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 얼간이 (3 Idiots, 2009) :: 알 이즈 웰 / All is well

얼마전 우연히 인도영화에 발을 담갔다.
그 시작은 "세 얼간이"
포스터만 보고는 덤앤더머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었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웃으면서 보기 좋겠구나...했는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이미지 출처: 이하 네이버 영화)

아무래도 이 영화의 포스터 아니 적어도 한국에서의 마케팅은 좀 별루였던것 같다.

개봉당시 입소문이 나서 흥행했다지만 아직도 이 영화는 영화를 보기 전의 나처럼

저급 코미디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을듯하다.

'세 얼간이'는 세 공학도들의 우정과 꿈, 이상, 현실과의 갈등을 그린 영화다.

공부만이 신분상승의 유일한 통로인 인도, 우리나라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암기와 주입식 공부의 극단적 폐해도 알려준다.

내 아이들은 저렇게 공부시키지 말아야겠다.

극중 란초같은 녀석이 되었음 참 부러울것이 없겠네~


"너의 재능을 따라가면 성공은 뒤따라올 것이다"


"알 이즈 웰"


'알 이즈 웰'이란 말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번역도 그대로다. 무슨 말일까 궁금했는데 "All is well"이었다.

헉! 인도식 영어였나보다.



 

 

발리우드 특유의 오글거리는 춤과 노래 장면도 유쾌히 볼만 하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주연배우 아미르 칸.

1965년생, 세 얼간이 개봉 당시 이미 마흔을 훌쩍 넘겼던건데 하나도 흠잡을데 없다.

동안의 끝판왕!

게다가 연기도 잘한다.


 

2.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PK, 2014) :: 종교를 비꼬다

이 영화는 순전히 아미르 칸 때문에 보게 되었다.

'세 얼간이'에서 아미르 칸이 참 매력적이었기에 그에 대해 검색하다 보니

인도의 국민배우라는...

그리고 주목할 영화가 또 하나 있었으니 바로 피케이.

근데 이 영화 제목이나 포스터 또한 세 얼간이 못지 않다.


 

 

 


감독과 주연이 같다.  일단 믿고 볼만은 하다.

얼간이를 참 좋아하는군.

세얼간이 러닝타임이 170분. 지루하지 않았기에 선택했다.

피케이는 그보다는 짧은 130분이다.


피케이에서 아미르 칸은 이름 그대로 얼간이처럼 나온다.

외계에서 온 얼간이, 설정은 참 우습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이 해결되는 장면들은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그 깊은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전작 '세 얼간이'가 교육문제를 꼬집었다면 '피케이'는 종교에 대해 비판을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종교에 대해 이야기 한다.



 


신은 두가지가 있다.

우리가 만든 신과 우리를 만든 신

우리는 어떤 신을 믿어야 하는가?


 


3. 굿모닝 맨하탄 (English Vinglish, 2012) :: 영어, 나도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오래 전 TV에서 잠깐 봤었는데 굉장히 여운이 오래 남아 다시 찾아보았다.

다시 보고 나니 잠깐 본 게 아니라 다 본거였었다는.

그래서 두 번을 보게 된 영화다.


 

 

 

엄마의 영어 4주완성 정복기

정말 가능할까, 나도 할 수 있을까?

그 점에 초점을 맞출수도 있겠지만,

엄마, 아내가 아닌 진정한 '나'를 찾아가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것이 무엇일까 찾는 것이 더 어려운 문제긴 하지만.



 

샤시역의 배우도 참 매력적이었다.

로랑과의 썸을 은근히 기대했지만 아쉽네.

그래도 평생 잊지 못할거란 로랑의 말 한마디만으로도 살아갈 힘이 날것 같긴 하다.

부럽~~~~~



종종 봐왔던 헐리우드 영화와는 참 많이 다른 분위기.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지만 그 속에 깊은 메세지도 있다.

아미르 칸, 배우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해 인도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좀 더 많은 영화를 보고 싶은데 자료가 많지 않은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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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궁궐 이야기
홍순민 지음 / 청년사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우연히 EBS역사특강에서 저자의 강연을 보았다.

어렵지 않게 우리의 것을 풀어 설명해주는 걸 보고 저자의 책이 궁금했더랬다.

그 중 관심있어 펼쳐 본 것이 '우리 궁궐 이야기'이다.


1부에서는 궁궐 멀리서 보기라는 타이틀로, 서울과 궁궐의 기본 짜임새, 역사, 답사의 목적을 되새겨볼 수 있고

2부에서는 5대 궁궐을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다.

실제로 경복궁과 창덕궁 답사 전후에 읽어봤는데, 경복궁은 많이 다녀봐서 그냥 봐도 이해가 되었는데

창덕궁은 가본 적이 없이 읽었는데 별로 와닿지 않는다.

아무래도 머릿속에 궁궐이 전체적으로 그려져야 이해하기에 쉬울 것 같다.

그래서 답사 후에 다시 읽어보는 것이 더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다.



 

전문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본 23쇄까지 (어쩌면 그 이상이겠다만) 굉장히 인기있는, 지금도 판매중인 서적이다.

아주 오래전 사진들과 출간당시의 사진 자료들을 비교해 놓아서 예전에는 어땠구나를 알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문제는 이 책이 1999년판이라는 것이다.

출간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터라 책을 읽다 보면 책이 출간된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달라진 그 모습들을 답사하며 찾아내는 것 또한 재미일 수 있으나

잘못된 혹은 오래된 정보가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도 하기에 개정판이 시급하다.

올해 4월 개정판이 출간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지만 계속 미뤄지는가 보다.

깨알같은 글씨에 많은 정보량으로 개정판은 두권으로 나뉠 것 같던데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물론, 이 책의 상당의 정보들은 현재에도 유효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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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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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유명하다는 것 말고는 전혀 아는 바 없었다.

작가에 대해서도, 작품에 대해서도.

어떤 선입견도 갖고 있지 않았기에 더 쇼킹했는지도 모른다.

책을 무기한 빌려준 그녀, 내년에 돌려주겠다는 나의 말에 읽다보면 그렇지 않을걸? 그랬는데 정말 그랬다.


소위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최고 레벨에 속하는 프레데터라는 진단을 받은, 유진.

그렇다면 인간의 본성은 정해져있는 걸까?

이모의 진단이 틀렸기를 읽는 내내 바랬다.

형과 아버지의 죽음은 우연이었다고, 유진의 본성과 관련이 없다고. 적어도 그 부분만은 그렇게 받아들였다.

프레데터로 단정하고 아이를 보는 이모와 엄마의 시선이 어쩌면 유진을 그 쪽으로 몰고 나간 건 아닐까?

딱히 부정하거나 반박할 근거도 없으면서 그렇게 믿고 싶다.


읽는 내내 너무도 담담한 유진의 심경에 불편하면서도 작가의 그 표현력에 놀라웠다.

누구나 그런 무의식의 부분 얼마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심약한 사람은 절대 밤에 읽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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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sun09 2017-06-04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턴가 정유정 작가 책을 안읽게 되었는데 리뷰 읽어보니 다시 잡아봐야겠어요^^
 

둘이 참 비슷하네
유쾌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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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올빼미 농장 (특별판) 작가정신 소설향 19
백민석 지음 / 작가정신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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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의 조건은 일단 가볍고 끊어읽기가 가능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죽은 올빼미 농장'은 지하철에서 짬짬이 읽기 좋은 책이다.

작가정신에서 나온 소설향 시리즈 특별판으로,

문고판형에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중편소설이다.

다섯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어 끊어읽기도 좋다.

어느날 '나'의 주소지로 고성의 '죽은 올빼미 농장'에서 날아온 편지 두 통,

그냥 버려도 될 일이었지만 어쩐지 궁금하다.

주소지를 찾아가면서  추리해가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 '나'와 함께 '인형'이 나온다.

처음엔 인형이 여자친구의 이름인줄 알았는데 중반쯤 지나면서

어릴적 함께 자장가를 듣고 자란 애착인형이란걸 알게 되었다.

서른살이 되도록 인형과 대화하는 '나'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아파트먼트 키즈의 규격화된 삶, 착각과 환상속에서 사는 삶을

이미 오래전 "죽은" 올빼미농장을 찾아가는 길과 친구 '손자'의 죽음,

그리고 현실의 친구 '민'과 재건축을 위해 철거중인 아파트 현장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결국, 죽은 올빼미 농장에 인형을 수장시키고 돌아오면서 비로소 평범하지 않던 삶에서 벗어난 듯 하지만

'나'는 아직 현실과 맞이하고 싶지 않다.


조금 독특한 소설이다.  뭔가 알듯 모를듯하다.

현실로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 주인공의 심리때문인지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때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그래서인가....좀 어렵단 생각도 든다.

한 번 더 읽어보면 이해가 되려나.

현실로 나오고 싶지 않은 어른아이들이 읽는다면 공감할 수도.

 

p. 114

공중에 들린 채로 유아기를 보내는 아이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규격 유리창들, 공장에서 찍어낸 놀이기구들...... 그리고 그런 것들에서 유아기의 아이들이 갖게 되는 최초의 어떤 느낌들. 생애 최초의 실감들. 인형도 그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아파트촌의 황혼은 너무 묽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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