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w0OrpdHhi5s?si=MXNbR4-cgXvB-Hq2애니메이션이 있는지 몰랐다어디서 어떻게 볼 수 있는지...빨리 보고 싶어 현기증 난다백희나 작가님, 축하드려요~~
주로 쿠바에 사는 벌새는 커피콩만 한 크기의 알을 낳고 하루에 1800송이의 꿀을 먹으며 때에 따라 남미 대륙과 알래스카를 횡단하기도 한다. 나는 스미에게 마음속으로 벌새, 허밍버드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건물 쪽으로 갈수록 높은 관직이라고 가르쳐줬는데도 벌새는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공중에 멈춰 있기 위해 최대한 날갯짓을 하는 벌새처럼 스미도 순간순간의 긴장을 이겨내고 있을 거였다. - P392
"(...) 소목이 영두씨는 자기 세계가 분명한 사람이라고 그랬거든. 시간이든 생각이든 한번 하고 버리는게 아니라 남겨두었다가 거기에 다시 시간과 생각을 덧대 뭔가 큰 걸 만들어가는 사람 같다고." - P163
"사람들은 어쩐지 자주 보는 건 결국 싫어해. 마음이 닳아버리나봐.""건전지예요? 닳게?""많이 쓰면 닳지, 닳아서 아예 움직이지 않기도 하는걸." - P180
"맞아. 사실 이모 이 일 안 할지도 몰라."(...)"왜 안 하려고 하는데요?"(...)"모르겠어.""그럼 하면 되잖아.""모르겠으면 하면 되는 건가?""나는 모르겠으면 그냥 하거든. 아까 인사한 선생님인것 같은데 또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으면 그냥 해, 자기 전에 양치를 했나 안 했나 헷갈릴 때도 그냥 하고" - P20
그런 사람을 무작정 만나러 가라니 나는 입맛을 잃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불친절하기밖에 더하겠어, 하는 오기도 생겨났다. 사는 게 친절을 전제로 한다고 생각하면 불친절이 불이익이 되지만 친절 없음이 기본값이라고 여기면 불친절은 그냥 이득도 손실도 아닌 ‘0‘으로 수렴된다. - P70
"이 길로 가면 어디가 나오는지 알려주실 수 있어요?""이 길?" 노인은 낫으로 땅을 짚고 손잡이에 기댄 채 펄롱을 빤히 보았다. "이 길로 어디든 자네가 원하는 데로 갈수 있다네." - P54
최악의 상황은 이제 시작이라는 걸 펄롱은 알았다. 벌써 저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생길이 느껴졌다. 하지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 P121
"(...) 저는 좋은 이야기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독자가 이야기를 다 읽고 첫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도입 부분이 전체 서사의 일부로 느껴지고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 뒤에 이어질 내용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독자가 처음에는 뚜렷이 보이지 않는 것일지라도 도입 부분에서 어떤 것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전체 이야기를 알고 나면 첫 문단이 적절하게 느껴지고 이어질 이야기를 암시한다고 생각될 것입니다. 저는 두 번 읽어서 결말 부분이 앞으로 밀려와 다시 서사가 한 바퀴 돌아가기 전에는 이야기를 다 읽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 P128
펄롱을 괴롭힌 것은 아이가 석탄광에 갇혀 있었다는 것도, 수녀원장의 태도도 아니었다. 펄롱이 거기에 있는 동안 그 아이가 받은 취급을 보고만 있었고 그애의 아기에 관해 묻지도 않았고-그 아이가 부탁한 단 한 가지 일인데-수녀원장이 준 돈을 받았고 텅빈 식탁에 앉은 아이를 작은 카디건 아래에서 젖이 새서 블라우스에 얼룩이 지는 채로 내버려두고 나와 위선자처럼 미사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었다. - P99
배로강이 자기가 갈 길을 안다는 것, 너무나 쉽게 자기 고집대로 흘러 드넓은 바다로 자유롭게 간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다. - P117
가슴속에 새롭고 새삼스럽고 뭔지 모를 기쁨이 솟았다. 펄롱의 가장 좋은 부분이 빛을 내며 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을까? 펄롱은 자신의 어떤 부분이, 그걸 뭐라고 부르든-거기 무슨 이름이 있나?-밖으로 마구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가를 치르게 될 테지만, 그래도 변변찮은 삶에서 펄롱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와 견줄 만한 행복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 P120
펄롱은 미시즈 윌슨을, 그분이 날마다 보여준 친절을, 어떻게 펄롱을 가르치고 격려했는지를, 말이나 행동으로 하거나 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을, 무얼 알았을지를 생각했다.그것들이 한데 합해져서 하나의 삶을 이루었다. - P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