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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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출간되는 족족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될 정도로 핫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 마르크 레비 신작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P. S. From Paris)>.

 

39세 때 불면증인 아들에게 들려주려고 쓴 동화 덕분에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마르크 레비. 화제의 데뷔작이 된 첫 책 <천국 같은>은 리즈 위더스푼, 마크 러팔로 주연의 로맨스 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으로 탄생했습니다. 이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로맨스 소설을 줄줄이 내놓으며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게 됩니다.

 

 

 

유머가 깃든 로맨틱 코미디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P. S. From Paris)>. 이번 소설에는 첫 소설의 두 주인공 아서와 로렌이 친구 역할로 등장하면서 반가움이 더해집니다. 

 

"재미있는 일이 전혀 없어요, 전혀."

남편의 바람 때문에 파리의 친구 집에 은둔하고 있는 영화배우, 영국 여자 미아. 신분을 감춘 채 지내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길 내심 기대합니다.

 

"독신의 미국인 소설가, 파리로 떠나다!"

친구 아서와 로렌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가 일약 유명 작가가 된 미국 남자 폴. 벅찬 일상을 벗어나 파리에 머물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번역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지만, 고독한 생활에 찌들어 있습니다.

 

 

 

미아와 폴, 두 사람의 사랑 찾기 과정을 보여주는 로맨스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접점 없어 보이는 그들이 만나게 되는 사건은 첫 소설의 주인공 아서와 로렌의 활약이 큽니다.

 

 

 

 

우정을 담보 잡아 폴의 외로운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작당한 그들에 의해 만나게 된 미아와 폴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립니다. 처음엔 서로를 미친 사람 취급했지만 결국 친구처럼 만남을 이어가며 조금씩 마음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사랑에 실패한 경험 탓에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미아, 연예인 듯 연애 같지 않은 장거리 연애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 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알아챈 사람은 미아입니다.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지 몰랐던 미아는 이제 분명하게 표현하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집니다. 미아에게 누구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소에서 파리를 감상할 수 있게 낭만을 선사한 폴은 여전히 친구의 감정이 크긴 하지만요.

 

문제는 미아가 신분을 숨긴 채 여전히 폴을 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차피 폴은 한국의 연인에게 갈 테니까요. 솔직하게 말할 수 없어서 계속 숨기다 보니 그들의 사이는 더 이상 좁혀지질 않습니다. 서로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 없음을 전제로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이건 전혀 의미 없는 거예요. 오롯이 현재일 뿐." - 책 속에서

 

 

 

재미있는 건 소설 속 폴의 책이 유독 한국에서 핫한 인기를 얻는다는 점이었어요. 서울국제도서전에 초대를 받고, 각종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는 등 한국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후반부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마르크 레비 저자는 2010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했었으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꽤 진한 것 같습니다.

 

소설 초반부에서는 가벼움이 하늘을 찌를 듯한 분위기여서 뻔하게 예상되는 로맨틱 코미디 전형을 생각했다면, 후반부에서의 과감한 반전은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사랑이라는 소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법한 사건을 하나 더했을 뿐인데 무게감이 달라지는 방식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오해로 시작된 만남의 결말은 그의 다른 소설들처럼 해피엔딩입니다. 행복한 척하는 놀이는 끝냅니다. 의미 없음 대신 의미 있음으로 선택합니다.

 

에너지 쏟아붓지 않아도, 힘 빼고 읽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쓰는 마르크 레비. 캐릭터들에게 하늘을 찌르는 에고를 집어넣은 유머 감각 덕분에 읽는 내내 유쾌했습니다. 웃음을 얹은 소설은 '문학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문화 패권주의를 비꼬듯 <피에스 프롬 파리>는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 독자에게 안겨주는 매력을 듬뿍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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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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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치로 시인으로 사는 림태주 작가의 <이 미친 그리움>, <그토록 붉은 사랑>에 이어 세 번째 산문집, 인간관계의 본질을 다룬 관계학개론 <관계의 물리학>.

 

통찰력과 감성 그리고 유머가 균형을 이뤄 문장 하나하나가 적당한 감정 수위를 유지합니다. 관계가 힘들어 해답을 얻고자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라면 읽는 순간 이미 힐링되는 기분일 거예요.

 

모든 게 처음이고 서툴렀던 젊은 날, 관계를 힘겨워하고 두려워했었다는 림태주 시인.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관계의 물리학>에 담겨있습니다.

 

 

 

관계란 건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평범하고 오래되고 한결같은 편안함과 같다며, 관계의 본질을 '반복'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돌발적인 상황이 많이 생길수록 그 관계는 어긋나버리게 되더라고요. 예측 가능한 관계일 때 변함없이 이어지고 유지되는 관계. 결국 "좋은 관계란 반복적인 일상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차지"라고.

 

림태주 시인은 세상에 생겨난 모든 사이를 관계의 우주라고 부릅니다. 제목에서처럼 관계를 천체물리학 개념에 빗대어 풀어낸 방식이 독특했는데 묘하게 맞아떨어져 신기할 정도입니다.

 

개개인을 고유하고 독립적인 하나의 행성으로 바라봅니다. 행성과 행성이 서로 밀고 끌어당기는 우주의 물리 법칙을 따르듯 사귀고 친하고 사랑하는 모든 관계 사이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한없이 가깝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게 아니고, 우주의 법칙처럼 팽창의 본성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거리를 내줘야 하는 게 관계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삶은 관계의 총합이고, 관계는 입장들의 교집합이다. - 책 속에서

 

 

 

말의 색채는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선택하고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상처의 말은 내뱉은 사람이 아닌 듣는 자의 소유가 되니까요. 그렇기에 먼저 나 스스로가 언어를 바꾸고 말하는 태도를 바꿔야 하는 겁니다.

 

아주 재미있는 사례가 등장합니다. 산타 할아버지 역할을 위해 아이가 원하는 선물이 뭔지 알아내야 하는데 함구하는 아이. 꾀를 하나 내 결국 얻어냈는데 그 방법이 기발합니다. 바로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모른다"라는 법칙이었어요. 내 생각을 상대가 당연히 알아차릴 거라 착각하는 것. 저도 자꾸 그러네요. 생각할수록 의미하는 바가 깊습니다.

 

 

 

관계를 단단히 하려면 행복에 대한 의미도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사람마다 터득한 행복의 기술, 삶의 요령은 저마다 다른데도 우리는 서로의 방식을 욕망합니다. 림태주 시인은 내게 소중하고 행복한 일에 더 몰입해보라고 합니다. 자꾸 애쓰고 참아내고 신경 곤두세워야 한다면 그 관계는 상대방을 위한 관계라고 말이죠.

 

행복을 미래에 유예하는 우리들. 지금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관계 역시 내 마음과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통하고 관계하는 것에서 잠시 내려서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그제야 보이는 게 있습니다. 

 

 

 

그동안 관계의 결과에만 집중했었다면 <관계의 물리학>을 통해 관계가 성립되는 주체에 집중해봅니다. '서로'와 '사이', 그리고 '다른'의 의미를 새롭게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는 법. 나와 같지 않은 다름을 가진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가 고유한 독립자임을 받아들일 때 관계를 이어갈 준비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조금 황당한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요. <관계의 물리학>을 읽다가 예전에 읽은 SF 소설의 난해했던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 얻기도 했습니다.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오직 하나의 에너지인 빛. 우리가 지각하는 형상들의 모든 것이 하나의 에너지로 그저 다르게 이루어진 형상일 뿐. 우리 모두 빛에서 왔고, 다시 빛으로 돌아간다는 작가의 말에서 번뜩거림이 스치더라고요.

 

물리학 개념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들이 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데 쓰이다니. 신선하고 독특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솔직히 관계의 완벽함이 있을 수 있겠냐마는, '다름'이 있기에 서로를 이해하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관계를 대하는 안목을 높일 수 있는 책 <관계의 물리학>을 관계의 힘듦에 지친 이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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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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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연구하고 분석하고 만드는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 최장순 저자가 알려주는 기획자의 태도 <기획자의 습관>. 생활하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작지만 반복적인 습관들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고, 영화를 고르고, 누군가를 설득하면서 우리는 매일 기획을 합니다. 인생을 책임감 있게 살아간다는 말은 기획한 대로 살아간다는 것과 같습니다.

 

<기획자의 습관>에서는 구찌, 인천공항, CJ 등을 브랜딩한 기획자의 습관이 형성된 배경을 인문학적인 관점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별것 아닌 습관들이 어떻게 기획력을 증대시키는지 들려줍니다. 기호학과 철학을 공부한 저자답게 언어의 암호, 표정, 제스처, 음악, 회화, 건축 등 '의미'를 실어 나르는 기호들을 이해하며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기획을 이야기합니다. 

 

 

기획자의 습관을 크게 생활 습관, 공부 습관, 생각 습관으로 구분해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자세를 짚어줍니다.

 

기획의 시작은 관찰. 세상을 언제나 낯선 존재로 인식해 나와 외부환경을 동시에 보고 살펴야 합니다. 사진 한 컷의 힘이 큰 시대.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해시태그만 살펴봐도 맥락에 숨어 있는 철학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인사이트 얻은 것은 잘 정리해야 정신의 산출물로 이어집니다. 정보를 배열하는 기술인 '정리'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어요. 팩트와 크리에이티브를 구분하는 기록, 메일과 파일 제목 작성법, 파일 저장 방식 등 자기 방식대로 체계화해야 합니다.

 

 

남들이 제공한 지식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대화, 독서, 글쓰기로 공부를 이뤄내야 합니다.

특히 이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다양성, 기기묘묘함들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독서에 관해서는 저자만의 독서법이 꽤 공감되었어요. 특정 분야의 바이블을 오래 정독하면서 분야마다 적절한 독서법을 활용하는 방식은 책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게 합니다.

 

대화의 중요성과 기록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시작한 습관인 '표현'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깨달은 셈인데요. 대화 없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고 결국 대화 없이 기획력이 강화될 수는 없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대화는 상대를 읽는 공부라는 것.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대화시 주의점을 알려줍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행위인 표현에 관해서는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 빠지지 않고 진짜 내 지식이 되려면 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기획자의 습관>에는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 양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기획자의 세 번째 습관, 생각 습관. 자기다움과 참신함을 갖춰야 하는 기획을 위해 사유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기획하는 저자의 방식에는 '왜 Why'가 들어갑니다. 

 

강박적으로 만들어대는 '왜' 대신에 대상의 의미를 짚어보는 철학적 문제로서의 '왜'입니다. 원인, 신념, 목적이 있는 '왜'는 이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제시합니다. 

 

 

 

일상을 재발견하고 디자인하는 기획은 고정된 계획과 다릅니다. 기획을 그저 결과를 잘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론으로만 보지 말라고 합니다.

 

일상을 재발견하는 법,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법, 아이디어 추출법 등 기획자의 생활과 공부 그리고 생각 습관으로 기획자의 일상적인 태도를 짚어준 <기획자의 습관>. 직업으로서의 기획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인생을 기획하는 데 도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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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맛있을까 - 옥스퍼드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의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음식의 과학
찰스 스펜스 지음, 윤신영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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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소리가 맛에 영향을 미친다는 소닉 칩 연구로 이그노벨상 영양학 부문 수상한 옥스퍼드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

 

 

과자 포장재는 왜 바스락거리며 시끄러울까, 기내식은 왜 맛이 없을까, 파란 고기와 생선은 왜 혐오스러운 반응을 불러일으킬까, 맛있는 식사를 하려면 먼저 주문해야할까 나중에 주문해야할까 등 어이없는 연구들이 많아 보이지만 음식에 정통한 감각심리학자의 연구는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었고 이미 활용하고 있는 식음료 산업, 셰프들이 많았습니다.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총망라한 책 <왜 맛있을까>. 원제 Gastrophysics(가스트로피직스)는 미식학과 물리학의 합성어로 인지과학, 뇌과학, 심리학, 디자인, 마케팅 등을 융합해 창안한 새로운 지식 분야를 의미합니다.

 

 

가스트로피직스를 연구하는 가스트로피지스트들은 음식 감각을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음식의 반응은 혀와 코보다 뇌와 장기의 대화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음식은 혀가 아니라 뇌가 맛보는 것!

 

 

 

 

찰스 스펜스 저자도 깜짝 놀란 한국의 먹방. 지금까지 접한 가장 이상하고 핫한 트렌드로 소개했습니다. 먹방은 혼밥시대에 그저 위안 요소가 되는 것을 넘어 시청자의 정신적 소모가 꽤 크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가상의 유혹에 저항하기 위한 정신 소모, 체질량지수 증가, 배고픔 증대 등 장기적으로는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라고 짚어줍니다.

 

 

혼밥과 관련해서 식사의 사회적 행위라는 의미를 끌어내기도 합니다. 혼자 밖에서 밥을 먹어도 아무렇지 않은 분위기가 된 요즘. 하지만 식사를 사회적 행위로 바라본다면, 에어비앤비 숙박 개념처럼 현지인과 식사하는 식사 공유 앱이 왜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겠네요.

 

 

먹방 사례처럼 음식은 혀로 맛보는 미각과 냄새를 맡는 후각 외에도 시각, 청각의 영향을 받습니다. SNS에 음식 사진을 올리면서 시각적 매력의 중요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음식의 색깔과 모양, 플레이팅의 미학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바삭 소리가 큰 감자칩이 더 맛있는 이유처럼 소리가 맛에 영향을 미치는 연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프랑스 아코디언 음악을 틀면 프랑스 와인 판매량이 높아지고, 독일 맥줏집 음악을 틀면 독일 와인 판매량이 늘듯 배경 음악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질 만큼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촉각도 맛에 영향을 줍니다. 핑거푸드는 손으로 먹어야지 식기를 사용하면 오히려 그 맛이 안 나는 것 같죠. 신기한 점은 식기의 무게까지도 음식 맛에 영향을 미친다는 거였어요.

 

 

 

 

이렇듯 음식의 맛은 식사하는 환경에 따라 식사 경험에 영향을 줍니다. 음악, 조명, 향기, 의자 느낌 등 주변 환경 모든 것이 말이지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어디에서 누구와 먹는지, 기분 상태에 따라 먹는 즐거움이 달라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메커니즘을 이토록 세세하게 짚어준 책은 처음이었습니다.

 

 

가스트로피직스를 이용하면 미식의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은근슬쩍 개입하면서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가 음식에 이용되는 겁니다. 맛 경험을 조절하고 강화해줄 다양한 요인들을 이용해 기억에 남을 만큼 자극적이지만 지나치게 압도적이지는 않은 경험을 선사하는 가스트로피직스 세계 매력적이네요.

 

 

다중 감각 요소를 이용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1930년대 정신 나간 아이디어를 많이 실천한 이탈리아 미래파가 선구자였습니다. 그들은 너무 앞서나갔지만 이제는 다중 감각 요소를 통제해 가장 맛있는 식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래의 식탁은 어떤 분위기일까요. 소리 양념으로 더 맛있게 느끼도록 하고, VR과 AR 기술을 적용한 식사 경험도 생길 테지요.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혼밥 사례보다도 더 사회적 교류를 방해할지도 모릅니다.

 

 

입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이토록 복잡하다니.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한 책입니다. 흔히 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먹고살기 힘들다, 다 먹고살려고 하는 일인데...처럼 우리 삶에서 결코 소홀하게 대할 수 없는 '먹는' 행위.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인지 식사의 사회적 행위에 관한 의미를 짚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요리 그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식사 경험이 좋아야 맛있다는 것. 맛에 대한 기억은 실제 맛과 같지 않을뿐더러 맛, 향, 풍미의 구별조차 지각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었습니다. 감정을 바꿈으로써 맛을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알려준 책 <왜 맛있을까>. 입안과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면  언제나 성공적인 식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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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부 아프리카 - 지리 포토 에세이
손휘주 지음 / 푸른길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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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유랑을 꿈꾼 지리학도 청년의 동남부 아프리카 지리 포토 에세이 <동남부 아프리카>. 세계 35개국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4년간 세 차례에 걸쳐 다녀온 동남부 아프리카. 대륙의 중심, 인류의 시작 그리고 한 명의 지리학도가 유랑의 전환점을 맞이한 대륙, 아프리카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2013년 3개월간의 봉사 여행이었던 케냐는 인생의 전환점이 됩니다. 케냐의 자연과 사람들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아프리카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가득 차 있다고 생각했던 지난날의 편견과 오해의 위험성을 가르쳐준 시간이 되었습니다. 

 

 

 

2015년 사하라 이남 동남부 아프리카를 유랑하며 지리적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목적을 구체적으로 띄게 됩니다. 한국으로 전해지는 아프리카 정보의 공간적, 시간적 편협성을 줄이고 사람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리적 다양성과 역동적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동남부 아프리카 11개국을 유랑하며 새로운 아프리카 콘텐츠를 마련합니다. 

 

 

 

가난, 전쟁, 위험, 질병을 떠올리는 아프리카. 일반화 오류와 부정적 이미지가 큰 아프리카.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아프리카의 전부일 거라고 믿어 왔고, 수많은 문제 해결의 장애물인 무관심이라는 형태로 아프리카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지리학도 청년 손휘주 저자는 아프리카의 인식 개선을 위해 지리학도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동남부 아프리카> 책입니다.

 

 

 

지표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공간적인 시각에서 연구하는 과학이자 수많은 주제로 특정 지역을 분석하는 공간의 학문인 지리학. 자연지리학과 인문지리학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면 결국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세상살이 연구가 됩니다.

 

그동안 알고 있던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었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게다가 아프리카 여행기는 자연 풍경 위주로만 봤었기에 <동남부 아프리카>에서 알려주는 아프리카의 자연지리, 인문지리에 관한 이야기는 무척 신선했습니다. 

 

 

 

아프리카 하면 가장 먼저 사막이 떠오르는데 사막만 있는 게 아니라 강, 초원, 폭포, 화산 등 다양하고 역동적인 환경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자연 앞에 카메라 렌즈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스케일의 장관 앞에 서면 어떻게 '그대로' 담을지 고민한다는 손휘주 저자.

 

 

 

열한 개의 언어를 공식어로 인정한 남아프리카공화국처럼 인문지리적으로는 12억 인구의 수천 개 부족이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가진 대륙이었어요. 아랍의 흔적, 식민 시절의 흔적, 외국인 관광객의 흔적이 혼재되어 아프리카의 역사가 되었습니다. 

 

대중교통을 고집한 탓에 다사다난한 버스 여행은 아프리카 현지인들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했던 도시나 마을을 둘러보는 기회가 되며 유랑을 풍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지리 이야기에는 사람이 빠질 수 없고, 다양한 곳에서 각자의 모습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책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 잠비아, 말라위, 탄자니아를 자연지리적·인문지리적으로 살펴보는 지리 포토 에세이 <동남부 아프리카>. 청춘을 아프리카에 쏟은 저자의 메시지를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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