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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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출간되는 족족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될 정도로 핫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 마르크 레비 신작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P. S. From Paris)>.

 

39세 때 불면증인 아들에게 들려주려고 쓴 동화 덕분에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마르크 레비. 화제의 데뷔작이 된 첫 책 <천국 같은>은 리즈 위더스푼, 마크 러팔로 주연의 로맨스 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으로 탄생했습니다. 이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로맨스 소설을 줄줄이 내놓으며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게 됩니다.

 

 

 

유머가 깃든 로맨틱 코미디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P. S. From Paris)>. 이번 소설에는 첫 소설의 두 주인공 아서와 로렌이 친구 역할로 등장하면서 반가움이 더해집니다. 

 

"재미있는 일이 전혀 없어요, 전혀."

남편의 바람 때문에 파리의 친구 집에 은둔하고 있는 영화배우, 영국 여자 미아. 신분을 감춘 채 지내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길 내심 기대합니다.

 

"독신의 미국인 소설가, 파리로 떠나다!"

친구 아서와 로렌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가 일약 유명 작가가 된 미국 남자 폴. 벅찬 일상을 벗어나 파리에 머물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번역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지만, 고독한 생활에 찌들어 있습니다.

 

 

 

미아와 폴, 두 사람의 사랑 찾기 과정을 보여주는 로맨스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접점 없어 보이는 그들이 만나게 되는 사건은 첫 소설의 주인공 아서와 로렌의 활약이 큽니다.

 

 

 

 

우정을 담보 잡아 폴의 외로운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작당한 그들에 의해 만나게 된 미아와 폴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립니다. 처음엔 서로를 미친 사람 취급했지만 결국 친구처럼 만남을 이어가며 조금씩 마음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사랑에 실패한 경험 탓에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미아, 연예인 듯 연애 같지 않은 장거리 연애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 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알아챈 사람은 미아입니다.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지 몰랐던 미아는 이제 분명하게 표현하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집니다. 미아에게 누구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소에서 파리를 감상할 수 있게 낭만을 선사한 폴은 여전히 친구의 감정이 크긴 하지만요.

 

문제는 미아가 신분을 숨긴 채 여전히 폴을 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차피 폴은 한국의 연인에게 갈 테니까요. 솔직하게 말할 수 없어서 계속 숨기다 보니 그들의 사이는 더 이상 좁혀지질 않습니다. 서로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 없음을 전제로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이건 전혀 의미 없는 거예요. 오롯이 현재일 뿐." - 책 속에서

 

 

 

재미있는 건 소설 속 폴의 책이 유독 한국에서 핫한 인기를 얻는다는 점이었어요. 서울국제도서전에 초대를 받고, 각종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는 등 한국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후반부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마르크 레비 저자는 2010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했었으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꽤 진한 것 같습니다.

 

소설 초반부에서는 가벼움이 하늘을 찌를 듯한 분위기여서 뻔하게 예상되는 로맨틱 코미디 전형을 생각했다면, 후반부에서의 과감한 반전은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사랑이라는 소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법한 사건을 하나 더했을 뿐인데 무게감이 달라지는 방식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오해로 시작된 만남의 결말은 그의 다른 소설들처럼 해피엔딩입니다. 행복한 척하는 놀이는 끝냅니다. 의미 없음 대신 의미 있음으로 선택합니다.

 

에너지 쏟아붓지 않아도, 힘 빼고 읽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쓰는 마르크 레비. 캐릭터들에게 하늘을 찌르는 에고를 집어넣은 유머 감각 덕분에 읽는 내내 유쾌했습니다. 웃음을 얹은 소설은 '문학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문화 패권주의를 비꼬듯 <피에스 프롬 파리>는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 독자에게 안겨주는 매력을 듬뿍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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