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어디 가서 달리 배우는 것은 아니고 집에서 비디오 테잎을 틀어놓고 새벽에 따라하고 있습니다.
(원래 요가 비디오 테잎을 처음 산 것은 아내였습니다. 집안 일에서 프리랜서 일까지 모두 집에서 하다 보니 몸이 개운치 않은 것 같다고 하여 마련한 것입니다.)
『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라는 책을 보고 있습니다. 맘만 먹으면 몇 시간 안에 뚝딱 읽어 버릴 정도로 크게 부담되지 않은 내용과 분량입니다.
이 책은 크게 시간 경영, 지식 경영, 건강 경영, 행복 경영, 인맥 경영 등 5가지의 자기 경영에 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코치의 『80/20 법칙』의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 공병호는 『80/20 법칙』의 역자이기도 합니다.
「시간 경영」의 많은 부분을 새벽 시간의 활용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저자 스스로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와닿습니다.
"새벽과 아침 시간은 신성 불가침의 영역이다."라고 말하는 그의 말을 저는 매우 쉽게 동의합니다.
저자는 아마도 새벽 3시 전후로 해서 일어나 하루를 맞이하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인 나는 약간 조정하여 4시 전후로 일어나 새벽 시간을 좀 더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제와 오늘 5시에 일어났으니, 무리하지 말고 다음 주부터는 4시에 일어나 새벽 시간을 좀 더 활용할 생각입니다.
제게 일찍 일어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수면 시간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확신이며 장점이기도 합니다. 중학생 시절 내내 12시에 자서 4시에 일어나는 4시간 수면을 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4시간만 자도 생활하는 데에 아무런 무리가 없다는 것을 어떤 책을 통해 알았기 때문입니다. 정말 피곤하면 낮에 잠깐의 가면(假眠)을 취하면 됩니다.
따라서, 일찍 일어나는 게 문제가 아니리, 정작 일찍 일어나서 '무엇을' 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일찍 일어나봐야 소용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위해서 일찍 일어나 할 일이 없었습니다. 대개 업무 시간 내에 모든 일 처리는 가능했습니다.(제가 잘 나서가 아닙니다. 단언컨데 대개의 사람이 그러합니다.) 만약 안 된다면 밤까지 남아서 처리하면 됩니다. 일찍 출근해봐야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출근 시간 내에만 출근하면 됩니다.(그것도 못 지키는 사람을 허다하게 봤으니까요.) 대신 일을 일찍 끝내더라도 제때 퇴근하는 것은 오히려 눈치가 보였습니다. 업무 시간 8시간 내에 못할 일이란 별로 없습니다. 아니, 사실 서너시간 바짝 하면 대개의 일은 끝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저녁 늦게까지 시간을 나누어 10~12시간 동안 나누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이것이 문제인지 알면서 몹쓸 습관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그러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라면 '일용할 양식을 벌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와 내 가정의 미래는 언제 준비해야 할까요?
공병호의 말 대로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일은 업무 시간에 집중적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그러나 현 사회에서 조직 내의 '인력은 끊임없는 조정의 대상이' 됩니다. 미래가 불안한 사람이 조직 내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데에 하루의 80%를 쓰더라도, 자신을 위한 20% 시간은 남겨두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 20%가 80%의 시간보다 훨씬 값진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현재, 그리고 미래에...
저의 계획은 이러합니다.
새벽 4~5시에 일어나 1시간 동안 요가를 합니다. 조깅을 하는 것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방바닥에 앉아 요가를 하는 것이 내 체질에 맞는 것 같습니다. 요가를 하면서 몸의 긴장을 풀고 정신을 집중하여 심신의 건강을 도모합니다.
그런 다음 아침 밥을 꼭 챙겨먹고, 아침 일찍 출근하여 독서를 하거나 이렇게 글을 씁니다. 월요일과 같이 한 주를 준비해야 할 때에는 한 주 동안 해야 할 일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계획합니다.
9시에 업무가 시작되면 가급적 오전 중에 중요한 일을 끝냅니다.
업무 시간 중에 집중하여 회사 업무를 마칩니다. 저녁까지 해야할 일이 없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도록 가급적 모두 처리합니다.
저녁 시간에는 전문 지식을 쌓도록 노력합니다. IT 지식과 시장 흐름을 익히는데에 도움이 될만한 서적들을 읽고 연구합니다. 회사와 나를 위한 지식인 셈입니다. 가끔은 인간 관계 유지를 위한 만남과 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 저녁에는 30분 정도 달리고, 30분 정도 반온좌욕(半溫坐浴)을 하면서 책을 봅니다.
그리고 밤 12시 전후해서 반드시 잠자리에 듭니다.
다소 빡빡한 듯 느껴지는 스케줄이지만 분명 나의 몸과 정신을 건강하고 활기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 가운데 오히려 의도적인 한가함과 계획된 여유로움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실의 삶이 바쁘고 힘들어 속세를 떠나지 않고서는 결코 한가함과 여유로움을 찾을 수 없을 땐 '의도적인 한가함'과 '계획된 여유로움'이 필요합니다. 내 인생 어느 순간 갑자기 닥쳐 올 '타의에 의한 한가함'을 대비하기 위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