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동화책 읽기

 

 

 

 그리그리나무 위에는 초록바다가 있다 - 린 호셉, 다른

간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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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로사의 성장, 가족 이야기가 다채롭고 고운빛으로 물들어 있는 책.


끼적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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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성장통을 겪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처럼 표면에 두드러지지 않아 무난하게
 넘어간 듯 보였어도 실은 있었으니 말이다. 이상이나 꿈보다 현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넓어지는 나이가
 되면서 잊어버렸던 그때가 생각났다. 그 틀을 깨고 나온 후 살아가기에 바쁜 지금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멈추지 않을 거 같은 고통은 지나가고 그만큼 성장했을지도 모를 지금... 어떻게 그리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안나 로사처럼 글쓰기와 자연을 좋아해서 중학생 때까지도 친구들과
 소설클럽을 만들거나 시를 써서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던 문학소녀였다. 언젠가 대학생이 되어 우연히
 만난 중학교 동창이 물었다. '아직도 시를 쓰니?' 대답 대신 웃어버렸다. 내가 기억하지 않는 그때를
 이 친구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고맙고 한편으로는 그런 적이 있었나 싶었다. 하긴 지금의
 상태로 보면 언제 그랬을까 싶다. 그 친구는 당시 시문학회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시발표회 때는 초대
 하기도 했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다시 글을 생활화했던것이. 그리고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
 다. 더듬거리며 책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글을 정말 쓰고 싶은데 공책은커녕 종이가 없어서 쓰지 못하는 안나는 어느 날 구아리오 오빠의 수첩
 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결국 수첩을 다 써버렸다. 그래서 수첩을 숨기고 그것을 찾느라 가족은 한바
 탕 소동이 있었다. 이후 오빠는 매달 안나에게 공책을 사주겠다고 하는 모습이 참 따뜻했다. 슬픈 현실
 을 동화처럼 표현해서 삶의 양면이 느껴진다.


  제목처럼 아름다운 이 책 속에는 아름다운 유년의 향기가 고스란히 들어 있어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4341.01.05.흙의 날. 작년 8월에 만난 책. (07140-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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