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리포트 - 탈코르셋부터 소수자 차별 금지까지, 기자 4인이 추적한 우리사회 변화의 현장들
김아영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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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좀 볼까하여 리모컨을 눌렀더니 마침 '주부가 된 아빠들'이란 내용이 방송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말일 터다. 그런데 역할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부가 된 아빠들의 표정은 행복해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가사와 육아를 여성만의 역할로 바라보던 전통적인 관념이 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그런 변화는 이미 감지되었다. 단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일 뿐이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유치원버스를 기다리는 아빠의 모습, 수업이 끝난 아이를 기다리는 학교앞의 아빠들... 가부장적인 사회의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늘어난 수명으로 인해 기성세대가 많아진 탓인지 그런 현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는 게 어찌보면 옳은 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과도기라고는 하지만 우리의 현실속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관념 차이는 엄청나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형태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쉽게 변하려 들지 않는 기성세대의 고집도 만만치않아 보인다. 그런 와중에 젠더갈등까지 더해지니 혼돈의 연속이다. 젊은 아들녀석에게 요즘 들어 부쩍 페미니즘에 대한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너 혹시 페미니스트냐? 하니 아니라고 한다. 군대문제를 시작으로 남녀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들이 좀 황당해보이는데도 왠지 감정이입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한다. 어쩌다 그런 현상까지 벌어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우선 페미니즘에 대해 뭔가 왜곡되어진듯한 요즘의 젠더갈등은 빗나가도 너무 빗나간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페미니즘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던 여성들이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론이다. 물론 처음에는 단지 여성에 관한 주제로 시작했지만 요즘의 페미니즘은 소수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고 한다. 여성들이 가장 먼저 요구한 것은 참정권이었다. 그리고 두번째가 직장에서의 평등과 가정에서의 평등,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을 배제하는 것으로 점차 범위를 넓혀갔다고 한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노동환경이나 임금수준은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 남아 있으며, 가정에서의 평등은 앞서 말한 역할 바꿈과 일맥상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위는 주방에서 일해도 되고 아들은 안된다는 말은 이미 시대착오적인 말에 불과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솔직히 책을 읽기전에는 이 책에 대한 편견이 가득했다. 무슨 유행처럼 떠드는 말도 안되는 페미니스트들을 옹호하는 책이 아닐까 싶어서. 그러나 기우였다. 페미니즘의 정의가 왜곡되어져버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이런 책이 나왔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는 말이다. 제대로 된 페미니즘 운동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다. 얼마전 트랜스젠더의 입학을 불허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여대생들의 모습이 떠올라 씁쓸한 맛이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한 장병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끝까지 군인으로써 남기를 원했던 젊은이의 바램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다. 원래의 자리로 복귀시키라는 소송결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그녀를 제자리로 돌려놓기를 거부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성전환수술을 하기 위해 휴가를 갔다는 걸 윗선에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자신과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목숨을 끊은 공군 여중사 사건 역시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만연한 까닭이다. 여러 이야기를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까지도 관료주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나라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이 아니라 조직의 문제라는 걸 그들도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꾀하지 않는 그들만의 고질병은 언제쯤에나 고쳐지려는지. 伏地不動이란 말이 언제쯤이면 사라지려는지.../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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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읽는 기막힌 한국사 43 - 고조선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왕을 중심으로 풀어쓴 한국사
김선주.한정수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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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역사를 이야기한다면 고조선부터 시작한다. 고조선은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이다. 이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등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의 동북공정과 서북공정,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이나 정한론과 같은 터무니없는 말장난으로 인해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의 역사학자들은 어째서 강도높게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가 화가 치밀때도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자신에게 유익하게끔 우리의 역사를 날조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문화까지 넘보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려 이런저런 역사책도 많이 훑어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이 바로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치적 논리에 휘둘리는 역사교육은 올바르지 않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근현대사는 더 말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발해나 백제의 역사가 무너지지않고 역사서나 유물유적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다면 그야말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가진 우리가 되었을 것이다. 감히 중국이나 일본따위가 우리를 업신여기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그것뿐일까? 코리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려가 좀 더 오랜동안 역사속에 제대로 머물러주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여러번 하게 된다. 역사를 보면서 아쉬운 점은 늘 있게 마련이다. 당시의 삶을 살아보지 못했으니 지금의 시선으로 본다면 아쉬울 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갖지 못한 조선이 안타까울 뿐이다.


학창시절에는 우리의 지도를 보면서 토끼모양이라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호랑이모양이라고 한다. 편년체로 된 역사를 암기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지금은 역사교육도 많이 달라져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한국인이라면 한국사를 가장 먼저 배우는 게 맞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왕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역사서보다 백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역사서를 더 좋아하지만 교과서가 말해주지 않는 숨은 한국사, 라는 책표지의 말에 끌려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마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시험준비를 하는 학생에게 요점정리를 해 준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코로나때문에 발이 묶여서 마음껏 답사를 다니지 못하니 답답할 뿐이다. /아이비생각



학창시절에는 우리의 지도를 보면서 토끼모양이라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호랑이모양이라고 한다. 편년체로 된 역사를 암기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런데 지금은 역사교육도 많이 달라져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한국인이라면 한국사를 가장 먼저 배우는 게 맞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왕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역사서보다 백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역사서를 더 좋아하지만 교과서가 말해주지 않는 숨은 한국사, 라는 책표지의 말에 끌려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마치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시험준비를 하는 학생에게 요점정리를 해 준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코로나때문에 발이 묶여서 마음껏 답사를 다니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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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만드는 사람 - 개정보급판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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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보기 시작한 잡지에서 남미 최남단 파타고니아에서 양을 치며 살아가는 늙은 목동의 사진을 보게 된다. 독일 기자인 폴커 한트로이크가 기고한 기사였다. 그 기사를 읽고 무언가에 홀린 듯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파타고니아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바람을 만드는 사람 '웨나'를 열두 살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찾아다녔다는 네레오 코르소의 이야기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상당히 관념적인 소설이겠거니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네레오 코르소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알 수 없는 설렘을 느끼기도 했다. '웨나'가 단순히 전설속의 인물이 아닐수도 있겠다는 착각마저 들게 했다. 뭘까, 이 알 수 없는 전율은.


어린 소년은 도박과 술에 찌든 아버지에 의해 목동으로 팔려갔다. 고원의 외진 오두막에서 맞이하던 첫날 밤 세상의 모든 것을 뿌리뽑을 기세로 달려들던 바람이 무서워 몇날 며칠을 울었다. 그러다 늙은 가우초를 만나 바람을 만드는 '웨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목동으로써의 삶에 적응하며 '웨나'의 흔적을 찾아 협곡을 누빈다. 파타고니아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다. 탐험가 마젤란이 원주민의 발자국을 보고 '커다란 발'이란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는데 원주민어로는 '황량한 해안'이라는 뜻이란 말도 있다고 하니 이름만으로도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어림 짐작하게 된다. 아르헨티나와 칠레를 모두 품은 곳으로 파타고니아 안데스와 파타고니아 대지로 나눈다. 대부분 화성암과 변성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해안에 낭떠러지가 솟아 있는 곳이 많다. 경작에 적합하지 못한 지역이 많아 목축, 특히 양이나 소를 방목하는 곳이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에 석유개발이 시작되면서 파타고니아 지역 개발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당연히 목동인 가우초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가우초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한 초원지대 팜파스의 주민이나 목동을 일컫는 말이다. 목동은 철저하게 혼자인 삶을 살았다. 서로 떨어진 각자의 오두막에서 그가 탈 말과 양치기개들이 전부였다. 때가 되면 먹을 것과 필요한 것을 가지고 오는 몇몇의 사람이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에스파냐인과 인디언의 혼혈로 19세기 중반까지 번성했다는 말도 보인다. 왜 이렇게까지 파타고니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일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읽는 내내 미리 찾아본 파타고니아에 대한 정보는 이 소설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소설의 주인공 네레오 코르소의 삶이 이곳에서 시작되어 이곳에서 끝을 맺게 되는 까닭이다. 또한 그가 떠났던 남미의 모든 여정속에 파타고니아라는 의미가 너무도 깊게 내재되어져 있음이다. 책을 읽고나니 네레오 코르소라는 가이드를 따라 파타고니아 고원지대를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 그 여행을 끝내기에 살짝 아쉬운 마음도 있고.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가우초 이야기는 이채로웠다. 무언가를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행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은 우리 영혼의 결핍을 채워주지 못한다. 수많은 사람이 삶의 의미를 여행에서 찾고자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삶에 대한 정의를 찾는다는 게 어렵다는 말일 터다. 무엇하나 부러울 것 없는 왕자로 태어난 싯다르타는 동서남북의 문을 통해 인간의 生老病死를 보았다. 그리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하루하루가 붕어빵을 찍어내듯 같은 패턴으로 살아진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은 권태롭다. 길들여진 것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여행을 떠나보지만 결국에는 다시 돌아와야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일상인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오늘 나의 하루는 특별하고 멋진 날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막 찍어낸 붕어빵처럼 따뜻하고 바삭한 날이 있는가 하면 온기를 잃은채 찌부러진 하루도 있다. 그 권태로움을 이겨내기 위해, 혹은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한다거나 삶의 의미를 찾고 싶다고 가끔 우리는 여행을 떠나지만 그 여행끝에서 우리는 알게 된다. 그저 하루 하루를 충실하게 살면 되었던 거라고. 목동 네레오 코르소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도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철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아이비생각


우리의 삶은 웅덩이와 같소. 우리의 모든 욕망이 뒤섞인 혼탁한 물로 가득 차 있는 웅덩이 말이오. 태양이 내리비치면 웅덩이를 가득 채운 물이 조금씩 증발하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에 이르면 흘수선에 도달하오. 이때 우리는 처음으로 한번도 보지 못하고 생각지도 못한 바닥을 떠올리게 된다오. 물이 가득 차 있을 때 절대 드러나지 않는 진실과 대면할 시간이 가까워진 것이오. 우리가 믿었던, 어쩔 수 없이 믿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의 진실이 드러날 시간이 다가온 것이오. 그러나 우린 그 바닥에 더러운 오물이 있을지, 어떤 고결한 것이 있을지 알지 못하오. 그걸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모든 물이 증발하고 바닥이 드러났을 때뿐이오. (~248쪽,2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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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묵정밭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24
이성자 지음, 조명화 그림 / 책고래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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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왔을 때 건물 옆에 작은 텃밭이 있다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 책속의 말처럼 그야말로 묵정밭이었던 거다. 한 해, 두 해... 사람들이 왜 그 공간에 쓰레기를 버리는지 알 수 없었지. 그래서 우리가 그 밭에 뭔가를 심기로 했다. 첫 해에는 꽃을 심기로 했다. 밭을 갈아 씨를 뿌렸다. 열심히 물을 주었더니 싹이 났다. 반가운 마음에 또 열심히 풀을 뽑아주었는데 결과가 허망했다. 간신히 올라오던 싹이 잡초보다 늦게 자라 결국 잡초를 위한 밭이 되어버렸던 거다. 새싹을 이겨낸 잡초들은 정말이지 놀라운 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개망초가 날아와 자리를 잡더니 달개비도 몇송이 피워올라왔다. 이런! 아주 자연스럽게 꽃밭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거다. 가장 구석진 곳에서 자라고 있던 주름잎꽃이나 광대나물꽃은 왜 그리도 예쁘던지... 신기하게도 서로의 자리를 침범하지 않았다. 우리도 거들기 시작했다. 돼지풀도 뽑아주고 쓸데없이 남의 자리를 탐하는 잡초는 모두 뽑아주면서. 물론 그 다음해 봄에는 채소로 바꿔 심어 채소가꾸는 맛을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이처럼 땅은 모두를 품어 안는다. 이 책속의 묵정밭처럼. 꽃과 벌과 나비와 무당벌레, 들쥐까지 흐뭇하고 따스하게 품어안던 묵정밭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 책속에 담겨 있다. 진정 우리가 곁에 두어야 할 것은 빠름도 아니고 채우기도 아니다.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모든 것은 자연속에서 우러나온다. 인위적인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들이 우리에게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애들처럼 무슨 그림책이야? 가끔 듣는 말이다. 그림책은 애들만 보는거야? 하고 되묻는 말에 모두 어이없다는 듯 웃고 말지만. 사실 그렇다. 그림책이나 동화책은 왜 애들만 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종종 마주치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있다. 솔직하게 말해 애들이 보는 동화보다는 그다지 동화스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나마 그런 책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기에 눈에 띄면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다. 동화는 힐링이다. 어디에서 이렇게 맑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이기적이지 않고 원래의 제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동화라는 공간이 아닐까 싶어서. 바쁜 생활속에서 우리가 자주 외쳐대는 말들이 있다. '느림'의 철학이라거나 '내려놓기', '비우기' 등등... 그러나 말뿐인...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저런 말들을 소리로만 외쳐대는 것일까? 아마도 그런 것들이 필요한 까닭이겠거니 한다. 느리게 가야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려놓아야 할 때를 지나치는 바람에 욕망의 늪에서 허덕이는 자신을 만날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비워야 한다고 수도없이 말을 하면서도 끝내는 비워내지 못하는 자신을 바라볼 때, 그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육체의 힐링도 필요하겠지만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정신의 힐링, 마음의 힐링이 아닐까 싶다. 그런 때는 이렇게 얇고 작은 동화책 한권이 위안을 줄 때도 있다. 정말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가끔 서점에 들러 동화책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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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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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남자를 주축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온 빅토르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광고쟁이 후고가 그 주인공이다. 빅토르는 유명 미술품 거래인이다. 스톡홀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갤러리에 취직하여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고 스무살이나 차이나는 그의 어린 딸 옌뉘가 성인이 될때까지 기다리는 치밀함까지 보인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대표의 딸과 결혼하여 갤러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옌뉘는 단 한푼의 위자료도 받지 못한 채 처녀의 몸으로 버림 받았다. 게다가 빅토르는 거리의 여자를 통해 얻게 된 자신의 아들 케빈마저도 사나운 동물이 우글거리는 케냐의 평원에 버리고 온다. 온갖 비열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얻은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 싫어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천재적 광고쟁이의 재능을 타고난 후고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 만든 회사 이름이다. 인터넷을 통해 각국의 사람들이 요청한 복수를 대신 해주고 있다. 합법적임을 강조하며 시작했지만 합법적으로는 복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앞에서 잠시 주춤한 사이 그를 찾아 온 두사람이 있었으니 빅토르에게 버림받은 옌뉘와 케빈이다. 빅토르에게 복수를 해달라고 찾아왔다가 엉뚱하게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직원이 되어버린 옌뉘와 케빈. 이제 저들은 빅토르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주차때문에, 혹은 이웃의 소음때문에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를 때 실제로 복수를 꿈꾸기도 했다. 비오는 날 물을 튕기며 지나가는 차 뒤에다대고 "가다가 빵꾸나라~", 개똥을 치우지 않고 그냥 가는 개주인을 보면서 "에라이~ 개똥에 미끄러져라~", 자전거도로를 전세낸 듯 비키라고 소리지르는 자전거 부대를 보면서 "가다가 넘어져라~" 등등 악담을 퍼부은 적도 많다. 진짜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가 있다면 복수를 의뢰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 복수가 정말 달콤하다면. 하지만 제목만 보고 소소한 우리의 일상을 생각했다가는 크게 한방 얻어맞는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생각했다. 대리만족이라도 하고싶어서) 우리가 일상속에서 꿈꾸는 복수는 정말이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생각하면 그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복수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역으로 물을만큼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소소한 복수의 형태는 잠깐 보여질 뿐이다. 이야기는 곧 빅토르와 후고의 시점으로 좁혀진다. 그 와중에 케냐에서 건너 온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표현주의 화가 이르마 스턴의 유작 두 점이 등장한다. 케빈이 양아버지 올레에게서 도망쳤을 때 들고 왔던 그림 두 점이 진품으로 확인되면서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한다. 이르마 스턴은 실존인물로 독일계 유대인 혈통의 화가였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아프리카와 아랍 여인들의 삶을 그렸다고 하는데 이 책속에 그녀의 실제 작품이 실려있다. 원시적인 느낌은 고갱과 비슷하지만 독특한 색채가 작품의 특징이라고 한다. 복수가 아니라 예술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엉뚱한 듯 보여지긴 하지만 어느새인가 후고의 복수계획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웃음의 포인트는 찾지 못했으나 몰입도는 좋았다는 말일 터다. 이웃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구의 복수 계획을 세워주다 이 책을 쓰게 됐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기자 출신 작가라는 말이 시선을 끈다. /아이비생각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의아했다. 코로나로 힘든 세상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는 책띠의 말에 공감할 수 없어서였다. 유머에도 북유럽식이 있고 아시아식이 있고 미국식이 있을까?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각자의 문화가 다르다보니 웃음코드가 다를 수 있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어떤 사람은 웃고 어떤 사람은 웃지 않는 것처럼 어느 부분에 웃음이 담겨 있는지 서로 공감하지 못할 때도 있다는 말이다. 웃긴다기보다는 조금은 허황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요나스 요나손이란 작가의 이름이 낯설게 다가와 그의 작품을 찾아보았더니 눈에 익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란 책이 보인다. 오랜 기간 기자와 PD로 일하다가 뒤늦게 작가로 데뷔하면서 쓴 첫작품이라고 나온다. 요양원에 있던 100세 노인이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남은 생을 즐겨보자고 창문을 넘어 도망치면서 시작된다는 이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책의 소개글에서 말하고 있듯이 급변하는 현대사의 주요 장면마다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는 설정은 이 책속에서 보여지는 배경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진다.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과장된 설정들이 어색하지않게 잘 맞아떨어지는 걸 보면.


이 책은 두 남자를 주축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온 빅토르와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광고쟁이 후고가 그 주인공이다. 빅토르는 유명 미술품 거래인이다. 스톡홀름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갤러리에 취직하여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고 스무살이나 차이나는 그의 어린 딸 옌뉘가 성인이 될때까지 기다리는 치밀함까지 보인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대표의 딸과 결혼하여 갤러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옌뉘는 단 한푼의 위자료도 받지 못한 채 처녀의 몸으로 버림 받았다. 게다가 빅토르는 거리의 여자를 통해 얻게 된 자신의 아들 케빈마저도 사나운 동물이 우글거리는 케냐의 평원에 버리고 온다. 온갖 비열하고 치사한 방법으로 얻은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 싫어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는 천재적 광고쟁이의 재능을 타고난 후고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 만든 회사 이름이다. 인터넷을 통해 각국의 사람들이 요청한 복수를 대신 해주고 있다. 합법적임을 강조하며 시작했지만 합법적으로는 복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앞에서 잠시 주춤한 사이 그를 찾아 온 두사람이 있었으니 빅토르에게 버림받은 옌뉘와 케빈이다. 빅토르에게 복수를 해달라고 찾아왔다가 엉뚱하게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직원이 되어버린 옌뉘와 케빈. 이제 저들은 빅토르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주차때문에, 혹은 이웃의 소음때문에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오를 때 실제로 복수를 꿈꾸기도 했다. 비오는 날 물을 튕기며 지나가는 차 뒤에다대고 "가다가 빵꾸나라~", 개똥을 치우지 않고 그냥 가는 개주인을 보면서 "에라이~ 개똥에 미끄러져라~", 자전거도로를 전세낸 듯 비키라고 소리지르는 자전거 부대를 보면서 "가다가 넘어져라~" 등등 악담을 퍼부은 적도 많다. 진짜로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가 있다면 복수를 의뢰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 복수가 정말 달콤하다면. 하지만 제목만 보고 소소한 우리의 일상을 생각했다가는 크게 한방 얻어맞는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생각했다. 대리만족이라도 하고싶어서) 우리가 일상속에서 꿈꾸는 복수는 정말이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생각하면 그 많은 것을 어떻게 다 복수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역으로 물을만큼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소소한 복수의 형태는 잠깐 보여질 뿐이다. 이야기는 곧 빅토르와 후고의 시점으로 좁혀진다. 그 와중에 케냐에서 건너 온 치유사 올레 음바티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표현주의 화가 이르마 스턴의 유작 두 점이 등장한다. 케빈이 양아버지 올레에게서 도망쳤을 때 들고 왔던 그림 두 점이 진품으로 확인되면서 이야기가 꼬이기 시작한다. 이르마 스턴은 실존인물로 독일계 유대인 혈통의 화가였다. 세계를 여행하면서 아프리카와 아랍 여인들의 삶을 그렸다고 하는데 이 책속에 그녀의 실제 작품이 실려있다. 원시적인 느낌은 고갱과 비슷하지만 독특한 색채가 작품의 특징이라고 한다. 복수가 아니라 예술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엉뚱한 듯 보여지긴 하지만 어느새인가 후고의 복수계획이 성공하길 바라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웃음의 포인트는 찾지 못했으나 몰입도는 좋았다는 말일 터다. 이웃과 갈등을 빚고 있는 친구의 복수 계획을 세워주다 이 책을 쓰게 됐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기자 출신 작가라는 말이 시선을 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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