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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뭉크 ㅣ 다빈치 art 1
에드바르드 뭉크 지음, 이충순 옮김 / 다빈치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뭉크 하면 떠오르는 <절규>를 처음으로 본 것이 언제인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의 왜곡된 선과 색채에 반영된 심리는 내게도 감응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평소에는 잊고
지내다 아플 때면 꼭 떠오른다. 노르웨이의 화가 뭉크의 장점은 역시 왜곡된 형태와 색채의 강렬함으
로 내면을 잘 표현했다는 것인데 이 책에는 많은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뭉크가 직접 쓴 글들이라 개인적인 그를 만날 수 있다. 아버지의 우울한 성격에서 이미 우울의
피를 이어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다섯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두 살 위 누이의 죽음까지 뭉
크는 어릴 때부터 죽음과 우울을 알아차렸다. 예술가는 일반인보다 예민하기에 그런 환경에서 느낀 극
도의 우울함이 그의 성격과 정신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그렇듯.
화가들의 자화상을 보기를 좋아하는데 뭉크는 자화상마저도 죽음의 공포가 드리워진 듯하다. 책에 실
린 작품들은 다양하며 정리도 잘되어있다. 그러나 그의 글들은 다소 지루한 것이 사실이다. 그의 그림
이 아니었다면 그저 어느 병약한 사람의 이야기 같은 느낌이니 말이다. 내용 대부분은 후원자 쉬플러에
게 보내는 편지이다.
81년(1863~1944)동안 독신으로 살아가면서 정신분열을 겪는 등 뭉크는 약했다. 그런 중에도 작품활동
을 하며 지냈는데 그것이야말로 그에게는 내면을 치유하는 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작품 안에 불안과
공포, 죽음, 사랑과 관능 등이 뒤섞여 있다. 차라리 그림 안으로 녹아들어 가려 한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창작우화집 <알파와 오메가>이다. 가끔 읽어보고 스케치도
따라 그려보고는 했다. 알파와 오메가만 따로 엮어 나와도 당장 사러 갈 판이었다. 2000년에 책이 나오
자마자 서점에서 보고 매료된 책이었으며 뭉크에게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단, 내용은 지
루할 수 있지만 그것이 뭉크의 글이니 이해해야 할 것 같다. 그로 말미암아 뭉크에게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테니 감수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