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날

                                     -Mary Olive

 

누가 세상을 만들었는가?

누가 저 백조와 저 흑곰을 만들었는가?

누가 저 메뚜기를 만들었는가?

바로 이 메뚜기...

풀밭에 나와 있는 저 메뚜기

내 손 위에서 설탕을 먹고 있는 이 메뚜기

턱을 위아래가 아니라 앞뒤고 움직이고 있는.

저 커다랗고 많은 것이 담겨 있는 눈으로 주변을 응시하고 있는

이제 창백한 팔을 들어 올려서 얼굴 구석구석을 씻어낸다.

이제 날개를 펴고 멀리멀리 날아오르고 있다.

나는 기도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떻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풀밭에서

어떻게 넘어지는지, 풀밭에서 어떻게 무릎을 끓는지,

어떻게 하면 한가롭게 노니는지를

어떻게 하면 은총을 받는지, 어떻게 이 벌판을 산책하는지,

이게 바로 내가 하루종일 하고 있는 것이다.

나에게 말해다오. 이 밖에 내가 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모든 것은 너무 빨리 죽지 않는가?

나에게 말해다오. 하나밖에 없는 거칠고 소중한 삶에서

당신이 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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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7-07-0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칠고 소중한 삶이란 글귀에서 걸려 있습니다. 거칠고 소중한 삶을 거칠지 않게, 고요하게 넘어가려니 마음이 된 것이겠지요. 고요에 집착하는 것, 이것도 병이겠지요?

이누아 2007-07-06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다소 고요에 마음이 끌렸을 뿐이지요, 그저 지나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으니 곧 나을 병이겠지요. 오늘은 고요한 날입니다. 님의 나날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