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 - 상위 1% 대화의 고수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비밀 33
홋타 슈고 지음, 정현옥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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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법언어학자가 밝힌 상위 1% 대화의 비밀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 메이지대학교에서 가장 듣고 싶은 수업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 있는 홋타 슈고 교수의 강의를 책으로 만나봅니다.


평소 '아, 그렇게 말할 걸 그랬나'라며 후회해본 경험, 아마 셀 수 없을 겁니다. 매일 대화를 나누지만 정작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말을 잘하는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홋타 슈고 교수는 "어떻게 말하느냐가 정말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 우리는 왜 말투를 연구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은 커뮤니케이션에 심리학이라는 렌즈를 더해 말투를 해부합니다. 심리언어학, 법언어학, 신경언어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학문적 경력은 이 책의 기반을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단순한 말 잘하는 법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상황을 설계하는 전략적 대화의 기술에 초점을 맞춘 책입니다.


재밌는 부분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온 대화 상식들이 잘못된 것들이라는 것도 꽤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깊은 이야기를 하면 부담스러울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플로리다대학교 시드니 쥬라드의 연구에 따르면 깊은 이야기는 관계까지 깊어지게 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저자는 적극적으로 TMI를 활용하라고 합니다. 정보의 깊이가 관계의 깊이와 정비례한다는 논리는 직장뿐 아니라 연애, 우정에서도 유효합니다.


폭언은 인간의 처리능력을 61%나 떨어트린다는 실험 결과는 우리가 흔히 겪는 회의 시간의 짜증 섞인 말투가 얼마나 많은 리스크를 품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직장 내에서 흔히 저지르는 말투 실수를 짚어내며 진심을 바탕으로 한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100% 정확한 대화는 없다고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은 완벽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상호 협력임을 강조합니다. 폴 그라이스의 협동 원리를 빌려와 말투는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관계의 맥락을 구성하는 장치임을 설명합니다.





머리 좋은 사람일수록 사기에 더 잘 걸린다는 말은 인지능력의 높낮이보다 상대의 의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심리학이 말투에 개입하는 순간 대화는 정보 교환이 아니라 감정 조율이 됩니다.


디지털 공간의 말투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디지털 문자에도 지문이 남는다는 표현은 익명성과 무책임 사이에 놓인 오늘날의 SNS 사용 방식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킵니다. 말투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의 관계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말투를 유연한 연출의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필립 짐바르도의 연구에 따르면 척하다 보면 그것이 성격이 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자아를 구성하는 방식의 하나로 말투를 이해하는 시선을 만나게 됩니다.


컬럼비아대학교 다나 카니의 연구를 인용하여 2분 동안 등을 곧게 뻗는 자세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고 대담해질 수 있다며, 말투 역시 신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말투가 단지 언어 기술이 아닌 심리적 상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근거와 사례를 짚어줍니다.


연애 관계에서도 말투의 위력은 펼쳐집니다. 고백의 기술이나 칭찬의 방식처럼 사랑의 언어가 얼마나 정교해야 하는지, 단지 좋은 말이 아니라 적절한 말투가 관계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환경에서 말투가 가지는 실용적 가치도 분석합니다. 회의 시간은 30분이 가장 효율적, 답변이 필요하면 지목하라 등 현실적인 팁과 함께 리더의 말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33가지 대화 법칙은 각각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신뢰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습니다. 각 법칙마다 제시되는 구체적인 사례들 덕분에 읽는 재미도 좋습니다. 말투는 결국 우리의 내면과 외면을 연결하는 고리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말투의 심리학>은 그 고리를 매끄럽게 만들어주는 실용적인 도구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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