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
이미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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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컨설턴트이자 부모교육 전문가 샤론 코치 이미애의 학부모를 위한 가이드북형 플래너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

 

요즘 입시는 단순하지 않아 다각적인 역량을 요구하기에 막상 닥쳐서야 놓친 걸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꾸준히 준비하는 성장의 핵심은 초등 학습.

 

초등 때 무슨 입시냐 싶겠지만, 요즘 학교의 입시요강을 살펴보면 장기전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스스로 배우는 법을 아는 아이들은 입시 변화에도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대치동 샤론코치가 전하는 초등 저학년 학습 코칭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로 만나보세요.

 

 

 

초등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7년 시간은 입시를 위한 기초 공사 기간입니다.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초등 시기에 어떻게 공부 습관을 잡는지가 중요합니다.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는 매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기준이 되는 학습 플래너입니다. 부모 플래너들을 위한 가이드북이자 실천노트예요. 주요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독서와 논술을 어떻게 습관화할 수 있는지,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 아이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담았습니다. 초등 고학년까지 언급되어 있어 초등 공부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모든 일정은 요일별로 움직입니다. 초등학생에게는 주간계획표가 적당합니다. 학교 시간표부터 시작해서 방과후수업, 학원 등 공통 일정을 주간 계획표에 작성하면 요일 별 일정을 한눈에 알 수 있어요. 아이 스스로도 일정을 확인할 수 있고요.

 

 

 

월별 코칭에서는 매달 학교생활과 관련한 행사에 맞춰 활동사항을 소개합니다. 본문은 일반 다이어리의 데일리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월별로 조금 달라지는 항목이 있긴해도 전체적인 체크 항목은 비슷합니다.

공통 일정 중 30분간 해피타임 가지기라는 항목이 눈에 띄네요. 잠들기 전 30분간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겁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만큼은 뭘 해야 할지도 정해주지 말고 잔소리도 No.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초등 학습 18문 18답에서는 학습, 진학진로, 엄마의 고민 등 현실적인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매일 체크하는 학습 다이어리여서 수록된 샤론코치의 학습 가이드를 반복해서 읽어보게 되네요.

 

스스로 배우는 학습 습관을 잡아주는 시작은 초등 저학년 공부 습관. 처음 시작할 때 바르게 잡힌 습관 하나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아이의 학습 습관을 함께 만들어 주고 공부의 기준을 잡아줄 수 있는 플래너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로 작은 걸음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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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5
이나미 리쓰코 지음, 이동철 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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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생활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고사성어.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면 공감력도 높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수많은 고사성어의 탄생 배경과 함께 중국 사천 년 역사를 압축한 책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

 

신화와 전설의 오제 시대와 현재 그 역사적 실재가 확인된 가장 오래된 왕조 은나라로부터 최후의 왕조 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에서 탄생한 고사성어.

 

 

 

자업자득으로 비참한 최후 맞이한 은나라 마지막 천자 주와 미녀 달기가 술로 채운 연못과 나무에 말린 고기 걸어 둔 숲에서 연회를 한 일화에서 유래한 주지육림. 오늘날 호사스러운 술잔치를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천하통일을 이룬 진의 시황제가 어이없게 죽은 후 멸망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이때 환관에서 승상까지 된 조고의 일화도 놀랍네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지록위마. 이는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고 한 조고에게 사슴이라고 올바른 소리를 한 이들을 모두 처치해버린 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영웅호걸의 활약이 대단했던 삼국시대에 탄생한 고사성어도 많습니다. 삼국지연의에서만 하더라도 숱한 고사성어를 볼 수 있죠. 유비가 제갈량을 얻을 때 삼고초려, 제갈량을 얻고 특별대우를 하자 의형제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니 수어지교와 같은 고사성어가 탄생합니다.

 

"나에게 제갈량이 필요한 것은 물고기에게 물이 필요한 것과 같다."라며 아주 친밀하고 끈끈한 친구 사이를 가리켜 물과 물고기의 관계로 말하는 수어지교가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삼국시대의 영웅호걸 1세대가 죽은 후 여러 왕조의 흥망이 이어집니다. 은의 망국과 관련해서는 포악함을 포악함으로 대신한다는 이포역포, 삼국시대에는 병사들의 기세가 드높아 대나무를 쪼개는 것과 같다며 거칠 것 없는 강한 기세를 의미하는 파죽지세 같은 고사성어가 탄생했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혼란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통일했지만 단명한 수 나라, 중국 고전 시의 황금기이자 300여 년간 지속된 당나라, 이민족 정복 왕조들의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에 이어 최후의 왕조 청 멸망 후 중화민국 성립까지 방대한 중국사가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에 압축되어있습니다.

 

 

 

명군, 폭군, 영웅, 호걸 등 흥망성쇠의 역사 속에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긴 고사성어.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워낙 방대한 중국사이기에 이렇게 얇은 책 한 권으로 중국사 흐름을 훑을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중국사 명장면과 함께하는 고사성어이기에 낯선 고사성어도 그 배경을 알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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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2
디나 루비나 지음, 강규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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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러시아문학에 익숙해 있던 탓에 20세기 말~21세기 러시아 현대문학은 낯섭니다. 현대 감성을 담은 러시아문학은 어떤 분위기일까...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소설 <세컨드 핸드 타임>을 시작으로 이야기가있는집에서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가 출간되고 있습니다. 시리즈 두 번째 소설은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인 디나 루비나 작가의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입니다.

 

 

 

한국어판에만 수록된 단편 『두 개의 성』과 자신의 10대 시절 경험이 바탕이 된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을 포함해 단편소설 9편을 만날 수 있는 디나 루비나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두 개의 성』은 러시아 채널1에서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다는데 이번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 중 저도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아내와 불륜남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정성껏 돌본 남자. 자신을 제외하고 이 아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극정성으로 돌봤지만 결국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불륜남과 가정을 새롭게 꾸립니다. 아이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빠는 아이를 다시 자신의 인생에 포함시키려 하는데...

 

아빠가 두 명인 사춘기 남자아이와 지금은 아이와 떨어져 있지만 함께 살고 싶은 아빠의 독백을 오가는 구성입니다. 이 소설은 독백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고, 한 번 뒤집어주는 결말도 독특했어요.

 

 

"하룻밤 새 온 도시의 청소부가 사라져버렸다."로 시작하는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책 표지에 단아하게 자리 잡은, 이 소설의 첫 문장입니다.

 

5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남매를 키우던 아빠가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나버린다는 배경 설정이 절 당황하게 했지만. 사고로 잃은 엄마에 대한 기억처럼 아빠 역시 잃고 싶지 않은 열여섯 살 니나의 시점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던 것에서 벗어나 진짜 인생을 살아야 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니나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아침 무렵 창밖으로 천천히 눈이 내렸다. 눈은 마치 처음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소리 없이 녹초가 되어 떨어졌다. 먼 길을 지나 사람들을 진정시킬 수 있는 현명하고 위로의 마음을 품은 눈이 돌아왔다… - 책속에서

 

 

 

 

못생겼지만 매력적인 알투호프가 떠난 후에야 사랑을 깨닫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 《괴짜 알투호프》.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는 게 불가능한 특이한 성격으로 치부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는 쓰라린 상처만 남깁니다.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에 수록된 9편의 이야기들은 배경도 상황도 익숙한데도 묘하게 꼬아 낯선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미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특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픈 결말 식이어서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방식이긴 한데 스토리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문체는 평이한데도 스토리가 단박에 이해되지 않는 장면도 있어 아주 쉽게 읽혔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상실감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절망과 희망을 오가는 평범한 삶에서 내가 놓친 무언가를 찾아내는 여정 또한 희극과 비극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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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언어 - 유행가에서 길어 올린 우리말의 인문학
한성우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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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가요부터 K-POP까지 유행가에서 길어 올린 우리말의 인문학 <노래의 언어>. 전작 <우리 음식의 언어>에서는 과거의 밥상부터 오늘날 식탁에 이르기까지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말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우리 노래에서 찾아봅니다. 우리 음식과 우리 노래의 언어라니. 국어학자인 저자가 실생활 언어를 탐구하는 영역의 폭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한성우 저자는 멜로디와 리듬보다 가사에 초점 맞췄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 곁에 있는 노래. 그중 노랫말을 살핀 <노래의 언어>. 취향에 따라 호불호도 제각각인 노래. 통계를 위한 작업을 위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정하는 것부터 큰일이었어요. 어떻게 노랫말을 모으고 정리하고 분석할 것인지 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랫말이란 사람의 삶을 노래하는 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시대에 따라 삶 속에 살아있는 말을 노랫말에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

 

 

 

특정한 시기에 대중의 인기를 얻어 많은 사람들이 듣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는 노래, 유행가.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장르도 변해왔습니다. 그중 천대하면서도 분위기 띄울 때는 한 번쯤 부르는 뽕짝. 이 뽕짝이라는 단어의 기원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리듬 '쿵짝'에서 나온 것으로 짐작하네요.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에 관한 이야기도 신선했어요. 전 멜로디 파여서 가사를 음미하는 건 소홀했었는데 이번에 <노래의 언어>를 읽으며 가사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가사를 글로 적어둔 걸 보니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가 무척 많네요. 시와 가사를 놓고 보면 사실 구분이 안 될 정도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에선 차별이 존재하죠.  

 

 

 

노랫말 중 사투리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작사, 노래한 <팔도강산>은 상주고 싶을 정도로 구구절절 맞는 말을 써 놨다고 칭찬합니다. "결국 같은 한국말들 올려다봐 이렇게 마주한 같은 하늘 살짝 오글거리지만 전부 다 잘났어 말 다 통하잖아"라는 가사는 현실에서 사투리 차별이 존재하기에 더욱 와닿는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사랑을 빼면 노래가 안 될 것 같고 실제로도 사랑이란 주제는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나'와 '너'라고 합니다. 노랫말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부르는 사람도 자신의 이야기로 부르고, 듣는 사람 또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부를 기회가 있다면 또 자신의 이야기로 부릅니다. 노랫말에 자신의 삶과 감정을 이입하면 그 순간 나의 노래가 됩니다.

 

재미있는 건 삶을 노래한 노랫말에 사랑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현실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139위일 정도로 밀려나있습니다. 그만큼 사랑이 충만한 세상을 노래를 통해 꿈꾸고 있는지도요.

 

노랫말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무엇인지, 존댓말에 구속받지 않는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노랫말에도 반말체가 증가하는 추세, 한글과 영어 파괴 문제 등 노랫말의 '말'에 초점 맞추면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지네요. 노랫말에 나타난 계절, 시공간 등의 변화도 흥미로웠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삶은 물론 감정도 많은 변화를 겪기에 노랫말 속에 그 변화가 담겨 있었어요. 

 

 

 

아이돌 그룹이 장악한 가요 프로그램, 작사가와 시인의 차별 등을 통해 저자는 유행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줍니다. 옛 노래든 최신 노래든 이렇게 노랫말을 분석했지만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그냥 즐겁게 들으면 그만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흘러간 노래도 당대에는 최신의 곡이고 최신의 말을 담았던 노래니까요.

 

국어학자로서의 꼰대 티는 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어요. 힙합, 랩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 있겠지만 그건 취향의 문제일 뿐. 이 또한 새로운 흐름이고 거부감을 가지고 배척할 일은 아니라고 말이죠. 모든 것이 우리 음악 역사의 한 흐름인 겁니다. 점잖고 좀 있어 보이는 고려가요의 후렴구와 K-POP 가사를 뒤바꿔 불러보면 뜻밖에도 정말 잘 어울린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실 거예요 ㅋㅋ. 사례 하나하나가 재미있는 게 많습니다. 

 

 <노래의 언어>를 읽고 나면 작사가에게 관심 한번 더 주게 될 것 같고, 노랫말을 음미하는 일도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아요. 한 세기에 걸친 유행가 노랫말을 살펴보며 우리의 삶과 시대를 읽을 수 있는 <노래의 언어>. 덕후스러운 독특한 주제로 언어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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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온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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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초월한 단 하나의 사랑을 그려낸  《셰이프 오브 워터 (The Shape od Water)》. 제90회 아카데미 13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며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미술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영화입니다.

 

괴생명체와의 사랑을 그린 소재라 해서 헉~했는데,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하는 매력 있는 스토리였어요. 원작소설 출간으로 다시 한번 감동을 만끽해봅니다.

 

영화에서는 건너뛰어버렸지만 원작소설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데다가, 익히 알고 있는 음성 언어의 틀을 넘어선 기호와 상징이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에 숨어 있기에 영화의 감동과 이해가 더 깊어질 수 있었습니다. 

 

 

 

원작소설 <셰이프 오브 워터>의 초반은 리처드 스트릭랜드의 자아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아가미의 신이라 불리는 데우스 브랑퀴아를 찾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는데 원작소설에서는 이 부분이 꽤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스토리 내내 악역의 진수를 보여준 스트릭랜드라는 인물이 가혹하고 냉정함을 넘어 왜 그토록 미치광이 같은 눈빛을 내비치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1년 반 동안 아마존 밀림에서 괴생명체를 찾아 헤매고 포획하는 과정에서 원주민 학살, 굶주림과 질병으로 인한 짐승 같은 생활 등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정은 처참했습니다. 

 

언어장애를 지닌 연구소 청소부 엘라이자. 현실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감 없는 인간상의 전형을 그려냈습니다. 그녀는 꿈속에서만 살아 있는 기분을 느낍니다.

 

현실에서는 그녀가 아니라 세상이 그녀를 지배했다. - 책속에서

 

 

 

원작소설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엘라이자의 어린 시절과 보육원을 나온 후 극장 위 아파트에 살게 된 과정을 보여줍니다. 낡은 아파트에 살고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에게 날렵하고 예쁜 하이힐은 희망을 상징합니다. 독립적이고 용감한 여성이 신을만한 하이힐을 통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연구소 실험실 청소를 담당하게 되면서 맞닥뜨린 괴생명체. 탱크 안에서 처음 본 황금빛 동전 같은 눈을 본 후  괴생명체와 엘라이자는 서로에게 이끌립니다. 미지의 두려움과 두근대는 설렘이 섞인 엘라이자의 마음은 달걀을 주는 장면에서 극에 달합니다.

 

 

 

하지만 스트릭랜드에게 괴생명체는 열등한 괴물일 뿐입니다. 권력을 존중과 동일시하는 그에게는 괴생명체를 부르는 아가미의 신이라는 호칭조차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든 사회에서든 통제를 원하고 권위적인 스트릭랜드는 괴생명체에게 손가락을 잃은 후 점점 썩어가는 손가락 같은 존재가 되어가는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소설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는 영화에서 깊이 다루지 않은 스트릭랜드의 아내 레이니에 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더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한 강박적인 의무감으로 살고 있는 레이니. 빳빳한 앞치마를 두르고 TV 앞에서 다림질하는 전형적인 그 시대 여성상의 표본입니다.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온 삶에서 벗어나는 레이니의 여정도 소설을 통해서만 볼 수 있습니다.

 

엘라이자의 친구인 화가 자일스와 동료 젤다의 이야기는 성소수자와 흑인 여성의 삶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학자이자 스파이 호프스테틀러는 이민자 출신 과학자로서 냉전시대의 현실을 안고 있는 자입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의 인물들은 모두 세상의 일부가 되고 싶은 이들입니다.

 

인간이 괴물보다는 나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책속에서

 

 

 

괴생명체에게 닥친 위험을 함께 벗어나는 과정에서 엘라이자의 선택은 인간의 도덕관을 내세울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아름답습니다.

 

엘라이자가 알려준 수화 알파벳으로 대화를 하고 빛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데우스 브랑퀴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준다는 것, 자존감을 지키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데우스 브랑퀴아만이 들어줬습니다. 지구상에 사는 가장 놀라운 존재가 자신을 순수하게 바라봐 주는 것에 마음속에서 솟구치는 기쁨을 얻는 엘라이자. 엘라이자는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습니다.

 

형태도 모양도 다양한 사랑을 보여준 <셰이프 오브 워터>.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환상을 애써 만들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를 하는 방식 또한 이토록 신선하네요. 감독이자 작가 기예르모 델 토로가 영화에 미처 담아내지 못했던 섬세한 감정을 원작소설에서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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