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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브랜드를 연구하고 분석하고 만드는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 최장순 저자가 알려주는 기획자의 태도 <기획자의 습관>. 생활하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작지만 반복적인 습관들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고, 영화를 고르고, 누군가를 설득하면서 우리는 매일 기획을 합니다. 인생을 책임감 있게 살아간다는 말은 기획한 대로 살아간다는 것과 같습니다.
<기획자의 습관>에서는 구찌, 인천공항, CJ 등을 브랜딩한 기획자의 습관이 형성된 배경을 인문학적인 관점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별것 아닌 습관들이 어떻게 기획력을 증대시키는지 들려줍니다. 기호학과 철학을 공부한 저자답게 언어의 암호, 표정, 제스처, 음악, 회화, 건축 등 '의미'를 실어 나르는 기호들을 이해하며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기획을 이야기합니다.

기획자의 습관을 크게 생활 습관, 공부 습관, 생각 습관으로 구분해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자세를 짚어줍니다.
기획의 시작은 관찰. 세상을 언제나 낯선 존재로 인식해 나와 외부환경을 동시에 보고 살펴야 합니다. 사진 한 컷의 힘이 큰 시대.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해시태그만 살펴봐도 맥락에 숨어 있는 철학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인사이트 얻은 것은 잘 정리해야 정신의 산출물로 이어집니다. 정보를 배열하는 기술인 '정리'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어요. 팩트와 크리에이티브를 구분하는 기록, 메일과 파일 제목 작성법, 파일 저장 방식 등 자기 방식대로 체계화해야 합니다.

남들이 제공한 지식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대화, 독서, 글쓰기로 공부를 이뤄내야 합니다.
특히 이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다양성, 기기묘묘함들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독서에 관해서는 저자만의 독서법이 꽤 공감되었어요. 특정 분야의 바이블을 오래 정독하면서 분야마다 적절한 독서법을 활용하는 방식은 책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게 합니다.
대화의 중요성과 기록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시작한 습관인 '표현'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깨달은 셈인데요. 대화 없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고 결국 대화 없이 기획력이 강화될 수는 없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대화는 상대를 읽는 공부라는 것.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대화시 주의점을 알려줍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행위인 표현에 관해서는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 빠지지 않고 진짜 내 지식이 되려면 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기획자의 습관>에는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 양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기획자의 세 번째 습관, 생각 습관. 자기다움과 참신함을 갖춰야 하는 기획을 위해 사유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기획하는 저자의 방식에는 '왜 Why'가 들어갑니다.
강박적으로 만들어대는 '왜' 대신에 대상의 의미를 짚어보는 철학적 문제로서의 '왜'입니다. 원인, 신념, 목적이 있는 '왜'는 이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제시합니다.

일상을 재발견하고 디자인하는 기획은 고정된 계획과 다릅니다. 기획을 그저 결과를 잘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론으로만 보지 말라고 합니다.
일상을 재발견하는 법,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법, 아이디어 추출법 등 기획자의 생활과 공부 그리고 생각 습관으로 기획자의 일상적인 태도를 짚어준 <기획자의 습관>. 직업으로서의 기획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인생을 기획하는 데 도움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