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정답이 없다.

                                       -법정스님

삶에는 정답이란 것이 없습니다.

삶에서의 그 어떤 결정이라도

심지어 참으로 잘한 결정이거나 너무 잘못된 결정일지라도
정답이 될 수 있고, 오답이 될 수 있는 거지요.

참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정답을 찾아 끊임없이 헤메고 다니는 것이
습(習)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모두가 정답이 될 수도 있고
모두가 오답의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지나온 삶을 돌이켜 후회를 한다는 것은
지난 삶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정답이 아니었다고 분별하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 이 자리가 정확히 내 자리가 맞습니다.

결혼을 누구와 할까에 무슨 정답이 있을 것이며,
대학을 어디에 갈까에 무슨 정답이 있겠고,

어느 직장에 취직할까에 무슨 정답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때 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그 때 그 대학에 입학했더라면
그 때 또 그 때 ..한 없이 삶의 오답을 찾아내려 하지 마세요.

정답, 오답 하고 나누는 것이
그 분별이 괴로움을 몰고 오는 것이지
우리 삶에는 그런 구분이란 애초부터 없다는 것을 알아야지요.

어느 길이든 정답 오답 나누어 정답인 것이 아니라,
그냥 그냥 다 받아들이면 그대로 정답인 것입니다.

정답 아닌 정답이며, 오답 아닌 오답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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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 동안거 나흘 전, 선방 청소. 청소만 하고, 집에서 안거를 보내려고 했으나 입승보살님의 단호한 말씀-"좌복이라도 깔아라, 하루를 오더라도!"-에 좌복에 이름표 붙이고 결제를 나기로 했다.

찻집 - 아는 언니가 하는 보이차 전문 찻집. 우연히 외국인 스님을 만나 이야기 나누다. 스님과 덜컥 약속을 해 버렸다. 오늘, 그 약속을 지켰다. 내일도 지킬 수 있을까? 지키고 싶어.

영남일보 웰빙센터- 빙의치료과정을 직접 보다. 

영남일보 맞은 편 막창집 - 술을 마시지 않고 막창을 먹다.  

 

긴 하루. 일상적이지 않은 만남과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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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12-0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의 치료 과정을 직접 보다니, 무섭지 않았나요?
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저는 감기에 걸려 동안거 결재일에 함께 기도하겠다던 말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어요. 금강경만 한 번 읽고 결재 들어간 모든 분들 정진 잘 하길 빌었습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만남이 있는 날, 좋네요.

이누아 2006-12-09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무서웠고 나중엔 좀 슬펐어요.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고, 사람도 빙의령도 모든 버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것만 같아...여러번 볼 기회가 있었어요. 기회가 되면 이야기 나눠요. 그나저나 아프신 건 좀 어떠세요? 몸이 불편한 가운데에서도 수행하는 맘 잃지 않으시니 보기 좋아요. 쾌차하시길.
 

나무

                           -곽재구 

 

 

숲속에는 
내가 잘 아는 
나무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나무들 만나러
날마다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제일 키 큰 나무와
제일 키 작은 나무에게
나는 차례로 인사를 합니다.

     
먼 훗날 당신도
이 숲길로 오겠지요
내가 동무 삼은 나무들을 보며
그때 당신은 말할 겁니다

        
이렇게 등이 굽지 않은
言語(언어)들은 처음 보겠구나

           
이렇게 사납지 않은
마음의 길들은 처음 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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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가 부엌 벽에 붙여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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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11-27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참 좋군요. 그렇잖아도 궁금했습니다. 동안거 들어가셨나 해서......
오늘 안경을 맞추러 서면 나갔다가 "소동파"라는 책을 사왔습니다. 읽어보고 좋으면 추천할게요.

파란여우 2006-11-27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눈물 나올려구해요.
별로 좋아하지 곽재구의 시인데 왜 이럴까요?
다 그 넘의 '나무'때문이야욤.

이누아 2006-11-28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결제일은 다음 주 화요일이에요. 이번 동안거는 선방에서 정식으로 하지 못합니다. 벌여놓은 일들이 있어서요. 부족하겠지만 집에서라도 동안거에 걸맞게 지내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안경 맞추러 서면 가셨다니까 님의 집이 시골 같아요.^^

파란여우님, 전에도 이 시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왜 그러셨는지 기억이 안 나요. 전 어떤 강연에서 뵌 적이 있는데 별다른 마음이 생기진 않던데요.
고3 때 매일 학교 뒤 낮은 구릉에 갔었어요. 지금도 그곳의 나무들을 기억할 수 있어요. 저랑 꽤 친해져서 제 자리를 마련해줄 정도였어요. 이쁜 것들. 보고 싶어요.

혜덕화 2006-11-28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안그래도 작년 2월 삼천배 갔을 때 해제여서 지금쯤 결재 들어갔을 거라 짐작만 하고 있었어요. 사찰 달력에도 안나와 있네요. 저도 집에서라도 동안거 결재 하는 날 함께 기도 하려고 날짜를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어요.
어제 안경 맞추느라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서점에 서서 틱낫한 스님의 "기도"를 다 읽었어요. 참 좋더군요. 다음 주 화요일, 고마워요. 날짜 알려주셔서.....

이누아 2006-11-2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제는 음력 10월 보름, 해제는 정월 보름이에요. 새 안경은 맘에 드세요? 뭐든 잘 보이시죠?^^

2006-11-29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것들


민들레의 밤하늘


산책

 

 

이철수 판화전을 다녀왔다. 그림은 누르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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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5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6-11-15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철수님 판화전을 하는군요. 저도 몇 년 전에 이철수 판화전에 가서 너무 감동 받아서 한 점 사가지고 온 적이 있습니다, 거실 한가운데 걸어두고 볼때마다 마음이 맑아져서 참 좋더군요. 좋은 그림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_()_

낯선바람 2006-11-15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것들 그림이 참 이쁘네요^^

잉크냄새 2006-11-15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들레의 밤하늘,,,너무 잘 어울리네요.

이누아 2006-11-15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러셨군요. 전 대구에 사는데...전시회를 여러 곳에서 하는 건가요? 같은 도시에 살지는 않는 걸로 아는데...첫인사처럼 인사하시네요. 아, 잊으셨군요.^^ 님이 결혼하시기 전에 제가 님의 서재를 들락거리며 몇 번 댓글을 남겼었습니다. 요즘은 가만히 보는 편이지만요. 그러고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군요. 그럴만해요. 님의 서재에 동무가 생겼지요? 아기요. 제 서재 들러서 댓글 남겨주셔서 반가워요. 평온하세요.

혜덕화님, 108배에, 금강경에, 삼천배에...제가 수행하는 것도 아닌데 왜 님의 수행 소식을 접하면 흐뭇하고 즐거워지는 걸까요? 마음 맑으신데 맑음을 더하시니 넘쳐 곁의 사람들도 다 맑아지겠어요.^^

사수자리님, 이번 판화전 포스터에 쓰였던 그림이에요. 이뻐요, 작은 것들.

잉크냄새님, 같은 걸 보고 함께 즐기니 맘이 흡족해요.^^

2006-11-16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누아 2006-11-16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 전시회하는 곳이 우리집과 가까워요. 영화처럼 님과 스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님과 스칠 장소로는 미술관이나 서점이 제격일 것 같아요. 저도 참 감사합니다. 님도 아가도 아가의 아빠도 모두모두 건강하시길.
 

아침, 횡단보도에 선다. 빨간불. 횡단보도 끝에 서 있는 사람. 어..어, 작은 언니...언니는 거기에 서 있지 못한다, 고 얼른 생각한다. 파란불로 바뀌고 내 옆을 지난다, 하나도 안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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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11-02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운사에서 -김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이누아 2006-11-0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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