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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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모든 리더가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팀원에게 더 창의적으로 해봐, 퀄리티를 높여줘라고 말했는데 돌아오는 건... 알잘딱깔센은 꿈일 뿐입니다.


언어화 컨설턴트 고구레 다이치 저자는 리더십의 핵심을 언어화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화는 말을 잘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언어화가 되었는가는 그 말이 얼마나 명확한지에 달렸다라고 합니다. 진정한 언어화는 상대방의 머릿속에 정확한 그림을 그려주는 것입니다.


언어화 컨설팅을 3,000건 이상 진행하면서 축적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이론과 실무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워줍니다.





팀을 하나의 목표로 이끌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자는 "스포츠 경기에서 감독이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선수들이 시합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면? 벤치에 느긋하게 앉아 '스스로 생각해서 경기를 운영해봐'라고 말하는 감독이 있다면 바로 해고될 것이다"라는 비유로 많은 리더들이 놓치고 있는 맹점을 짚어줍니다.


리더가 우선 해야 할 일은 팀원이 '할당받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언어화해서 전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동기부여나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팀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1차적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2023년 일본능률협회 조사에서 일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상사가 이상적인 상사 1위(79.0%)에 올랐다고 합니다. 팀원들이 원하는 것은 카리스마나 인간적 매력보다도 명확한 업무 가이드라인입니다.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처럼 모호한 목표를 구체적 행동으로 변환시키는 체계적 방법론을 알려줍니다.


첫 번째 단계는 문장으로 완성하기입니다. 표현이 모호해지는 이유는 단어나 명사만으로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주어와 서술어를 명확히 해야 하는 겁니다.


고객 최우선주의라는 추상적 개념을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이 '아이가 큰 소리를 내도 주변 시선이나 이용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식사할 수 있는 상태를 목표로 한다'로 구체화하는 방식입니다.


목표가 명확해질 때 비로소 달성 방법도 명확해지고, 팀원들의 행동도 일관성을 갖게 된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명확해 보이는 표현도 실제로는 각자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때 너무 세세하게 지시하면 팀원의 자율성을 해치고, 너무 포괄적으로 지시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방법도 소개됩니다. 목표에서 행동까지의 연결고리를 단계별로 명확히 하는 사례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업무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부분입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지는 '하지 않았을 때 누구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조언은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무의미한 업무들을 걸러내는 유용한 필터가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 도구가 가득합니다. 사장님이 주주총회에서 참고하실 수 있도록, 영업 담당자가 고객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도록처럼 기대치를 이야기할 때도 명확한 가이드를 안내합니다.


심리학적 통찰이 돋보이는 팀원의 마음을 여는 기술도 흥미로웠습니다. 회의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팀원,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팀원 등 리더들이 흔히 마주하는 상황들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법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만 받아들인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을 기존 경험과 연결시켜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해했어요'의 착각을 좁히는 마지막 퍼즐은 전달의 언어화입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무척 흔합니다.





저자는 효과적 소통의 원리를 분석합니다. '이해하기 쉽다'는 건 파악할 수 있고, 수긍할 수 있고, 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수긍하고 재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현대 리더의 핵심 역량은 명확한 소통 능력입니다. 리더의 언어 사용이 정보 전달을 넘어 조직 전체의 사고 패턴과 행동 양식을 형성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알잘딱깔센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대신 명확한 기준과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팀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입니다.


리더십 전반을 언어화라는 렌즈로 재해석한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알아서 잘하라는 말은 리더의 회피일 뿐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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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뇌
마수드 후사인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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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당신의 뇌가 망가지면 당신도 사라진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신경학자 마수드 후사인은 뇌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아웃사이더>에서 인간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합니다.


뇌질환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삶이 무너진 일곱 명의 환자들을 통해 우리의 자아가 얼마나 취약하고 변화 가능한 존재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환자들은 사회 속에서 역할을 가지고 살아가던 '인사이더'였지만, 뇌 손상은 순식간에 이들을 '아웃사이더'로 만들어버립니다.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 출신인 저자는 영국에서 이민자로 생활하면서 아웃사이더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피부색과 출신 때문에 겪은 차별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더욱 깊은 공감을 갖게 했고, 책 전반에 걸쳐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첫 번째 환자 데이비드의 이야기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의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바닥핵 뇌졸중 이후 그는 병적인 무관심 상태에 빠졌습니다. 집안일을 하지도, 친구들과의 만남은 물론이고 자신의 건강조차 신경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데이비드의 경우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 약물 치료로 회복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그가 얼마나 빠르게 사회적 관계망에서 소외되었는지는 충격적입니다.


두 번째 환자 마이클은 의미 치매 증상을 보이며 점차 단어들을 잃어갔습니다. 농담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던 유머러스한 성격의 그가 열쇠나 의자 같은 일상적인 물건의 용도까지 잊게 되었습니다. 뇌 손상이 의미와 감각을 지우면서 그는 언어적 유희의 세계에서 추방당합니다.


마이클의 사례는 우리가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근본적인 틀입니다. 언어를 잃어가면서 동시에 사회적 관계에서도 멀어지는 과정은 인간이 얼마나 언어적 존재인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냅니다.


알츠하이머병으로 기억 상실의 복잡한 양상을 보여주는 트리시. 잘못된 기억을 바탕으로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증상도 보였습니다. 기억이 무너지면 인간관계도 무너지며 자아도 서서히 해체됩니다. 다행히 트리시가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사회적 관계가 개선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소외가 질병 자체보다는 질병에 대한 태도와 더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문화적 편견이 질병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와히드의 사례도 독특합니다. 파키스탄 출신 버스 운전사인 그는 밤마다 두건을 쓴 귀신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환영 증상 자체도 괴로웠지만 더 큰 문제는 주변 사람들의 기피, 배제 반응이었습니다.


와히드의 경우는 뇌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높이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했지만 그가 겪은 사회적 고립은 의학적 치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와히드의 사례는 의학적 치료만큼이나 사회적 이해와 수용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왼쪽에서 오는 정보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게 된 윈스턴, 온화하고 배려심 깊던 성격에서 자제력을 잃고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악담을 퍼부으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수, 갑자기 자신의 오른쪽 팔다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 애나의 사례까지 뇌 기능 손상의 결과는 무시무시했습니다.


이처럼 일곱 환자들은 서로 다른 인지 과정의 손상으로 인해 자아의 한 조각을 잃었고, 그 결과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신경 퇴행 질환이든 외상성 뇌 손상이든 간에 이들이 겪은 질환들은 결국 자아를 잃게 만들었습니다.





<아웃사이더>는 우리의 정체성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는 점을 짚어줍니다. 자아는 뇌의 다양한 기능들이 조화롭게 작동할 때 만들어지는 일종의 환상에 가깝다고 합니다. 기억, 언어, 감정, 주의력, 충동 조절 등 각각의 기능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우리가 '나'라고 인식하는 일관된 정체성이 유지됩니다.


특히 정체성의 사회적 측면을 강조합니다. 우리의 자아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유지된다고 말입니다. 뇌질환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은 곧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일곱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얼마나 쉽게 소외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환자들이 질병 자체보다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더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아웃사이더>는 보여줍니다. 우리는 타인의 인정과 수용을 통해 자아를 확인하고 유지합니다. 사회적 소외는 질병만큼이나 개인의 정체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자아, 정체성의 비밀을 밝힌 뇌과학 책 <아웃사이더>. 결국 연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뇌의 다양한 부위들이 연결되어 작동할 때 정상적인 인지 기능이 나타나고, 사회적 관계가 연결되어 있을 때 건강한 정체성이 유지된다는 것을요.


일곱 명의 환자들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연결이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뇌의 신경 연결이 끊어지기도 했고, 사회적 관계가 끊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와 사회적 지지를 통해 다시 연결될 수 있었을 때 그들은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입니다. 뇌의 신경세포들이 연결되어 있고, 사회의 구성원들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연결들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는 것이 건강한 개인과 사회를 만드는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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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 - 호기심이라는 배를 타고 ‘우리’라는 섬에서 ‘그들’의 세계로
스콧 시게오카 지음, 이윤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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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스콧 시게오카의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은 극단적인 양극화와 혐오, 불신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정말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저자는 호기심을 단순한 정보 탐색의 수단으로 보지 않습니다. 관계를 회복하고, 갈등을 해소하고, 진심으로 연결되는 길을 여는 초능력으로 정의합니다.


정치 성향이 전혀 다른 사람, 종교적 세계관이 상반된 사람, 나와 사회적 위치가 극명히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두려움이나 혐오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바로 그 틈에 호기심이라는 다리를 놓습니다.


우리는 호기심을 단지 궁금한 걸 알아내려는 힘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자는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정보 수집 수준에 머무는 '얕은 호기심'과 관계와 세계관을 전복할 수 있는 '깊은 호기심'으로 말이죠.


"얕은 호기심이 우리를 살아남게 했다면, 깊은 호기심은 우리를 진정으로 살아가게 이끈다." - p45


깊은 호기심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숨겨진 의미를 캐내고,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도구입니다. 이런 태도는 특히 '다름'을 마주할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얕은 호기심은 누가 맞고 틀렸는지를 알고 싶어하지만, 깊은 호기심은 왜 그렇게 믿게 되었는지를 알고자 합니다.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은 호기심 실천 도구로 DIVE 모델을 소개합니다. 고정관념과 확신을 내려놓는 Detach (벗어나기), 대화의 태도와 맥락을 의도적으로 설정하는 Intend (의도하기), 모든 존재의 존엄성을 인식하는 Value (가치 있게 여기기), 상처와 갈등의 순간마저 받아들이는 Embrace (수용하기)입니다.


깊은 호기심을 단련하는 네 가지 훈련인 셈입니다. 가족 모임에서 정치적 논쟁이 벌어졌을 때 DIVE 모델을 떠올려 보면 어떤 전환이 가능한지 상상해보세요.


상대방의 말에 반박부터 하기보다 그런 생각은 어떤 경험에서 비롯되었는지 질문을 던지는 순간 대화의 결은 달라집니다. 호기심은 더 이상 소극적 감정이 아니라, 능동적 행동 전략입니다. 호기심이 바꾸는 것은 세상보다 먼저 나 자신입니다. 이 책은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내 안의 변화를 위한 장치입니다.





그는 트럼프 집회에 잠입하며 자신도 몰랐던 편견을 직면하게 됩니다. 그들은 인도주의자였고, 부모였고, 가족과 봉사를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들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의 호기심은 상대방의 인간성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켰습니다.


이런 변화는 비단 미국의 보수와 진보 간 대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도 정파적 양극화와 세대 간 갈등, 지역적 편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상대방을 증오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더 쉽고 빠른 선택처럼 느껴지는 시대, 저자의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본질적입니다. 관심을 갖자. 질문을 던지자. 다가가 보자고 합니다.


물론 모든 호기심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호기심의 윤리적 경계를 다루며 호기심이 타인의 고통이나 사생활을 침범하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게다가 호기심은 도구이지 만능열쇠가 아닙니다. 모든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는 충만합니다. 분열과 갈등이 일상화된 시대에 호기심이라는 다리를 놓는 것, 개인적 성장과 사회적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요.


깊은 호기심은 단지 앎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관계를 위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기능해야 합니다. 저자는 호기심의 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해 짚어줍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질 때 상대도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집니다. 그 접촉이 세상의 갈등을 전부 해결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하나의 연결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에코 체임버 안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모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여주고, 뉴스는 우리의 편견을 확증해주는 정보만 제공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진보적 성향의 동양계 미국인이자 정신적 퀴어인 하와이 출신 교수 스콧 시게오카의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은 이런 현실에 정면으로 맞선 한 연구자의 용기 있는 실험기입니다.





호기심을 단지 심리학적 개념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로 제한하지 않습니다. 인간 본연의 힘, 우리가 잊고 있던 서로를 향한 본능적인 관심으로 되돌아가자는 제안입니다. 저자 자신의 경험담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분열의 시대에 필요한 연결의 기술을 이야기하는 <별에서 온 그들과 친구 되는 법>.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탐구서입니다.


호기심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힘을 어떻게 깊이 있게, 의미 있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겠죠.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건설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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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 - 상위 1% 대화의 고수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비밀 33
홋타 슈고 지음, 정현옥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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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언어학자가 밝힌 상위 1% 대화의 비밀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 메이지대학교에서 가장 듣고 싶은 수업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 있는 홋타 슈고 교수의 강의를 책으로 만나봅니다.


평소 '아, 그렇게 말할 걸 그랬나'라며 후회해본 경험, 아마 셀 수 없을 겁니다. 매일 대화를 나누지만 정작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말을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홋타 슈고 교수는 "어떻게 말하느냐가 정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우리는 왜 말투를 연구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은 커뮤니케이션에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더해 말투를 해부합니다. 심리언어학, 법언어학, 신경언어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학문적 경력은 이 책의 기반을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단순한 말 잘하는 법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상황을 설계하는 전략적 대화의 기술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재밌는 부분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대화 상식들이 잘못된 것들이라는 것도 꽤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깊은 이야기를 하면 부담스러울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플로리다대학교 시드니 쥬라드의 연구에 따르면 깊은 이야기는 관계까지 깊어지게 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저자는 적극적으로 TMI를 활용하라고 합니다. 정보의 깊이가 관계의 깊이와 정비례한다는 논리는 직장뿐 아니라 연애, 우정에서도 유효합니다.


폭언은 인간의 처리능력을 61%나 떨어트린다는 실험 결과는 우리가 흔히 겪는 회의 시간의 짜증 섞인 말투가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품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직장 내에서 흔히 저지르는 말투 실수를 짚어내며 진심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100% 정확한 대화는 없다고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완벽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상호 협력임을 강조합니다. 폴 그라이스의 협동 원리를 빌려와 말투는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관계의 맥락을 구성하는 장치임을 설명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일수록 사기에 더 잘 걸린다는 말은 인지능력의 높낮이보다 상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심리학이 말투에 개입하는 순간 대화는 정보 교환이 아니라 감정 조율이 됩니다.


디지털 공간의 말투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디지털 문자에도 지문이 남는다는 표현은 익명성과 무책임 사이에 놓인 오늘날의 SNS 사용 방식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킵니다. 말투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의 관계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말투를 유연한 연출의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필립 짐바르도의 연구에 따르면 척하다 보면 그것이 성격이 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자아를 구성하는 방식의 하나로 말투를 이해하는 시선을 만나게 됩니다.


컬럼비아대학교 다나 카니의 연구를 인용하여 2분 동안 등을 곧게 뻗는 자세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고 대담해질 수 있다며, 말투 역시 신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말투가 단지 언어 기술이 아닌 심리적 상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근거와 사례를 짚어줍니다.


연애 관계에서도 말투의 위력은 펼쳐집니다. 고백의 기술이나 칭찬의 방식처럼 사랑의 언어가 얼마나 정교해야 하는지, 단지 좋은 말이 아니라 적절한 말투가 관계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환경에서 말투가 가지는 실용적 가치도 분석합니다. 회의 시간은 30분이 가장 효율적, 답변이 필요하면 지목하라 등 현실적인 팁과 함께 리더의 말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33가지 대화 법칙은 각각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신뢰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습니다. 각 법칙마다 제시되는 구체적인 사례들 덕분에 읽는 재미도 좋습니다. 말투는 결국 우리의 내면과 외면을 연결하는 고리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은 그 고리를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실용적인 도구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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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 제2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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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예쁜 색감의 표지와 판형으로 돌아온 <여행의 기술 (제2판)>. 20년 넘게 이 책이 사랑을 받아온 것은 일상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알랭 드 보통의 글쓰기의 매력 때문일 겁니다.


알랭 드 보통은 스위스 출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일상의 문제를 철학적 언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글쓰기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철학의 위안』, 『일의 기쁨과 슬픔』 등 인간의 경험 전반을 통찰력 있게 탐구해왔습니다.


제목만으로는 여행 팁이나 짐 싸기 노하우가 나올 것만 같지만 <여행의 기술>은 일종의 철학적 여행 에세이입니다. 여행이라는 행위 그 자체에 내재한 의미와 역설, 그 안에서 피어나는 사유를 조명합니다.


여행에 담는 막연한 기대부터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 돌아온 일상에서 새로운 시선을 회복하는 법까지 알랭 드 보통은 지성과 감성, 미학과 유머를 조화롭게 엮어내며 여행의 본질을 탐색합니다.


여행의 첫 번째 단계는 기대입니다. 런던 해머스미스에서 바베이도스까지 J.K. 위스망스의 안내를 받아 이 기대의 심리학을 분석합니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을 준비하고 기대하는 시간이 때로는 더 강렬한 행복감을 준다고 합니다.


“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그 열의에서부터 역설에 이르기까지—을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준다” (p17)라는 말은 여행이 단지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로 떠나는 것만은 아님을 드러냅니다.


여행을 향한 우리의 기대는 종종 그 장소가 아닌, 그곳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상상에 의해 설계됩니다. J. K. 위스망스가 소설에서 보여주었듯 마음속 지도가 실제 지도보다 더 넓게 펼쳐져 있을 수 있는 법입니다.


그렇기에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생깁니다. 완벽한 휴양지를 상상했지만 막상 도착한 곳에서는 예상치 못한 현실적 문제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실망감은 여행의 필연적 요소입니다.


여행 중에 거치게 되는 통과 지점인 휴게소, 공항, 기차역 등에도 철학이 깃들어 있다는 걸 작가의 글에서 고스란히 느껴봅니다. 대부분 여행할 때 이 장소들은 배경처럼 다뤄질 뿐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장소들이야말로 사유의 본거지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휴게소에서 외로움을, 공항에서 경이로움을, 기차 안에서 과거를 떠올릴 수 있다면 우리는 일상의 거의 모든 지점에서 사유의 가능성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이다” (p78)라는 표현은 이 책의 핵심과도 같습니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에서는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기도 하고, 평소보다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에드워드 호퍼의 쓸쓸한 풍경, 보들레르의 도시적 감수성이 결합될 때 그곳은 사색의 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우리가 낯선 곳에 매혹되는 이유를 단순히 풍경의 다름에서 찾는 <여행의 기술>. 암스테르담에서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시선을 따라갑니다. 이국적인 것에 대한 갈망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적 욕망일지도 모릅니다.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서 결정된다” (p316)라는 고백처럼 낯선 곳이 주는 자유가 실은 사회적 관계의 소거로부터 비롯됨을 말해줍니다. 이국성은 외부 세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면의 해방을 가능케 하는 장치일 수 있습니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목가적인 풍경에서 시나이 사막의 숭고한 장엄까지 <여행의 기술>은 풍경을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대상으로 설정합니다.


워즈워스의 시는 시골을 낭만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이 인간 감정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에 주목합니다. 사막에서는 에드먼드 버크의 숭고미 개념을 토대로 작아짐의 미학을 펼쳐 보입니다. 거대한 풍경은 우리를 압도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사유를 확대시킵니다.


풍경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결합될 때 비로소 의미화됩니다. 여행은 풍경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풍경과의 사유적 조우를 통해 자기 내면을 탐색하는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사물의 표면 아래에 존재하는 가치를 포착해내는 능력은 여행을 통해 단련될 수 있는 하나의 기술입니다. 프로방스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안내를 받으며 예술이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반 고흐가 그린 프로방스의 올리브 나무와 사이프러스는 평범한 나무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고흐의 그림을 본 후 사람들은 같은 나무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방 주위의 여행』을 쓴 사비에르 드 메스트르를 통해 익숙한 공간의 낯설게 보기를 이야기합니다. 먼 곳에 가지 않더라도 언제나 여행적인 시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가장 일상적인 장소도 우리가 다르게 볼 준비가 되어 있다면 새로운 세계가 될 수 있습니다. 익숙한 곳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짜 여행의 기술일지도 모릅니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일상의 무료함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짚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생각하는 여행만이 우리를 낯선 아름다움으로 이끈다는 걸 보여준 여행에세이 <여행의 기술>입니다.


여행의 기술은 결국 삶의 기술과 다르지 않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기, 일상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타인과 다른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 가지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해석하기... 여행이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일상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성찰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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