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의 밤은 무겁고 지쳐있습니다. 1시의 새벽은 개념 속의 시간이지 실제는 어제의 연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번 주는 내내 1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올 수 있습니다.
친구는 맨날 일만 한다고 쯧쯧 소리를 내고, 선배는 오랜만에 다같이 모이는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고 술김에 불평이 많습니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이렇게 사는 제 모습이 불쌍해 보이는 건 더더욱 아닙니다.
하루에 두 세 시간은 책을 읽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대개 일을 합니다. 시간이 길다 보니 일인지 놀이인지 생활인지 구분이 잘 안 갑니다. 다소 부작용도 있긴 하지만 한 몸으로 여러 기능을 해야 하는 똑똑하지 못한 이가, 시간으로라도 승부를 내야지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경험적으로 볼 때, "할 땐 하고 놀 땐 논다"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은 "마흔이 훌쩍 넘어서야 겨우 나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고, 해야 할 일에 덜 매이게 되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지금의 나의 삶은 무척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마흔이 훌쩍 넘으면... 더 행복해하고 있지 않을까요^^
회사에 새로운 얼굴들이 몇 명 있고, 늘 꿈은 꾸지만 아직 더딘 발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스스로 옛 직장을 나와 이 일을 한지도 이제 열 달째 접어듭니다.
내 한번, 멋지게 일에 집중하여 살아보리라 맘을 먹고, 漢의 장량과 같이 되고자 마음 먹었습니다. 그로부터 열 달, 나름대로 집중하고 노력하였지만 아직은 얼치기 초심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장 트렌드로 볼 때 '초심자의 행운'에 가깝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성패는 지금부터의 행동에 따라 결정됩니다. 뒷심 - 그것이 진정한 실력이며 능력임을 압니다.
불안함과 긴장감, 그리고 묘한 기대감이 함께 흐르는 밤입니다. 점점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