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타나모로 가는 길 - The Road to Guantanamo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전쟁의 땅을 아냐고 또래에게 묻는다. 알 리가 없지. 우린 전쟁의 상흔을 안은 곳에 사는 거지 전쟁의 땅에 살고있는 게 아니잖아. 전쟁을 끝낸 게 아니라 잠시 휴전하는 중이라고 해도 알 리가 없지. 설상가상 내겐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줄 어른도 안계신다. 폭격기 한 번 맞아보고 싶다거나 최루탄, 화염병 날아다니는 거 보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할아버지만 중3때 돌아가시고 모두 건강하시다)는 분명 그 시절을 사셨는데도, 내가 듣기론 그저 가난 뿐이다. 가난. 뿌리 없고 실체만 있는 그것만이 명확했다고 식구들 모두가 아니, 아빠와 엄마가 말했다. 전쟁영화를 잘 못 본다. 목이 달아나는 장면에 몸서리쳐져서가 아니고 지독한 학살이 오히려 지루하기 때문인데, 그게 인간이 동물을 학살하는 것과도 다를 바가 없어서 비위 상한다. 그건 내 사정이고, 세계는 또 나와 상관 없이 제멋대로 잘 돌아가기 때문에 그걸 알 필요가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요 몇 년간 전쟁에 대해 그러니까 전쟁으로 인한 부수적 갈등이나 해당 국가의 관계들,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주로 중동이긴 했지만 모두 서구 선진국들과도 관련이 있다는 걸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는 것만 알게 되었다. 식민 쟁탈전이 결국 모두 전쟁과 관련 있고,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연장선상에서 전쟁영화가 봐지기도 한다. 외면한다 해서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맘 편한 것도 아니라서 바로 그것들이 끈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는 쏟아지는 전쟁영화 수집에 꽤 열을 올렸다. 그러니까 '제목' 말이다. 어느 영화가 어떤 전쟁을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지극히 단편적인 정보. 그리고 전쟁영화는 아니지만 관련된 <관타나모로 가는 길>을 보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없애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온 1세기 역사를 가진 관타나모 수용소는 여전히 굳건히 살아남아 전쟁범이나 정치범의 자유를 뺏고 있으며, 영화는 세미다큐 형식으로 만들어진 실화 바탕의 작품으로 사실감과 진정성을 두루 갖춘 수작이다.

 

관타나모는 쿠바 동부에 있는 관타나모주의 도시로, 미국-에스파냐 전쟁의 결과로 1903년 이래 미국의 해군기지가 되었다. 이때부터 관타나모는 미국의 중남미 군사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 기지 역할을 한다. 미군 관할 아래 거대 수용소가 생겼고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사상,전쟁범에 대한 구속과 구타,고문,학대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정치범 수용이 아니라 무관한 이들을 정치범으로 둔갑시키려는 강압적 처우에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우리 역사에도 공공연했던 인권유린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금, 잘못된 진실과 제멋대로식 억압은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한다. 혐의 있는 자, 혐의가 진실로 밝혀진 자에 대한 심한 고문에도 하물며 인권유린이라는 단어가 붙는데, 원하는 진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죄 없는 자, 혐의는커녕 상관없는 자를 잡아와 고문하는 것에는 응당 책임이 따라야 한다. 관타나모 수용소가 생긴 지 1세기가 지났는데도 지금껏 처우나 시설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미국의 이득과 기득권 보호를 위해 방해되는 이들이 모진 대우로 죽어가거나 자유를 빼앗기는 것은 유엔과 안보리가 아무리 '국가안전보장'을 외쳐도 해당 국가(미국)만이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실제로 미국은 국제사회에 나와 인권에 관한 가장 높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사실상 자국 보호라는 명목 아래 엄청난 인권유린을 타당화 시키고 있다. 제 나라에 불리한 것은 법으로 취급도 안할 뿐 아니라 모두 중동 테러리스트 책임으로 돌려버린다. <관타나모로 가는 길>도 같은 맥락에서 탄생한 영화다. 그들이 좀 더 신중을 기하고, 명확한 법집행에 매달렸다면 이런 실화는 있지도 않았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잘못된 일을 타당화 시키기 위해 또다른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키는 매커니즘이 반복된다. 어느 날 영국 청년 셋은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간다. 결혼식을 위해 먼저 떠난 주인공까지 모두 넷. 파키스탄계이기는 하지만 오래 전 영국에 터전을 잡은 이들은 중동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도 친밀감도 갖지 않은 채 단순한 목적으로 향했을 뿐이다. 하필이면 9.11 테러 며칠 후. 그리고 돌아가지 못할 줄 몰랐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도록. 3년 가까이 가족들과 친구들 얼굴을 못 보게 되고 친구 하나를 잃을 줄은 생각도 못했던 일이다.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도 술렁이긴 마찬가지다. 도착 전에는 몰랐지만 막상 파키스탄 전역이 긴장과 도가니 상태였다. 소문이 꼬리를 잇고, 소문이 소문을 물고 늘어져 진실이 되었다. 청년들은 궁금했다. 파키스탄에만 있자니 지루해서 무작정 국경을 넘을 생각을 한다. 별로 어렵게 보이지도 않았다. 칸다하르로 가는 버스를 타고 멀미나 먹는 문제 빼고는 비교적 잘 도착했지만 현지 상황은 달랐다. 밤마다 낮마다 엉뚱한 곳에서 폭격이 시작됐고, 폭탄이 터져나가 많은 사람이 죽었다. 소문은 더 흉흉했다. 칸다하르에서 카불로 가는 길 또한 만만치 않았다. 곳곳에 팔,다리,목이 없는 시체가 즐비하고, 피투성이로 울부짖는 사람들도 다반사. 단테가 묘사하지 않은 지옥이 그곳이었다. 미군에게 붙잡히거나 수상한 낌새를 주게 되면 한참을 잡혀 있어야 했다. 깊은 구덩이를 파서 수상한 사람들은 한 번에 사살한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하지만 영국인 청년들은 자신이 영국인이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하기만 하면 미군과는 친구가 될 수 있고, 금새 풀려나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차츰 현실이 그렇지 않아지고, 미국 정부의 아프간 압박과 폭격은 도를 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잡혔다. 영국인이라는 사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순식간에 탈레반 추종자가 되어 알 카에다의 정보와 빈 라덴의 주거지 실토를 압박당해야 했다.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하고 있었다.

 

아무 이유없이 수상하다는 점만으로 눈이 가려진 채 총구에 겨눠져 군용차에 올라타 수용소로 끌려가는 영국 청년을 비롯한 각계 중동계 출신들. 그들이 간 곳은 쿠바 관타나모. 부시가 대우는 적당하고 인도적이라고 발표하는 바로 그 관타나모 수용소다. 영화는 생각했던 그대로 진행된다. 실제 주인공들의 인터뷰가 영화 중간중간 삽입되어 생동감 있는 현실을 전해준다는 것과 비교적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점, 영화라기 보다 다큐라고 하는 게 훨씬 어울린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수업용으로도 교육용으로도 교양용으로도 좋은 작품이다. 간단해서 이해 못할 구석이 한군데도 없는데 자꾸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제네바 협정을 준수하는 인도주의적 인권대우라니, 이런 걸 가만히 보고만 있어야 하나. 나라는 존재는 티끌보다 더 작아서 제 나라 부당 재판에도 뭐라하지 못할 처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재판 하나 없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혀 눈도 가린 채 아무렇게나 끌고 와서 수용소에 갖다 넣고 인권을 유린하는! 어이없는 정부가 말이다. 이게 과연 전시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대처법이란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일까. 무작정 끌고 와서 살인자 취급하는 게? 검색 몇 번으로도 관타나모 수용소에 관한 끔찍하고 잔인한 실상들을 볼 수 있다. 그 고문법 하며, 진실 찾기가 아니라 겁주기식 군 작전들로 점철된 곳에서 과연 진짜 중동 테러리스트 탄생을 바라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보복 공격을 낳을까 두렵다. 그곳은 그런 식으로 미 해병대에 의해 접수되고 있었다. 멀쩡한 사람을 테러리스트, 살인자로 만드는 비밀의 장소로.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서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전혀 유쾌한 내용이 아닌데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엄청난 몰입을 당한 건 오랜만이었다. 인간 살인병기들이 아니라면 이건 전혀 무의미한 일이다. 테러범 축출이나 살인범죄 퇴출에도 전혀 도움될 리 없는 인력 낭비였다. 이런 소모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겁주기나 협박용인가. 중동계 유럽인까지 전부 테러리스트로 치부하려는 게 목적이라면 적어도 기준을 정해야 한다. 자국의 타당성을 내세우기 위한다거나 본때를 보여주려고 피부색 판별로 무조건 잡아들이는 건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선진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 테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풀어야 할 매듭이 딴 데 있고, 미국이 그 문제를 바로 서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바, 절대 관타나모는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곳은 어쩌면 영원히 인권유린의 사각지대가 될 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처럼 무고한 영국 청년이 2호, 3호 계속 나올 것이고 나오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전시라 해도, 재판 없는 구금과 살인이 있을 수 있을까. <관타나모로 가는 길>은 많은 것을 묻지만 대부분이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행여 오해가 풀렸다 해도 몇 개월간 고통 받은 무고한 이들의 인권유린과 고문,구타를 어떻게 보상할지 궁금하다. 선진국이라는 이유로 힘 없는 국가들이 늘상 이렇게 당해줘야 하는가. 이럴 때 보면 유엔과 안보리, ICJ의 존재는 더없이 무의미하다. 이미 벌어진 일 수습을 위해 존재하는 국제기구. 그것만으로 이 세계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청년들은 곧 꺼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듣게 되고, 서로 친구들이 자신을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고발했다는 억측 아래 부당한 자백을 강요 당한다. 고급 정보는 고급 '수' 아래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던가. 비밀정보원이라던가. 비로소 미국이라는 나라에(이 수용소가 미국의 아래서만 힘을 과시하는지, 러시아,독일,영국도 가세하는지 모른다) 눈먼 돈이 어마어마할 지도 모른다는 눈먼 감상법이 나온다. 한둘도 아니고, 하루이틀도 아니고, 사람 하나 사형시키는 데에 어마한 돈이 든다는데, 배보다 배꼽이 큰 격 아닌가. 하나 잡겠다고 둘셋넷다섯, 몇인지도 모를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으니. 자국민들도 이런 현실을 알고 있을까. 제 나라 세금이 쓰이는 요량을 좀 보면 화가 날 만도 한데! 그곳은 서지도 말하지도, 보지도 못하게 하고는 이리 끌고갔다 저리 끌고갔다, 전통이랍시고 행해지는 명예살인 욕할 가치도 없는 체제 속에 운영되는 곳이다. 벽도 없이 동물원 우리 같은 철창 안에 한 명씩 들어가 아무 것도 하지도 못하고, 할 수도 없게 생활하는 삶은 이미 동물의 그것과 같아 보였다.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이 한 트럭인데 포로로 잡혀와 얼마간 보낸 이들의 삶이 최악인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덜하다고 볼 수도 없다. 일반인을 포로로 잡는 전쟁은 문명의 것이 아니다. 과거 아이들이나 여자를 인질이나 포로로 잡았던 전쟁들은 최고 악질 전쟁으로 손꼽혀 왔다. 그들은 그렇게 했다.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러면서 테러가 끊기기를 바라고, 테러를 축출하기를 바라며, 중동과 화해하기를 바란다. 양심이 사라졌나 보다. 특별구역이라는 수용소 D구역은 더 심하다. 가지도 않은 아프간에 갔다며 비디오를 보여주고는 니가 저기 있는데 설명해 보라거나, 손과 발을 바닥에 묶어놓고 못 움직이게 하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 그런 인권유린은 그야말로 장난이다. 미쳐버리거나 버티거나 둘 중 하나밖에 없다는 걸 이 강한 청년들은 머지않아 깨닫는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 강해졌다.

 

청년들은 거짓 자백을 강요 당하고, 미군은 억지 자백을 받아내어 겨우 재판대에 세운다. 그 어린 청년들이 뭘 어쩔 수 있었겠는가. 대단한 정보통 미국이란 나라가 청년 하나의 거주와 발자취를 과연 조사할 능력이 없어서 그렇게 했을까. 너무도 확연하게 영국에 존재했던 청년들의 출입국 기록을 증명할 능력이 없어서? 폭력, 사기 등으로 국가에서 내린 명령의 일환인 사회봉사를 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알리바이는 더 명확할 수밖에 없었는데도 그들은 찾아보려 하지 않았다. 윽박지르기만 했다.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그들의 아집과 오만과 위험은 상당했다. 자유와 민주를 수호하는 21세기 선진국가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 공공연하나 없는 일도 치부하는 여전히 통용되는 일들. 좋은 국가는 좋은 점을 더 많이 만드는 것보다 나쁜 점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척 까짓 수치에 불과한 GDP 순위로 위선 떨어도 슬럼가나 빈부격차가 존재하고, 노인이 버려지고 아이들이 굶는 국가를 좋은 국가라고 할 수는 없다. 99%가 죽지 못해 사는데 1%가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잘 산다고 그 나라가 좋은 나라인가. 나중에는 지친 청년이 비협조적이고 호전적이라는 이유로도 억압하고 학대한다. 더 엄격하고 심한 폭력이 묘사되지는 않지만 없는 죄를 고백해야 하는 것보다 더 심한 일이 있을까.

 

가족과 변호사와의 면회가 허락되지 않고, 알리바이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다른 조건을 들먹이면서 수용소에 더 붙잡아놓는다. 마침내 죄가 있어 수용되었었다는 서류에 사인을 요구하며 하지 않을 경우 집에 보내줄 수 없다고 협박한다. 그들로선 인권유린과 거짓자백요구, 고문,감금,부당심문 등에 자물쇠를 채울 근거가 필요했고, 관타나모 수용소의 타당성을 인정 받아야 했을 것이므로. 청년은 거부한다. 세 청년이 구분 되지만 나로선 셋을 구분하여 이해하기가 벅찼다. 셋에게 내려오는 모든 불합리가 한 사람 아니 전체 포로에게 가해지는 불평등처럼 보였다. 이들이 여기서 이렇게 하기 때문에, 다른 수용소의 죄수들에게도 자국 죄수들에게도 이렇게 하는 국가처럼 보였다. 1000명에 달하는 무혐의 죄수들 중 단 10명이 기소됐지만 그들에게서도 역시 혐의를 찾을 수 있는 강력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으며 그러고도 한 마디 사과나 본인들 잘못을 인정하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자유 수호를 위한 명예로운 구속'이라는 수용소 D 앞의 글귀가 그들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입증한다고 여겼을 것이다.

 

거의 3년을 죄없이 수용소에서 보낸 후 억류가 풀린 영국인들이 돌아온다. 비로소 석방되었다. 그들이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일을 당하는지, 영국이라는 국가에서도 별 수 없었던 셈이다.(테러범죄는 '정치범 불인도' 사유에 해당해 설사 영국이 나섰더라도 석방시킬 수 없었을 것) 이유와 배경이 어쨌건 현 지구에 알 카에다는 테러리스트가 맞다. 그래서 피부색과 인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 모든 일이 타당하다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행여 수용소에 수감된 포로 중 한 명이 알 카에다나 탈레반 수장이었다 하더라도 미군이 수용소에서 행하는 모든 것들이 용서될 것인가. 형법에 '한 명의 가해자를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 지금으로선 이것이 누군가에 의해 언젠가 피의자가 될 지도 모를 선량한 사람을 보호해주는 유일한 단서인데, 지구 어느 땅도 이 말이 또렷하게 지켜지는 곳이 없어 씁쓸할 뿐이다. 죄 없는 이가 끔찍한 곳에 잡혀갔다 3년 만에 겨우 나왔는데 이게 석.방.인.가. 한 명의 청년은 실종되었고, 영국으로 돌아온 세 청년 중 하나는 예의 그 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셋은 여전히 영국에 살고, 입을 모아 한목소리로 말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었으며, 수용소 생활 이전과 이후의 삶이 분명히 달라졌음을, 더 좋은 쪽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의 표정과 목소리가 생경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2-01-3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전에 덧추날려주는 센스를 한 번 발휘하고 가야겠지말입니다.
아이리시스누나님리뷰는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역시 좋습니다.
아, 역시 이런게 아이리시스님이지! 하게되는 리뷰어요.
헤헤, 난 잘게요. 굳밤

:)

아이리시스 2012-01-31 01:06   좋아요 0 | URL
히히히, 소이진님, 리뷰쓰면 어디선가 갑자기 알고 달려오는 것 같다니까요.
오늘도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 예뻐라..^^
잘자요. 좋은 꿈 꿔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키 커요^^
굿나잇~^^

p.s. 본인이 정말 예쁘다는 걸 알고 있었으면 해요.

페크pek0501 2012-01-31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소이진님을 따라해서..."자기전에 덧추날려주는 센스를 한 번 발휘하고 가야겠지말입니다."

ㅋㅋ 요렇게 해 놓고 퇴장합니다. 난 나중에 인쇄해서 꼼꼼히 볼까 봐요. 어디에 무엇을 틀리게 썼는지, 검사해야쥐...ㅋㅋ 그리고 지적질해야쥐...하면서... 이것 농담인지 아시죠? 나나 잘할게요. ㅋㅋ 언제나 반가운 아이님, 예뻐 예뻐!!!

아이리시스 2012-01-31 22:57   좋아요 0 | URL
페크님은 '자기 전' 아니시라는ㅋㅋㅋ 제가 자기 전에 올리니까 소이진님은 항상 자기 전에 온다는^^

인쇄하고 싶은 글들은 종종 만나지만 사무실이 아닌 한 꽤 귀찮은 일인데 페크님 만세. 틀린 곳 없을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예쁘니까요! -_-;;

마녀고양이 2012-01-3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무척 좋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리님, 불과 이 땅에 전쟁이 몇십년 전에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실감나지 않지요?
한번도 전쟁을 겪어보지 못 한 세대가 저랑 아이리님 세대인지라, 항상 이렇게 평안할거 같구요.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감사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광주 사태도 있고 그 이전에도 많은 분들이 희생하셨지만, 아직도 전시 중인 나라에 비한다면... ㅠㅠ

아이리시스 2012-01-31 22:55   좋아요 0 | URL
좀 흔들흔들 우리 세상이 아닌 것 같지만 이것보다 좋은 교육용 비디오가 없겠다 싶어요.
정치적으로는 그렇다 쳐도 경제를 위협받는 저희 세대가 썩 더 낫다고 말하지도 못하겠지만 폭격 맞는 것보다는 확실히 다행인 것 같아요. 저 이스라엘은 한 번 꼭 가보고 싶은데 요즘 중동영화를 들입다 봤더니 없던 겁이 생기고 있어요. 거기서 위험한 일 당하기는 너무 무섭잖아요ㅜㅜ

책을사랑하는현맘 2012-01-31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마고님 말씀처럼...그래요 정말.
이 땅에 관념적이고 이념적인 전쟁은 있지만 그래도 우린 물리적 전쟁은 없으니까 그나마 감사하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무거워요.

아이리시스 2012-01-31 22:53   좋아요 0 | URL
같은 말을 매번 하면서도 주제가 비슷한 영화를 보고 또 충격 받고 또 다행이다 싶고 그래요^^
휴.. 그런데 전시.. 어른들도 별로 기억하지 못하더라고요. 조부모님들께 여쭤본 건 아니고 부모님이 들은 얘기가 있는지 늘 물어보는데 저희 부모님은 시골이었고 어렵게 사셨고 뭐 그런 기억만 있대요.
관념적이고 이념적인 전쟁마다 얼른 막내리고 지구상 전쟁도 좀 끝내면 좋겠어요. 그럴 일이 없겠지만 너무 끔찍하잖아요. 이건 최근 꽤 여러 편 본 것치곤 상위권에 속하는 유익한 영화예요.

맥거핀 2012-01-31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설마 이 영화도 IPTV에서도 보신겁니까? 이런 좋은 영화들도 IPTV에 있다면 꽤 괜찮을 거 같은데. 마이클 윈터바텀의 몇몇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에서 흥미롭고 필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아요. 저는 아니지만, 나름 매니아층이 있는 감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내용상으로 보았을 때 감독의 다른 영화인 <인 디스 월드>가 연상되기도 하구요..혹시 이미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리시스 2012-01-31 22:50   좋아요 0 | URL
아, 이거 제가 어떻게 봤더라? IPTV에는 어디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영화가 올라오구요. 이건 하드에 잠자던 파일인데 출처를 까먹었어요. 관심분야여서 당시에 챙겨놓은 것 같은데 DVD가 품절이에요. 이거 보면서 감독 검색은 못해봤는데 <인 디스 월드> 재밌겠어요. 안봤어요. 그런데 이렇게 경계에서 들려줘도 저는 극영화보다 더 재밌기만 하더라고요. 다큐를 좋아해서 그런가 봐요. 극화되지 않아도 충분히 극적인 현실이라 그렇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