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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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한반도에는 얼마나 많은 호랑이가 살고 있었을까. 한 해에 1,500마리 정도가 죽었어도 그들의 생태계가 유지되었으니까 호랑이와 표범을 합치면 적어도 수천 마리는 되었을 것이다.(-55쪽)


책표지에서 '그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을 보면서 어느 정도는 짐작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외면하고 싶어하던 역사의 오류를 짚어내겠구나 싶어서. 어쩌면 그래서 더 시선이 갔을지도 모른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오류를 바로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기에.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동물을 다루는 동물다큐는 볼 때마다 경이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듯 하여 즐겨보는 편이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범의 땅>이라는 다큐를 방송한 적이 있었다. 옛날에는 이땅에 그토록이나 많았다던 한국호랑이를 다루고 있었다. '범'이라 함은 호랑이와 표범을 함께 아우르는 말이다.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한반도는 지형적인 면을 보더라도 범이 살기에 적합한 땅이었다. 사자가 초원을 누빈다면 범은 숲을 누빈다. 그만큼 옛날의 한반도는 숲과 골이 깊었다. 그만큼 우거진 곳이기도 했다. 오죽했으면 조선말까지도 남산의 호랑이를 잡아 달라는 민원이 있었겠는가 말이다. 어린 시절에 자주 듣던 말중에 '호환마마'라는 말이 있었다. 1963년에도 호랑이가 잡혔다고 하니 그들의 끈질긴 삶의 여정을 알 수가 있다. 호랑이는 자신들이 살던 땅을 인간에게 빼앗기고 먹을 것을 찾기 위해 할 수 없이 인간 가까이로 내려왔다. 그리고 죽어갔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조선 호랑이 멸종'에 관한 사실이다. 일제에 의해 조선의 호랑이가 모두 멸종되었다고 알고 있는 우리의 잘못된 시선을 지적하고 있음이다. 이미 조선시대부터 호랑이와의 전쟁은 시작되었으며 그 끝에 일제강점기가 있었을 뿐이라고. '그 불편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어디 이것뿐일까마는 그래도 이렇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말처럼 옛날과 같이 지금도 이 땅이 범의 땅이었다면 어땠을까 한번쯤 생각해보게 된다. 빨리빨리문화를 가진 우리 사회가 과연 그런 세상을 용납했을까 싶지만.


원래 이름은 범이었으나 일본이 조선을 합병하자마자 '범 호虎'자에다 '늑대 랑狼'을 결합시켜서 호랑이라고 부른 것이다.(-83쪽)

원래 표범은 그냥 '표'라고 불렀지만 범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표+범=표범'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또는 '작은 범', '꽃범', '돈범'이라고도 불렸다.(-124쪽)

성황당은 원래 '산왕당'이라고 불렀다. 그러니까 '산왕' 즉 호랑이 신을 모시는 곳이다. '산황이시여, 우리 마을을 지켜주십시오!'하는 뜻이 들어 있는 말이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이 단어가 세월이 흐르면서 발음하기 쉽게 '사낭당' 또는 '사낭'이라고 바뀌고, 또 지역에 따라 '사'가 '서'로 발음되면서 '서낭당'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176쪽)


떡 하나 주면 안잡아 먹지~ , 옛날 옛적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에~ 라는 이야기처럼 호랑이에 관한 설화나 속담도 우리 주변에는 많다. 민화를 통해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그림중의 하나가 '작호도鵲虎圖'일 것이다. 용맹스럽게 그려진 범의 모습도 있지만 희화화되어진 범의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그만큼 범의 존재는 여러 의미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 사실 작호도는 중국에서 내려온 화풍이라 한다. 그 안에 그려진 그림도 호랑이가 아니라 원래는 표범이었다. 나무를 잘타는 표범이 자신의 알까지 먹어치우는 걸 본 까치가 표범을 향해 울부짖는 모습을 담았다고 하는데 그 그림속에 담긴 의미는 작고 힘없는 백성을 괴롭히던 탐욕 많은 벼슬아치들을 그린 것이라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속의 한 단면을 알게 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수 있게 된다. 호랑이가 일본식 작명이었다는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으니... 일전에 <대호>라는 영화를 통해 멋지게 그려졌던 호랑이가 생각난다. 山君으로써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었던 마지막 한국호랑이...조선시대에는 호랑이 한마리를 잡으면 집 한채를 살 수 있는 돈을 벌었다고 하며 호랑이를 잡는 정예군인 '착호군'도 있었다. 마을의 원님까지도 착호군을 홀대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것뿐일까?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겪으면서 가장 앞장서서 적군을 향해 총을 쏘았던 이들도 착호군이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그만큼 호랑이는 작가의 말처럼 가죽은 남기지 못했으나 역사속에 길이 살아남았음을 알 수가 있다. 어린 아이도 아닌데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설레였다.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혔다는 말이다. 이승만 박사가 일본에 들렀을 때 당시 일본수상이 '한국엔 아직도 호랑이가 많습니까?' 하고 물었다는 일화가 있는 것만 봐도 이 땅에 얼마나 많은 호랑이가 살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 많던 호랑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조선 호랑이의 표본이 일본에 남아있음은 아쉽다. 아니, 호랑이와 표범이 뛰어다니던 한반도를 상상할 수가 없다는 것이 더 아쉽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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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 심리 도감 - 색이 지닌 힘으로 사람의 심리를 간파한다
포포 포로덕션 지음, 김기태 옮김 / 성안당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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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에 오방색이라는 게 있다. 陰陽五行說에서 기인한 것으로 한국의 전통색이라고 말할 수 있는 靑, 赤,黃, 白, 黑의 다섯 가지 색이다. 오방이라 함은 동서남북과 중앙을 이른다. 거기에 제각각의 의미도 담겨 있다. 靑색은 동쪽으로 봄을 의미하고, 赤색은 남쪽으로 여름을 의미하며, 黃색은 중앙을 가리킨다. 白색은 서쪽으로 가을을 의미하고, 黑색은 북쪽으로 겨울을 의미한다. 또한 거기에 仁義禮智信이라는 사람의 도리 다섯가지 의미까지 담겨있다. 옛날부터 우리는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지 않는다. 죽음에 관한 것이 연상되어 그러면 안되는 안되는 것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색을 통해 우리가 말하는 것은 엄청나다. 이 책을 통해 방향에 따른 색의 분포가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색의 기호라는 것도 종교나 사회,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우체통은 빨간색인데 미국은 파란색, 영국은 빨간색, 프랑스나 독일등 유럽쪽에는 노란색이 많고, 중국의 우체통은 녹색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그것처럼 무지개의 색깔이 일곱가지가 아니라 다섯가지, 혹은 여섯가지로 표현되기도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지역 사람들이 색이름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하는데, 그와 같이 색에 얽힌 색다른 이야기들이 많아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이 일본의 책을 그대로 번역한 때문인지 일본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도 많이 보인다. 색 하나를 배우기 위해 일본 문화를 공부할 수는 없는 일인지라 그 점은 조금 아쉽게 보인다. 그러나저러나 노란색 우체통이 정말 귀엽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지?


오래전부터 색에 대한 분류가 정말 많았던 듯 하다. 차가운 색이나 따뜻한 색으로 분류하거나 어떤 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성격은 이렇다더라~든지,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는 색이나 공격성을 띄는 색이라고 분류를 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색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된다. 색은 무게나 온도 감각, 시간 감각을 바꾸기도 한다. 따뜻한 색으로 인테리어를 한 레스토랑에서는 고객의 회전속도가 빨랐다고 하는 말이 재미있다. 왜냐하면 따뜻한 색 계렬의 방은 차가운 색 계열의 방보다 시간이 더 길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문에 차가운 색 계열의 방에서는 간단한 작업을 하기에 적당한다는 말도 보인다. 위치감각이나 크기 감각도 바꿀 수 있으며, 미각이나 후각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구매결정 또한 바꿀 수 있다는 말을 보면서 살풋 웃음이 나기도 하고, 사람의 기억 또한 바꿀 수 있다는 말에는 깜짝 놀라기도 한다. 하긴 우리의 일상속에서 색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걸 보면 색채심리학이란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을 듯 하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의 방 벽지 색상에 관심을 두는 부모가 꽤나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색은 사람에게 안정감을 주는 색이다. 그것은 아마도 자연의 색과 같은 이유일 것이다. 실제적으로도 녹색은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그것뿐일까?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 그릇의 색을 고민하기도 하는 것처럼 색을 통해 우리는 식욕마저도 바꿀 수 있으며, 피부나 근육의 수축이나 이완효과를 불러오기도 해서 젊어 보이게 하거나 늙어 보이게도 할 수 있다. 육상트랙의 색상을 파란색으로 바꾸었을 때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증명되었다고 한다. 나라에 따라 색의 기호가 다른 이유가 궁금했다. 역시 종교나 역사적 배경의 차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하늘의 투명도나 태양빛의 차이와도 무관하지 않다니 놀랍다. 많은 남성속에 한 명의 여성이 있을 때 그것을 우리는 홍일점이라고 한다. 흥미롭게도 홍일점의 유래를 이 책을 통해 배운다. 녹색 초원에 한 송이의 석류꽃이 피는 것만으로도 봄의 풍경은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내용을 가진 왕안석의 시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의미가 많이 바뀐 예다. 문화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빨간색이 여성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말이 시선을 끈다. 그러나 빨간색이 과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하니 기억해두어야 할 듯 하다. 좋아하는 색이 있다면 분명 싫어하는 색도 있을 것이다. 싫어하는 색은 나쁜 기억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사람에게는 싫은 기억이 좋은 기억보다 더 강하게 남는 까닭이라 한다. 그런 연유로해서 색으로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의외로 많다는 생각이 든다. 향도 그렇고 색도 그렇고 음악이 그렇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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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이서현 지음 / 마카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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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택배가 배달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느닷없이 폭발해버렸다. "펑!"...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아파트. 이름만 들으면 어느정도 수준인 줄 알만 한 동네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야말로 분초를 다투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알 수 없는 존재들이 너나 할 것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들이댔다. 그리고 끝없는 이야기가 만들어져 세상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폭탄이 터졌으니 경찰기동대가 떴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가장 먼저 의심받은 사람은 피해자였다. 피해자였음에도 가해자처럼 의심을 받았다. 세상속에 떠도는 말들이 그들을 가해자로 몰고 갔다. 그리고 그들은 파헤쳐졌다. 온갖 일상이. 하물며 그들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이야기들이 소설처럼 쓰여지며 세상속을 떠돌았다.


사람들 말이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어서요.....

난 요즘 사람들 그게 마음에 안들어. 하나만 알면 그게 전부인 것처럼, 쪼그만 정보 하나얻고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떠들어대거든....위험한 건 그런 사람들이예요. 자기가 휘두르고 있는게 뭔지도 모르니까.

누구나 보고싶은대로만 본다는 것이 문제다. 누구나 한번만 더 생각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금방 알 수 있는일인데도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무엇이 되었든 자신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면 상관없는 일이었고, 그 존재가 자신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말이 있다. '입속의 칼'이라는. 입속의 칼, 사람의 말이라는 게 그토록이나 무서운 것이라는 걸 왜 모르는 척 하는 것일까?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인터넷실명제가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이 원하면서도 또한 많은 사람이 외면해버리는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의 TV매체를 보면 징글징글하다. 말꼬리잡는 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어쩌면 저리도 말장난의 유희에 빠져 있는지... 그 많은 채널이 모두가 입이 하나라도 된 것처럼 똑같은 말을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기까지 한다. 자신이 했던 말, 자신이 하는 말에는 조금도 개의치않으면서 남이 하는 말에는 말마다 토를 달았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시대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적당히 무심하고 적당히 진력내고 적당히 친밀하고.....

가족이 무엇일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모두가 자신만이 아픈 것처럼, 세상에서 자신만이 뒤처진채 살아가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 이 책속에 등장한 사람들뿐이었을까? 오래전에 이런 유행가가 있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어 허허~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딱히 이 노래처럼 살아보자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란 게 어찌 그리도 높고 높은지... 무엇이 소중한지, 무엇을 소중하게 여겨야하는지조차 모르면서 자기인생만을 생각하며 산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받고 싶어한다.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선택한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은 어딘가로 떠넘기고 싶어하면서. 나 살기도 벅차다고. 모두가 세상을 탓하지만 그 세상을 만든게 누구인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인간성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쇼윈도부부라는 말이 있듯이 허울뿐인 가족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저 '가정'이라는 테두리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의 의미로만 존재하는. 그러나 그들 모두의 가슴속을 들여다보면 한결같은 꿈을 갖고 산다. '집밥'이라는 한마디의 말속에 너무나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것처럼. 그들 모두의 가슴속에 사랑이 없는 것도 아닌데. 내가 먼저 손내밀어주는 운동이라도 해야하는 게 아닐까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감사하는 마음을 잊은지 오래다. 누군가가 그랬다. 지금, 곁에 있는 것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들 그렇게 살아요. 폭탄만 안터졌을뿐이지.....

불특정다수의 집으로 아홉개의 사제폭탄이 배달되었다. 단 한집에서만 터진 폭탄... 그 폭탄이 몰고 온 파급은 엄청났다. 그래도 중산층이라고 믿고 살았던, 그래도 나름대로는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던 사람들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범인은 왜, 무슨 이유로 폭탄을 만들었으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냈을까?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글이 추천사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이것은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현대사회에서 가족의 의미를 다시한번 짚어보는 이야기라고. 정말 그럴까? 추천사를 쓴 이들도 모두 알 것이다. 이것은 한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을. 단지 '가정'이라는 아주 작은 집단으로 축소시켰을 뿐인 현대사회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을. "펑!"... 누구나 가슴속에 폭탄 하나쯤은 안고 산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어쩌면 시한폭탄처럼 언제 터질 것인지 알면서도 그것을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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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읽는 기술 - 문학의 줄기를 잡다
박경서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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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곤 했다.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도서관에 줄지어 서있던 책들이 너무 보고싶어서였다. 세계문학이라 일컬어지던 책들을 아마도 그 시절에 탐독했을 것이다. 그 시절의 책들을 다시한번 읽어보고자 성인이 된 후 다시읽기에 도전해보고 있는 중이다. 역시 학창시절에 읽었던 맛과 성인이 되어 읽는 맛은 달랐다. 그만큼 느껴지는 바가 달랐다는 말일 것이다. 문학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라는 말로 구분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베스트셀러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하지만 스테디셀러라 불리워지는 책들에게는 언제고 시선이 간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버티고 견디며 우리곁에 머물러준 까닭일 것이다. 이 책속에서 재미있게 표현했던 것처럼 책은 처음에 신간을 다루는 곳에서 뽀얀 얼굴로 반듯하게 누워 우리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조금 지나면 책장에 줄지어 선채로 우리의 관심을 기다린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서있던 책을 저 구석으로 몰아내고 그 몰아냄을 당한 책은 어느날 절판이라는 판결을 받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그것이 책의 운명이다. 그런데 이 책속에서는 아주 오랜동안 사라지지 않고 꾸준하게 우리 곁에 머무는 책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 책들이 어떻게 그토록이나 오랜 기간 우리의 관심속에 살아 남을 수 있었는지 흐르는 문학의 줄기를 따라 하나씩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두말 할 필요가 없이 문학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때로는 작가의 삶을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한 권의 책속에서 한 시대를 읽어내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속에서 다루고 있는 것도 한 권의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그 책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시대적인 배경을 함께 아우르고 있음이다.


가끔 생각해본다. 책을 읽을 때 재미가 먼저인지, 그 책이 담고 있는 저자의 메세지가 먼저인지. 하지만 어느 한편으로만 생각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이긴 한다. 재미없는 책이라 생각이 들면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책속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전혀 담겨져 있지 않았다면 두번 다시 입에 올리지 않거나 다른이에게 추천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말인데 그게 다분히 주관적인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작가의 고뇌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후의 세대가 어떻게 해석했는가에 따라 그 책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 있는 하나의 잣대가 되기도 할 것이니 책을 쓴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고전주의 문학이란 꾸준히 삶을 닦아 나가는 것이라는 말이 시선을 끄는 이유다.


<유토피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방인>, <폭풍의 언덕>, <노인과 바다>, <위대한 개츠비>, <변신>, <테스>, <위대한 유산>, <제5도살장>, <고리오 영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인 조르바>, <젊은 예술가의 초상>...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어느정도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한번쯤은 읽어봤을 그런 책들이다. 한 권, 한 권마다 작품에 대한 해설이 이해하기 편하게 실려있다. 문학의 뿌리라는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특징부터 시작해서 유토피아 문학과 디스토피아 문학의 배경까지 세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톰마소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프랜시스 베이컨의 < 새로운 아틀란티스>를 3대 유토피아문학이라 한다. 예브게니 자야찐의 <우리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오웰의 <1984>를 3대 디스토피아문학이라 한다. 작품들만 보더라도 유토피아 문학과 디스토피아 문학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짐작해 볼 수가 있음이다. 유토피아 문학은 행복한 세상을 꿈꾸지만 반면에 현실세계는 비판하고 현재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며 미래를 묘사하는 문학장르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역시 자본주의 체제로 인한 '부르주아' 계급이 노동자 계급인 '프롤레타리아'의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시대를 배경으로 탄생했다. 흥미로운 것은 본질적으로 공산주의를 꿈꾸는 게 유토피아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이렇다하게 정의내릴만 한 그 어떤 것도 없어 보인다. 복잡미묘한 것이 인간의 삶인 까닭이다.


특히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는 <노인과 바다>를 60~80년대의 젊은이들이 필도서로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재미있다. 1세대 영문학 학자들이 대다수 특수한 시대 상황으로 인해 미국에서 공부를 하며 영문학보다 미국문학을 파고 들었던 까닭이라 한다. 그만큼 우리 주변의 일들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신사라는 말의 어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중세봉건시대의 영국에서는 장자에게만 귀족작위가 상속되고 차남과 그 외의 친인척들은 귀족계층이 아닌 '젠트리'계층을 형성했다고 한다. 작위는 없지만 지주로써 귀족과 같은 생활방식을 누렸기 때문에 그들은 그냥 '젠틀맨'이라 불렸으며 여유로운 생활과 모범이 되는 행동으로 주위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이 19세기에 접어들어 중산층으로 자리잡으며 신사라는 개념이 생겨났다고 하니 다시말해 귀족과 중산층의 형태가 합쳐진 것이 신사라는 말의 어원일 터다. 문학의 흐름을 조금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헬레니즘은 신화를 중심으로 한 인본주의였다. 실용적이며 개인과 기술을 존중했으며 철학과 과학을 발달시키기도 했다. 그에비해 헤브라이즘은 유대교나 그리스도교 세계관인 성서중심이었다. 당연히 신본주의였으며 감성적이고 강한 지도자에 의한 집단주의 형식이었다. 권위적이었고 경배와 순종을 지향했다. 그 후로 등장했던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살펴보자면 고전주의는 보편적인 인간성에 주목했던 반면 낭만주의는 인간의 자아와 개성을 중시했다. 고전주의가 현실을 중시하며 진실을 추구했다면 낭만주의는 공상이나 상상력에 중심을 두고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고전주의는 형식과 균형, 기교를 중시했으며 낭만주의는 내용, 자유, 정서를 중시했다는 말도 보인다. 마지막으로 리얼리즘을 살펴보자. 근대 시민사회의 성립과 더불어 나타난 문학장르로 현실 사회를 엄밀히 반영했다. 소재를 현실에서 찾았으며 일상의 경험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했으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병폐를 고발하기도 했지만 현실의 모순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살펴보니 문학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음을 알 수가 있다. 리얼리즘을 바라보는 김남주의 詩가 시선을 끈다. 살짝 지루한 면이 있긴 하지만 문학주의의 흐름을 따라가며 당시의 작품들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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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심리학
바이원팅 지음, 최인애 옮김 / 미래와사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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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판도라 효과'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드라마가 가장 흥미로울 때 끝나는 것이나 결정적인 순간에 중간 광고를 하는 이유들 모두 '판도라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 하는데, 한마디로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 말에 살짝 거부감이 일기도 한다. 사실 중간광고를 한다는 그 자체에 화가 나는 바람에 결정적인 어떤 것의 묘미를 놓치기 일쑤인 까닭이다. 호기심에 앞서 뭔가 우롱당한 듯한 기분이 들어 심한 경우에는 아예 채널을 돌려버리기까지 한다. 안보면 그만인 것을 화를 참아가며 광고를 보고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큰 것이다. 어디에나 항상 예외적인 경우는 있다. 단지 그 예외성이 얼만큼의 확률이냐가 다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예외적인 경우는 어떤 심리현상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리스신화속에서 만날 수 있는 판도라는 인간에게 불을 준 프로메테우스를 벌하기 위해 제우스가 만들어낸 여인이기도 하지만 판도라가 호기심을 이겨내지 못한 탓에 희망만이 우리 곁으로 오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지는 이야기다.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그러니 우리의 일상생활속에 그런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렇고 그런 심리현상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했다. 사실 심리학에 관한 책은 너무나도 많다. 감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인간의 심리에 관한 책이 많은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흥미롭게 읽혔다. 전문적인 용어보다는 우리의 일상속에서 만날 수 있는 예를 많이 보여주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는 말이다. 흥미로웠던 부분들을 한번 되짚어보자면 이렇다. 인간에게 없어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랑'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정의를 내리고 있을까? '推己及人'이라는 말과 '易地思之'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가 실제적으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전자가 아닐까 싶다. '推己及人'은 자신의 생각대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뜻으로 '易地思之'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간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동물인가를 직시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걸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으니...


긴머리의 여성이 남성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이유에 대해 여기서 알게 된다. 머리카락은 건강의 척도와 관련이 있는 까닭이다. 옛날부터 건강한 사람은 풍성하고 윤기있는 머리카락인 반면 허약한 사람의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하고 잘 끊어진다고 했다. 그러니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일수록 남성 입장에서 보면 건강하고 생산능력도 강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다 그런 심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게 새삼스럽다. 사회규범과 시장규칙이 미치는 심리적인 작용의 결과는 놀라웠다. 같은 일이라 해도 사회규범을 적용했을 때와 시장규칙을 적용했을 때의 결과가 너무나도 달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 묘하구나, 중얼거리게 된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 관점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믿고 싶어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사실 우리의 뇌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걸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그런 현상을 편향동화라고 표현했지만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이성적인 사람이나 비이성적인 사람이나 모두 똑같이 자기 구미에 맞는 말만 듣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무서운 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말처럼 쉽진 않을 것 같다. 심리학을 통해 일반상식을 배운 느낌이다. 그야말로 괴짜심리학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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