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과 여행의 차이는 목적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현실에 대한 불만족은 누구에게나 떠남에 대한 욕구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떠나기 위해 문을 여는 순간 내가 가야할 곳이 없다면 그건 가출에 불과합니다.
때로는 목적지가 없는 방황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요. 그러나 지금 제 나이에 - 그래봐야 30대 초반이지만 - 그런 방황을 곱게 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집에서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요 근래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 고민은 내가 서 있는 곳과 내가 나아가야 할 곳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혹시 내가 가고 있는 곳이 얼마 후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안겨 주는 것은 아닐까? 과연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 것인가? 나는 나의 가정을 지켜낼 수 있으며, 미래에 나와 내 가족이 생존하기 위한 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가? 만약 없다면 어떻게 만들 것인가?
고민과 생각의 고리가 얽히고 섥히어 결국에는 어떻게 현실에서 '생존'할 것인가의 물음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그동안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점차 절실하게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었습니다. 나중에 정말 절실해질 때면 이미 늦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명함의 뒷면 백지 위로 생각을 집중하라. 그리고 필사적으로 생각해 보라. 나만이 아주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것, 다른 사람이나 회사가 돈을 많이 주고라도 사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적어 보라. 그것이 무엇인가? …… 만일 한 가지라도 확실하게 적어 넣을 수 있다면 당신은 경제적으로 불안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 미래 사회를 이루는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생산 수단, 즉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개인 명함의 뒷면에 당신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와 전문 분야가 없다는 것은, 당신은 아직 전문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당신은 지식 사회를 맞이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 사회의 부를 나누어 가질 가장 강력한 생산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지금 위험한 곳에 서 있다. 바로 생존의 문제를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구본형, 낯선 곳에서의 아침 中에서) |
고민의 실마리를 푸는 데에 찰스 핸디가 말하는 '포트폴리오 인생', 구본형과 공병호가 말하는 '1인 기업',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지식 노동자' 개념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미래 사회의 경쟁력은 '지식'(전문 지식)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기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알기만 하면 뭐합니까? 행동을 해야지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리, 이렇게 한번 해 봅시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일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
→ 그 결과는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비록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자신의 강점이 드러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이제 자신과의 약속을 해야 합니다. 내가 바라는 3년 후 내 모습을 그려보고,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자신과 약속을 합니다. 기업에서 말하는 일종의 비전과도 비슷하겠죠. 너무 긴 기간을 잡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가다가 지칠테니까요.
참, 3년 후의 내 모습은 매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자위(自慰)에 머무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1년 후, 2년 후 내가 서 있을 중간 경유지를 만들어야 합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체크해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표면적인 성과 없이는 쉽게 지치니까요.
- 3년 후 나의 위치, 그것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나만의 명함을 만들어 봅니다.
그것이 바로 나의 '브랜드'입니다.
- 그러나, 이를 이루기 위해 고시 공부하듯 하지는 맙시다.
나를 발견하고 나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어렵고 힘든 과정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한 신나고 재미있는 과정입니다.
특히나 지금 직장에 이미 몸담고 있는 분들은 매우 혜택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로써, 기존의 기업에 종속된 내가 아니라, 기업과 계약을 맺고 거래할 수 있는 당당한 1인 기업의 CEO가 되는 것입니다(구본형). 벼룩의 시대를 살아가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찰스 핸디). 미래를 이끄는 지식 노동자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피터드러커).
오랜만에, 동주아빠 손병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