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 지은 집 한국 건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답답한 아파트보다 마당이 있는 한옥이 간절하다. 물론 아파트에서도 정원을 가꾸지만, 공동이거나 나만의 공간이 아니라서인지 여러 가지 제약이 있다. 사실 아파트와 단독은 차이가 아주 크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양옥과 한옥도 그러하다. 하나를 원해서 얻으면 장점과 단점이 함께 온다지만 그런 단점에도 한옥이 좋은 이유는 그만큼 몸과 마음에 여유를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혜로 지은 집, 한국건축』은 우리 건축의 구조와 과학을 읽는다는 부제를 달았다. 물로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우리의 전통 건축 혹은 옛 건축으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산업화와 함께 점점 비대해진 현대 건축물은 지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단아한 한옥을 보면 절로 소박하고 정겨워진다.

 

 이국적인 외국건축물이나 웅장함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러기에 위화감을 주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져서 볼수록 질리지 않는 게 으뜸이다. 한국 건축물 구조도를 보며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는 참으로 많은 요소가 들어 있었고 흔히 아는 서까래, 기둥, 초석 등을 빼고 공포 등은 처음 들어본 말이어서였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도판을 함께 할 수 있어 즐겁다. 그러나 글이 다소 딱딱하다는 게 단점이다. 옛날 이야기하는 할아버지처럼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재미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아무튼, 그럼에도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어서 우리 문화재와 만나는 날  펼쳐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앞으로 더 자주 펼쳐볼 책이겠다. 

 


  내부와 외부 공간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와 상호관입으로 인해 한국 건축의 내부와 외부 공간은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으로 구분되는 특성을 지닌다. 담 밖과 담 안, 바깥마당과 안마당, 대청과 마당, 방과 대청은 각각 상대적인 내외 공간으로 구분된다. 툇마루와 누마루, 대청마루 전면에 창호와 벽을 설치하지 않고 개방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 역시 건물과 마당 사이의 유기적 관계와 그에 따른 상대적 공간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17~18쪽.)

 더구나 이렇게나 다양한 건축양식이 적용된다는 것도 신기했고 안과 밖의 구분 없이 외부와 내부의 유기적 관계의 조화도 훌륭하다. 복합적인 기능과 다양성에서도 새롭다. 우리는 이런 훌륭한 건축물을 왜 더 발전시키지 않을까. 이러다 맥이 끊어질까 걱정도 된다. 저자의 말처럼 우주, 집, 사람을 대우주, 중우주, 소우주라 한다면 중우주인 집은 우주와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이니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효율성만을 극대화하지 말고 진정으로 살아 숨쉬는 자연과 어울리는 집과 건축물로 이루어진 세상은 언제 오려나. 적어도 자연친화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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