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이에게 배운다 -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
김혜형 글 그림 / 걷는나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1.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부모가 되면서 아이를 통해 행복의 또 다른 모습을 본다. 아이는 어쩌면 그렇게도 매 순간 웃어주고 나눠주는지 모르겠다. 엄마에게 혼쭐이 나거나 성급히 판단해서 목소리가 높아지는데도 늘 아이는 여전하다. 그럴 때 아차 싶어서 잠시 쉬어가야겠다고 다짐한다.

  마찬가지로 아이와의 소통에 도움이 되고자 육아서를 읽는다. 똑똑한 아이를 키우기보다 마음이 따스한 아이를 소망하기에 '부모와 아이가 모두 행복한 엄마 성장 에세이'란 말에 기대가 큰 책이었다. 시골, 홈스쿨링, 자급자족은 한 번쯤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조금 멀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렇게 책으로 만난 엄마와 아이의 이야기는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주었다. 

 자신 있게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이 아이처럼 그리고 내 아이도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며 살기를 바란다.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혹시 아니라면 더구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잠시 이 책으로 들어가 보기를 추천한다.

 


2.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

 저자는 처음부터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아이를 홈스쿨링 시킨 사람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일했고(편집장) 그만큼 아이와의 시간은 별로 없었다. 집에서 나가면 어린이집을 가고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아는 이들이 돌봐주는 식이었다. 이렇게 5년을 살았다고 한다. 날마다 마음조였을 테고 아이에게 미안했던 엄마는 조금씩 이 궤도에서 벗어난다. 아래 인용글을 읽어보면 얼마나 고민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처럼 나도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아이만 대안학교에 '보낸' 게 아니었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배워야 할 사람은 바로 나였다. 이 사실은 매우 분명했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지탱해온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삶의 태도를 나부터 바꾸지 못한다면,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낸들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아이가 행복하려면 나부터 행복해야 했다. 나는 학교와 회사와 집 사이를 오가며, 내 삶의 어긋난 자리를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오래도록 고집해 온 낡은 자아의 단단한 갑옷을 조금씩 벗어 바닥에 내려놓기 시작했다.

 

(84쪽, 대안초등학교 중 일부발췌.)
 대안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니고 이후에 시골로 이사한 후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닌 아이. 처음부터 대안학교를 다녀보아서일까. 초등학교 4학년에 들어가서는 선생님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 등을 보고 아이는 적잖이 놀란다. 그러다가 아이는 중학교 과정은 홈스쿨링을 결심한다. 부모가 시킨 게 아니라 아이가 선택한 일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중학교 포기용지를 주며 작성해오라고 했단다. 아이는 포기가 아니라 선택인데 왜 포기라고 쓰여있는지 의문스러워한다. 이것이 보통의 현실이다. 
 


 "엄마, 선생님은 숙제 내용은 안 보셔. 그러니까 그냥 해서 가져가기만 하면 돼. 내용 하나도 안 보고, 했나 안 했나만 보고 바로 도장 꽝 찍어."

 

헉! 가슴이 또 한 번 막힌다.

 

 이런 형식적인 결과물을, 이런 정해진 절차에 대한 순응을, 내용 말고 껍데기를, '배움' 말고 '배운 척'을 배우라고 내가 아이를 학교에 보냈던가?

 

(160쪽, 숙제 중 일부발췌.) 서평자 주- 여기에서 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닐 때의 이야기.
 나는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그들의 부모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가니까 평범하게 그냥 꾹 참고 학교에 가라고 강압적으로 말하거나 하지 않았던 사실에 주목한다. 사교육에 휘둘리는 현실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부모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심지가 강해야겠다.
 

 

3. 아이와 행복해지기

  사실 책에는 이런 내용 말고도 아이와 엄마의 재미있는 대화도 많다. 천진난만한 아이가 비 온 후 지렁이가 흙으로 돌아가고 있지 못하자 하나씩 들어서 풀숲으로 던져주는 행동도 기억에 남는다. 명상을 하고 감성이 충만하며 행복한 아이는 분명히 부모의 역할도 큰몫을 했다. 그들은 그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알고 도와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어떠한 외부의 조건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통째로 재정비한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의 행복함도 보기 좋았지만,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행복을 찾은 과정이 이 책의 놀라움이다. 잠시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사는지 고민 중이라면 잠시 멈춰서 아이와 마주하는 시간이 도움을 줄 것이다. 성찰의 시간은 멀리 있지 않았다. 

 


 

+ 이 서평은 책을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받아서 읽은 후

느끼는 대로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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