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그말리온이 그가 조각한 석상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아프로디테가 석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여인의 이름은 갈라테이아입니다. 이런 신화 이야기를 토대로 심리학에서는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말합니다. 결국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교육심리학에서는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번역되어 출간된 《교실의 피그말리온(Pygmalion in the classroom)》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허한 칭찬과 입에 발린 칭찬은 동물들조차 쉽게 알아채고 이내 무감각해집니다. 중요한 것은 정말 제대로,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여 그들이 잘하고 있는 점 - 긍정적인 면을 집어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나를 매우 깐깐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의 아내는 내가 아직도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의 속성이 많이 남아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애정과 기대가 어린 격려의 말과 칭찬이 부족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신나는 조직을 만들고 화기애애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진정으로 애정을 가지고 그들에게 '기대'하고 '칭찬'해야겠습니다.
한번도 애정이 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이를 제대로 표현함으로써 그 바람과 애정이 더욱 적극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습니다. 피그말리온도 자신의 바람을 아프로디테 제단 앞에서 말로써 간절하게 기도를 하였기에 아프로디테가 알았던 것입니다. 신들도 인간이 말을 해야 그것을 제대로 알아듣는데, 하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서는 오죽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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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속이 계속 거북합니다. 무엇 때문인지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나의 몸 하나 제대로 간수(看守)하지 못하는 꼴이 한심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점점 나의 몸이 스스로를 힘들어함을 느낍니다. 많이 티가 날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배도 좀 나왔습니다. 일을 오래 해서인 까닭도 조금은 있겠으나 아침에 일어나 상쾌한 기분이 들 때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몸에 대한 경고입니다. 경고는 받아들일 때만이 가치가 있습니다.

김훈의 자전거여행2의 표지에 보면 "자전거를 타고 만나는 사람과 산하, 그 풍경의 안쪽! 다시 찾은 몸의 기쁨, 마음의 발견!"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연필을 들고 있던 손이 나도 모르게 "다시 찾은 몸의 기쁨"이란 곳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책 표지 문구에 밑줄을 그었던 것도 처음입니다. 그만큼 그 말이 맘에 들었고, 나 또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나이 한 살 더 먹을수록, 밤의 즐거움보다는 아침의 상쾌함을, 포만의 거북함보다는 다소 배고픈 가벼움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후배처럼 몸이 느낄 때까지 뛰는 습관을 가진 것도 아니고, 헬스클럽에 등록해놓고 정기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질도 아닙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눈뜨자마자 욕조에 물받아 놓고 30여분 물에 빠졌다 나오는 반신욕이 고작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아주 피곤하거나 과음을 했을 때에는 특효약이 되지 못합니다. 그저 평상시에 내 몸을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유수봉하해(流水逢河海) - 흐르는 물은 바다를 만납니다. 물은 흘러, 아래로, 넓은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 원래 그러한 본성이겠지만,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다잡지 아니하면 한걸음도 제대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움직이고 나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인간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김훈式으로 표현하자면, 동력은 이동의 잠재적 가능성일 뿐, 여기에 방향이 부여되어야만 현실적 추진력이 될 수 있습니다. 매일 매일 내가 나아가는 곳이 제대로 된 방향인지 아닌지를 점검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몸이 주는 경고를 깨닫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몸을 해하는 일들도 삼가야겠습니다. 그러할 때만이, 오직 앞으로 나아가며 새롭게 해나가야할 일들도 많고 많은데, 과거로 되돌리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하는 어리석음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내 과거의 몸과, 내 과거의 열정과 내 과거의 치열함이 무척 그리워진다면, 술 퍼마시고 필름이 끊겨 기억 속에 지워진 시간을 후회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오늘 아침, 나의 몸이 주는 경고를 가슴 깊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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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의 밤은 무겁고 지쳐있습니다. 1시의 새벽은 개념 속의 시간이지 실제는 어제의 연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번 주는 내내 1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올 수 있습니다.
친구는 맨날 일만 한다고 쯧쯧 소리를 내고, 선배는 오랜만에 다같이 모이는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고 술김에 불평이 많습니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이렇게 사는 제 모습이 불쌍해 보이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하루에 두 세 시간은 책을 읽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대개 일을 합니다. 시간이 길다 보니 일인지 놀이인지 생활인지 구분이 잘 안 갑니다. 다소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 한 몸으로 여러 기능을 해야 하는 똑똑하지 못한 이가, 시간으로라도 승부를 내야지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경험적으로 볼 때, "할 땐 하고 놀 땐 논다"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은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겨우 나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고, 해야 할 일에 덜 매이게 되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지금의 나의 삶은 무척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마흔이 훌쩍 넘으면... 더 행복해하고 있지 않을까요^^

회사에 새로운 얼굴들이 몇 명 있고, 늘 꿈은 꾸지만 아직 더딘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스스로 옛 직장을 나와 이 일을 한지도 이제 열 달째 접어듭니다.
내 한번, 멋지게 일에 집중하여 살아보리라 맘을 먹고, 漢의 장량과 같이 되고자 마음 먹었습니다. 그로부터 열 달, 나름대로 집중하고 노력하였지만 아직은 얼치기 초심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장 트렌드로 볼 때 '초심자의 행운'에 가깝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성패는 지금부터의 행동에 따라 결정됩니다. 뒷심 - 그것이 진정한 실력이며 능력임을 압니다.

불안함과 긴장감, 그리고 묘한 기대감이 함께 흐르는 밤입니다. 점점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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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일이 많으면 우리 딸은 외할머니 댁에 가서 몇 일을 보냅니다. 아직 어린이 집에 보내기 이르다고 판단하여 내년 봄이 올 때까지는 이런 식으로 가사 일과 돈 버는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아내의 생각입니다. 얼마 전 꽤 괜찮은 회사에서 입사를 권하였지만 육아 문제로 주저하다가 결국 포기하였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렇듯 아내는 저만큼이나 늘 바쁩니다. 아무리 바빠도 몇 달 후에는 집으로 완전히 데려올 것입니다. 비록 친정이기는 하나 자식을 떼어놓는 것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아내는 말합니다. 저 또한 생각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말 어찌할 수 없어 딸을 외가에 맡기고 오면, 돌아오는 내내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 제법 말귀도 알아 듣고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는지라, 자기 혼자 외가에 떨어져 있는 것을 눈치 채는 순간 집이 떠나갈 듯 웁니다. 마음이 약해 쉽게 뿌리치고 나오기도 힘이 듭니다. 그런 모든 걸 아는 외할머니가 어서 가라고 손짓합니다. 울먹이는 딸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서둘러 뛰쳐나오면서, 내가 정말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 일 후에 딸은 다시 집으로 돌아 옵니다. 딸을 데리러 가면, 그동안 보살펴 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 아빠에게 달려옵니다. 그런 딸이 귀엽기도 하지만, 장인 장모께는 참으로 민망합니다. 큰 죄를 지은 듯한 심정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내가 아무런 걱정 없이 집에서 딸과 편하게 보낼 수 있도록 물심 양면으로 지원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物)"입니다. 더 줄만한 "심(心)"도 없습니다. 나의 생각으로는 내 벌이 정도면 그냥 그럭저럭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내의 고민은 나보다 훨씬 멀리 앞서 갑니다. 우리 딸이 정상적으로 교육받고 커나가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뒷바라지 하는 것과 늙은 날 우리 부부의 노후까지 생각합니다. 나더러 학교도 더 다니라고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있고, 가족만 생각하는 아내가 있습니다. 너무 사랑스러워 안쓰러운 딸이 있고, 너무 가족만 생각하여 현실의 여유를 가끔 놓치는 아내가 있습니다. 그런 가족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결혼 6년차 대한민국 남편 그리고 아빠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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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코가 막혀서인지 뒤척이다가 울다 밤을 샜습니다.
아침에 동네 약국에 가서 애들 코막힘에 좋은 약을 달라고 했습니다. 불필요한 약을 먹이지 않기 위해 종합 감기약보다는 해당 증상의 완화를 위한 약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구입한 것이 ○○제약의 <○○ 에스 시럽>입니다. "어린이 콧물·코막힘에 - ○○ 에스 시럽" 이렇게 쓰여진 약입니다.

약을 사서 돌아오는 길에 포장지에 적힌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효능·효과 :
코감기, 알레르기성 및 혈관운동성 비염에 의한 다음 증상의 완화 : 재채기, 콧물, 코막힘.

즉,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에 효과가 있는 약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항상 따라다니는 주의 사항이 적혀 있었습니다.

주의 : 부작용

그런데, 어떻게 부작용을 주의하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강원도 넘어가는 고갯길에 "낙석주의"라고 쓴 거나 다를 바 없습니다. 운 나쁘면 떨어지는 돌에 맞을 수 있으니 알아서 주의하도록!

그런데, 더 웃긴 것은 그 부작용의 내용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약 포장지를 뜯어 안에 든 설명서를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부작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어 놓았습니다.

    3. 부작용
    1)중추신경계: 진정, 졸음, 중추 신경 쇠약, 중추 흥분, 불안, 발한, 경미한 혈압 강하, 시력 장애, 산동, 헛소리, 환각, 흥분, 근육 경련, 경직, 아테토시스, 간대성 및 강직성 경련, 고열, 호흡 마비, 혼수, 순환기 마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2)과민증: 피부 반응, 일시적인 자극통, 작열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소화기계: 구갈, 구역, 구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4)비뇨기계: 배뇨 곤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5)소아에서 흥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7. 소아에 대한 투여
    소아에서 특히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
재채기와 콧물, 코막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헛소리, 고열, 호흡 마비, 혼수까지 감수해야한다는 것인지,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분명히 소아를 위한 약임에도 "소아에서 특히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합니다."라고 써 놓고 있습니다.

먹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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