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과 또 다른 곳에 보낼 지로와 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저걸 챙길 때만 해도 은행에 다녀오면 마음이 흐뭇해지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조금의 돈을 내어 놓고는 고통받는 이웃을 나로부터 떼어놓고, 그들의 고통에 대한 내 불편함에 어떤 안도감을 얻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선이나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선이나 기부라는 개념이, 그런 개념이 존재하는 상황이 치사하다. 치사하게...
그래도 내일 은행에 갈 것이다. 대신 그 치사한 흐뭇함은 이제 내 것이 될 수 없겠지.
나쁘다. 이웃은 여전히 고통받는데... 그 안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