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
-Mary Olive
누가 세상을 만들었는가?
누가 저 백조와 저 흑곰을 만들었는가?
누가 저 메뚜기를 만들었는가?
바로 이 메뚜기...
풀밭에 나와 있는 저 메뚜기
내 손 위에서 설탕을 먹고 있는 이 메뚜기
턱을 위아래가 아니라 앞뒤고 움직이고 있는.
저 커다랗고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눈으로 주변을 응시하고 있는
이제 창백한 팔을 들어 올려서 얼굴 구석구석을 씻어낸다.
이제 날개를 펴고 멀리멀리 날아오르고 있다.
나는 기도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떻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풀밭에서
어떻게 넘어지는지, 풀밭에서 어떻게 무릎을 끓는지,
어떻게 하면 한가롭게 노니는지를
어떻게 하면 은총을 받는지, 어떻게 이 벌판을 산책하는지,
이게 바로 내가 하루종일 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말해다오. 이 밖에 내가 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모든 것은 너무 빨리 죽지 않는가?
나에게 말해다오. 하나밖에 없는 거칠고 소중한 삶에서
당신이 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