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마법놀이 -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0~3세 두뇌 트레이닝
가토 토시노리 외 지음, 이민영 옮김 / 비타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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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제목이 근사하다. <내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마법놀이>. 아이의 두뇌력은 3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한다. 이 중요한 시기에 부모가 아이와 할 수 있는 놀이를 담은 책이다. 4인의 전문가가 놀이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식인데 이들은 소아과 전문의, 임상심리 카운슬러, 유치원 교사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간단하게나마 뇌, 마음, 놀이 그리고 마법의 한마디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

 

 나 같은 초보맘에 겨울이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계절과 제법 어울리는 책이다. 대체로 정해진 계획대로 오전, 오후를 보내며 이유식과 낮잠, 간식으로 보내는 하루. 이중 아이와의 놀이시간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어느 정도 커서(8개월) 혼자만의 탐색놀이를 많이 하지만 그래도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 가끔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놀까!

 

 두뇌를 깨우고 오감을 발달시키고... 이런 데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나는 아이가 더 즐겁고 신나게 에너지를 소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자주 웃어준다. 그것도 가끔은 바보처럼 헤-하며. 웃고 놀다 보면 어느새 엄마인  내 기분도 좋아지고 아이도 만족한다. 그러나 새로운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 같은 놀이만을 해줄 수 없는 노릇. 그래서 책에서 어떤 놀이를 해주나 열심 들여다보았다.

 

 그래서 얻은 결론! 그리 새롭지만도 않다는 사실이다. 몰눈에 띄는 반짝이는 아이디어 놀이는 없다. 솔직하게 말이다. 그럼에도, 책이 괜찮았던 이유는 따로 있다. 늘 하던 놀이지만 왜 아이에게 좋은지, 어떤 부분이 아이의 뇌와 마음에 작용하는지 전문가가 말해준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해하며 안심했다. 그랬구나, 내가 잘하고 있었어. 혹은 이 놀이는 이렇게 발전시켜야겠네. 더 크면 이런 놀이 해줘야지. 뭐 이런 식이었다.

 

 읽으며 바로 적용할 수 있었던 SOFT 한 놀이(비교적 월령이 어린아이에게도 가능한 놀이.)와 더 크면 해볼 HARD 한 놀이가 동시에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인 엄마의 욕심이라면 내 아이의 개월 수(혹은 나이대.)에 맞게 구성이 나뉘어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 바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 책은 3세 이전에 결정되는 두뇌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안다. 특히나 돌 전의 아기들은 얼마나 성장이 빠른지 세세하게 나누기도 모호할 것이다. 그래서 따로 표시해두고 시간 날 때 더 연구하기로 했다.

 

 집에서 물건을 이용하거나 재료를 구해 만드는 놀이책이 아니니 이해할만하다. 뇌의 무한함은 끝이 없다. 아직도 연구 중인 분야이며 그 작은 뇌에 수많은 기능을 담당하며 나뉜 번지수를 모두 찾기도 어렵다. 그러나 내 아이를 위해 책에 설명된 번지를 대충이나마 보며 이해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뇌의 번지수와 기능을 자세히 아는 거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과정을 통해 엄마의 마음도 편안해지고 변화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가 정한 부제가 '아이의 두뇌와 엄마의 마음을 깨우는 마법놀이'가 되었다. 행복한 엄마에게서 행복한 아기가 자란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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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의 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최성현 옮김, 미카미 오사무 그림 / 도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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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흔히 아는 풀에 대한 그들의 사정을 자세히 알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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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었던 자리마다 별이 빛나다 - 기념시선집 창비시선 300
박형준 외 엮음 / 창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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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이 손난로로 쓰이는 오늘같은 날 다시 꺼내서 읽으니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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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김진송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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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가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대게 다르기 십상이다. 돌이켜보니 나의 20대가 그런 날의 연속이었다. 직장을 다니며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 이직하거나 통째 전환하고자 했던 마음의 갈등. 그런데 지금은 맹송맹송하니 이도 저도 아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아직도 불씨가 남아 타고 있다. 불씨를 지켜가는 거보다 더 어려운 일은 밟아서 깨끗하게 없애버리는 일이다. 누군가 나와 같다면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마흔이 조금 안 되어 나무먼지를 마시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했고 평론, 기획, 출판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두 개를 병행하기 어려워 결국 그가 선택한 일이 목수였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에는 미술의 흔적인 아름다움과 멋 부리지 않은 명쾌함, 성찰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할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목수 일을 하며 일기, 나무, 작업이야기 등을 쓴 글을 모은 책이다. 

 

 지나치게 탐미적이지도 않고, 인체공학적이지도 않은 의자들이 탐이 날 정도였다. 이 책은 읽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책에 실린 사진과 스케치를 통해 저자의 글을 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체공학적 의자와 행동공학적 의자 이야기 등에 빙그레 웃음이 났다. 대략의 내용은 아래에 옮겨 적었다. 사실 임신 중에 매일 조금씩 들춰본 책을 다시 들여다보고 정리하자니 그때의 느낌이 모두 살아나진 않는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다시 펴보았다. 그러다 보니 다시 손에서 놓기 싫어진다. 저자의 책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는 재미 때문이다.

 

 "푹신한 소파보다는 오히려 딱딱한 나무의자에 더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까닭은 딱딱한 불편함이 몸을 끊임없이 조금씩 움직이도록 만드는데, 그게 인간의 행동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중략) 게으름뱅이들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인간이란 움직이는 동물이다. 게으름뱅이들이 오래도록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그 후로 나는 편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의 어느부분을 불편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다."

 

(99쪽, 게으름뱅이를 위한 텔레비전 시청용 두개골 받치대 편.)

 

 여전히 매력적인 그의 의자들 그리고 위 세 번째 사진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 / 단풍나무로 만듦.] 작품은 아직도 볼 때 마다 새롭다. 목수 김씨의 작품을 보며 연상되는 생각이 끝이 없다. 여기서 끝이라면 이 책은 단지 도판이 아름다운 책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작업을 하며 난관에 부딪히고 결국 해결한 후 얻은 간단한 진리가 매번 다르지 않은 걸 보며 글을 읽으며 공감하고 무릎을 탁- 친다알면서도 자꾸 잊어버리는 망각의 동물이 인간이다. 게다가 책을 읽으며 타인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무료로 얻어낸 값진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지금도 목수 김씨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이 추운 겨울 어디선가 재료가 될만한 것을 구하느라 찬바람 속에서 땀을 흘릴지도 모르고 혹은 작업실에서 그간 모아둔 나무를 꺼내 부단히 작업 중일 수도 있다. 나무 톱밥 난로는 올겨울에도 사용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자니 오후의 햇살이 가득한 이방에도 그의 나무 톱밥 냄새가 나는듯하다.

 

 20대의 나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느덧 30대를 지나고 있으니 40대에는 무엇을 하고 있으려나. 그때도 30대 때의 꿈을 보류하고 있을까? 그러지 않기 위해서 순간을 매진해야 할 것이다. 주저함은 지금의 시간도 깎아 먹지만 나중의 시간에도 영향을 끼친다. 느리지만 한 단계식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지켜가기로 마음먹는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목수 세계의 일을 저자를 통해 느낄 수 있어 감사한다. 나무는 좋지만 아무래도 나 같은 이는 목수는 못하겠다. 그러나 주변에 목수 한 명 알게 된다면 나무는 열심히 주워다 줄 거 같다.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목수의 손에 들려진 나무는 하나의 사물로 새롭게 태어나리라. 어리석음은 또 다른 어리석음을 낳을 수도 있지만(저자의 글에 그런 부분이 있었다. 영월의 옛 소나무 부분.)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발전한다. 이처럼 따지고 보면 쓸모없는 시간이란 없다. 윤오영의 방망이 깎던 노인처럼, 목수 김씨처럼 그저 묵묵하게 할 일을 하고 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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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진경문고 5
정민 지음 / 보림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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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 교수 아니 여기서는 선생님이라는 말이 더 정겹겠다. 정민 선생님이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방식으로 쉽게 풀어쓴 한시 이야기. 그러나 어른이 더 좋아할 한 탐나는 책이라는 사실! 초등학생 정도의 자녀가 있다면 함께 읽으며 많은 이야기가 꼬리의 꼬리를 물 거 같다. 아- 빨리 커라. 우리 아가! (이제 8개월.)  

 학교 다닐 때 한문 시간은 정말이지 지루했다. 무조건 외워서 앞에 나와 적어야 하는 시간으로 채워졌기에 그랬다. 이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한문을 더 즐겁게 배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어렵고 지루한 한시라는 편견을 일깨워주는 책이라 제목만 보고 싫다는 사람들에게는 과감히 추천한다. 책 뒤편에 한시 원문도 모두 있으니 정말 알찬 책. 

 시(詩)와 그림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드러내지 않고 돌려 말하기에 한 번에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겠지만 그래서 자꾸 읽고 생각하게 된다. 여백의 미라고 했던가. 그 여백에는 무한의 것이 숨어 있으니 유한한 생각으로는 끄집어내기 어려울 터. 그러니 무한해질 수밖에 없게 하는 힘이 있다. 그것도 강렬하게!
 

 한가로이 누워 시를 부여잡고 굴러다니고 싶다. 그런 여유를 오랜만에 느끼게 하는 책. 자꾸만 꺼내서 안아보고 싶은 책이다. 정민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미 알겠지만, 그의 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맑은 기운이 서려 있지만 날카롭게 뒤통수(그냥 뒤통수가 아니라 의식의 뒤통수이다.)를 친다는 점! 바로 최근에 다시 읽은 <책 읽는 소리>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함께 읽어도 좋겠다. 


괴로이 읊다 (苦吟)

맹교 (孟郊)

 
살아서는 한가한 날 결코 없으리 (生應無暇日)

죽어야만 시를 짓지 않을 테니까 (死是不吟詩)

 

* 暇日 (가일) 한가한 날.

 

                           - 본문 200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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