 꽃이라는 생각 때문에 큰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다양한 응용과 아름다움의 매력에 빠져서 그렇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기다림의 시간이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꽃을 꺾기가 싫으면 떨어진 나뭇잎을 주우면 될 것이었다. 예쁜 낙엽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 전까지 길을 걸으면 기분이 상쾌했다. 낙엽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찌르고 색은 저마다 다르지만 모두 고왔다. 마음에 드는 낙엽을 주워서 신문지에 넣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압화는 완성된다. 거기다 책에 나오는 응용법을 통해 나만의 작품으로 태어난다. 이런 선물을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다면 받는 사람 또한 행복하리라. 이렇게 우리는 서로 마음을 나누고 추억을 쌓아가는 게 아닐까.  

 
2. 이 책의 특징 

 신문지를 이용한 옛날 방식이라서 정말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관심이 필요하다. 오래전 누군가 장미잎을 따주어서 버릴 수 없어서 오래된 책에 넣어두었는데 나중에 보니 예쁜 색이 모두 변해있었다.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 물론 퇴색된 색은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지만 다채로운 색을 원한다면 신문지를 잘 갈아 주어야한다.  

 또한, 투명봉투 책갈피나 안부카드는 정말 쉬워서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다. 더 시간을 들여서 바니시를 칠하거나 압화를 컬러복사하는 방법을 비롯해 고급기법을 응용하면 더욱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책의 뒤편에 콜라주 소재와 도안도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일단 쉽고 단순한 설명이지만 다양한 방법을 제시해서 하나씩 따라 해보아도 좋겠고 그러다 보면 나만의 방법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얇지만 알찬 책이었다. 또한, 이런 관심을 통해 나무와 꽃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생각을 하니 즐겁다.

 
3. 재활용

 생활용품을 재활용하는 일이 많다. 자연을 재활용한다는 일 또한 얼마나 근사한지 압화를 보며 생각했다. 쓰지 않는 큰 단추에 압화작업을 하고 끈만 달면 머리끈이 완성된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머리끈이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다. 이런 기다림의 시간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면 마음이 훨씬 풍성해질 텐데 말이다. 

 벌써 나뭇잎이 다 떨어진 나무도 보인다. 앞으로는 나뭇잎 하나를 보아도 압화 생각이 날 것만 같다. 꽃이 지천으로 많은 곳에 가면 몇 송이 정도는 압화를 위해 가져오고도 싶다. 집 앞에는 다 국화뿐이라 꽃이 두꺼워서 통째 말리기는 어려워 일일이 손으로 꽃잎을 떼어야 하니 아예 꺾지 않을 생각이다.  

 재활용이란 조금 더 생각해서 품을 들이는 일이다.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어렵다. 자연의 선물을 이렇게 이용하는 방법을 보며 압화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달라졌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기 좋아하는 핸드메이드족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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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코드 - 평생 병 걱정 없이 사는 하루 6분의 비밀
알렉산더 로이드.벤 존슨 지음, 이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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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치유와 약물치료. 우리가 아는 진실은 얼마나 될까.

 살다 보면 아플 때가 생긴다. 단 한 번도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문제는 자주 아프거나 만성 통증, 질병에 시달리는 일이 많아서 고치려고 하지만 쉽지 않고 재발의 위험도 있다. 의학계도 발전 중이지만 아직 대체의학이나 자연치유 등에 대한 분야는 일반적이지 않다. 약물 오남용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생소한 힐링 코드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10년간 전임목사였으며 이후 심리학 박사학위, 자연의학박사까지 따고 대체요법 클리닉도 운영했다. 그의 동기는 바로 아내 때문이었다. 우울증이 심한 아내를 치료하고자 오래도록 노력했고 그러다가 에너지와 양자물리학 연구에 몰두하다 근원을 치유하는 힐링 코드를 발견했다. 그 이야기가 관한 내용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치유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한때는 심리학 책을 많이 읽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실험 등을 통해 입증된 증거, 각종 체험사례 등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무엇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이 맞겠다. 아무튼, 기대와 호기심 속에서 책을 펼쳐 들었던 기억이 난다.

  

2. 힐링코드란 무엇인가.

  예전에 <호오포노포노의 비밀>을 읽은 게 떠오른다. 과학적 증면보다는 마음이 정말로 편해지는 책이었다. 믿는 대로 행해진다는 보편타당한 진리 때문일까. 마음의 평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많은 안식을 주었던 책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힐링 코드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가 말하는 모든 신체적, 비신체적 문제, 즉 질병, 정신적·정서적 문제, 두통, 피로 등을 힐링 코드가 치료하는 게 아니다. 힐링 코드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것들을 치료하지 않는다. 힐링 코드는 오직 심장의 문제만을 치유해 체내의 생리적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제거한다. 여기에 비밀이 있다. 질병의 유일한 원인은 생리적 스트레스이며 힐링 코드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방식으로 이러한 체내의 스트레스를 제거한다고 밝혀졌다.

 

(1장 첫 번째 비밀: 모든 질병과 증상의 원인은 하나 중 부분발췌. 70쪽.)
 일부만 옮겨 적어서 명쾌하게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의견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모든 질병과 증상의 원인은 하나이며 그것은 바로 스트레스이다. 그리고 스트레스는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듯 에너지의 문제이며 파괴적 에너지 진동수를 건강한 진동수로 바꾸면 치유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점은 근원인 바로 심장의 문제라고 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책 대부분을 할애한다. 그래서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도대체 그래서 힐링 코드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더 증가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힐링 코드의 방법은 뜻밖에 너무도 간단해서 믿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하루 6분여만 시간을 내면 되는 간단한 동작이다. 실제로 며칠 해보았는데 꾸준히 하지 않아서 뭐라 단정 지을 수 없다. 나중에 차근히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번역의 오류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책에서는 시편 4장 23절에도 나온다며 "무엇보다 심장을 잘 간수하라. 심장에서 인생의 문제들이 흘러나온다."로 쓰여있다.(176쪽을 확인해보세요.) 그러나 시편에는 4장에 23절이 없다. 잠언 4장 23절을 착각한듯하다. 잠언 4장 23절의 내용은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로 같은 내용이다. 번역자가 성경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으나 한 번만 찾아보았더라도 이런 실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심장과 마음이란 말이 주는 어감이 다르듯 생각해볼 문제이다.  

 
3.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저자의 말처럼 기억, 믿음, 심장의 문제가 몸의 생리를 지배한다(182쪽.)는 사실을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해왔다. 일 년에 한 번도 걸리지 않는 감기가 꼭 갑자기 생기는 식이었다. 그래서 내부, 외부의 스트레스에 반응하지 않으려는 강한 마음을 갖기를 소망했다. 그러나 원해서 가능한 게 아니며 의식과 무의식 또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하기에 좋은 방법을, 내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힐링 코드가 워낙 간단해서 행동으로 꾸준히 이어가야겠다. 기도나 명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책의 내용은 흥미롭다. 그러나 설명을 위해 할애한 지면이 조금 지루한 감도 있다. 힐링 코드가 우리나라에서도 정착하려면 이 책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관심을 두고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넣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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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금, 보험, 저축을 능가하는 노후대비'책'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2-10-24 17:59 
    '두통에는 진통제', '우울증엔 항우울제', '불면증엔 수면제'라는 것이 공식처럼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시댁과 갈등을 겪는 전업주부의 두통과 학습우울증에 걸린 청소년의 두통이 과연 같은 질병일까. 또 시댁과 갈등을 겪는 주부에게 어깨 결림,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생리통이 동시에 나타났다면, 이는 각각 정형외과, 신경과, 정신과, 내과, 산부인과에서 따로 해결해야 할 병일까. ─강용혁, 『닥터K의 마음문제 상담소』, 12쪽 예전에 손발이 너무..
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
김혜형 글 그림 / 걷는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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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부모가 되면서 아이를 통해 행복의 또 다른 모습을 본다. 아이는 어쩌면 그렇게도 매 순간 웃어주고 나눠주는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혼쭐이 나거나 성급히 판단해서 목소리가 높아지는데도 늘 아이는 여전하다. 그럴 때 아차 싶어서 잠시 쉬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마찬가지로 아이와의 소통에 도움이 되고자 육아서를 읽는다. 똑똑한 아이를 키우기보다 마음이 따스한 아이를 소망하기에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란 말에 기대가 큰 책이었다. 시골, 홈스쿨링, 자급자족은 한 번쯤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조금 멀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렇게 책으로 만난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었다. 

 자신 있게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이 아이처럼 그리고 내 아이도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며 살기를 바란다.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혹시 아니라면 더구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잠시 이 책으로 들어가 보기를 추천한다.

 


2.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

 저자는 처음부터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아이를 홈스쿨링 시킨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일했고(편집장) 그만큼 아이와의 시간은 별로 없었다. 집에서 나가면 어린이집을 가고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아는 이들이 돌봐주는 식이었다. 이렇게 5년을 살았다고 한다. 날마다 마음조였을 테고 아이에게 미안했던 엄마는 조금씩 이 궤도에서 벗어난다. 아래 인용글을 읽어보면 얼마나 고민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처럼 나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아이만 대안학교에 '보낸' 게 아니었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배워야 할 사람은 바로 나였다. 이 사실은 매우 분명했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지탱해온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삶의 태도를 나부터 바꾸지 못한다면,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낸들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아이가 행복하려면 나부터 행복해야 했다. 나는 학교와 회사와 집 사이를 오가며, 내 삶의 어긋난 자리를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오래도록 고집해 온 낡은 자아의 단단한 갑옷을 조금씩 벗어 바닥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84쪽, 대안초등학교 중 일부발췌.)
 대안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니고 이후에 시골로 이사한 후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닌 아이. 처음부터 대안학교를 다녀보아서일까. 초등학교 4학년에 들어가서는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 등을 보고 아이는 적잖이 놀란다. 그러다가 아이는 중학교 과정은 홈스쿨링을 결심한다. 부모가 시킨 게 아니라 아이가 선택한 일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중학교 포기용지를 주며 작성해오라고 했단다. 아이는 포기가 아니라 선택인데 왜 포기라고 쓰여있는지 의문스러워한다. 이것이 보통의 현실이다. 
 


 "엄마, 선생님은 숙제 내용은 안 보셔. 그러니까 그냥 해서 가져가기만 하면 돼. 내용 하나도 안 보고, 했나 안 했나만 보고 바로 도장 꽝 찍어."

 

헉! 가슴이 또 한 번 막힌다.

 

 이런 형식적인 결과물을, 이런 정해진 절차에 대한 순응을, 내용 말고 껍데기를, '배움' 말고 '배운 척'을 배우라고 내가 아이를 학교에 보냈던가?

 

(160쪽, 숙제 중 일부발췌.) 서평자 주- 여기에서 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닐 때의 이야기.
 나는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그들의 부모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가니까 평범하게 그냥 꾹 참고 학교에 가라고 강압적으로 말하거나 하지 않았던 사실에 주목한다. 사교육에 휘둘리는 현실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부모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심지가 강해야겠다.
 

 

3. 아이와 행복해지기

  사실 책에는 이런 내용 말고도 아이와 엄마의 재미있는 대화도 많다. 천진난만한 아이가 비 온 후 지렁이가 흙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자 하나씩 들어서 풀숲으로 던져주는 행동도 기억에 남는다. 명상을 하고 감성이 충만하며 행복한 아이는 분명히 부모의 역할도 큰몫을 했다. 그들은 그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고 도와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어떠한 외부의 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통째로 재정비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의 행복함도 보기 좋았지만,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행복을 찾은 과정이 이 책의 놀라움이다. 잠시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사는지 고민 중이라면 잠시 멈춰서 아이와 마주하는 시간이 도움을 줄 것이다. 성찰의 시간은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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