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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모든 리더가 마주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팀원에게 더 창의적으로 해봐, 퀄리티를 높여줘라고 말했는데 돌아오는 건... 알잘딱깔센은 꿈일 뿐입니다.
언어화 컨설턴트 고구레 다이치 저자는 리더십의 핵심을 언어화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화는 말을 잘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언어화가 되었는가는 그 말이 얼마나 명확한지에 달렸다라고 합니다. 진정한 언어화는 상대방의 머릿속에 정확한 그림을 그려주는 것입니다.
언어화 컨설팅을 3,000건 이상 진행하면서 축적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이론과 실무 사이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워줍니다.

팀을 하나의 목표로 이끌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자는 "스포츠 경기에서 감독이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선수들이 시합에서 이기기 위해 무엇을 할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면? 벤치에 느긋하게 앉아 '스스로 생각해서 경기를 운영해봐'라고 말하는 감독이 있다면 바로 해고될 것이다"라는 비유로 많은 리더들이 놓치고 있는 맹점을 짚어줍니다.
리더가 우선 해야 할 일은 팀원이 '할당받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언어화해서 전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동기부여나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팀원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리더의 1차적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2023년 일본능률협회 조사에서 일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상사가 이상적인 상사 1위(79.0%)에 올랐다고 합니다. 팀원들이 원하는 것은 카리스마나 인간적 매력보다도 명확한 업무 가이드라인입니다.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처럼 모호한 목표를 구체적 행동으로 변환시키는 체계적 방법론을 알려줍니다.
첫 번째 단계는 문장으로 완성하기입니다. 표현이 모호해지는 이유는 단어나 명사만으로 목표를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주어와 서술어를 명확히 해야 하는 겁니다.
고객 최우선주의라는 추상적 개념을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이 '아이가 큰 소리를 내도 주변 시선이나 이용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식사할 수 있는 상태를 목표로 한다'로 구체화하는 방식입니다.
목표가 명확해질 때 비로소 달성 방법도 명확해지고, 팀원들의 행동도 일관성을 갖게 된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명확해 보이는 표현도 실제로는 각자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방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때 너무 세세하게 지시하면 팀원의 자율성을 해치고, 너무 포괄적으로 지시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방법도 소개됩니다. 목표에서 행동까지의 연결고리를 단계별로 명확히 하는 사례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업무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부분입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말지는 '하지 않았을 때 누구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조언은 관성적으로 진행되는 무의미한 업무들을 걸러내는 유용한 필터가 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구체적 도구가 가득합니다. 사장님이 주주총회에서 참고하실 수 있도록, 영업 담당자가 고객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도록처럼 기대치를 이야기할 때도 명확한 가이드를 안내합니다.
심리학적 통찰이 돋보이는 팀원의 마음을 여는 기술도 흥미로웠습니다. 회의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팀원, 자기 의견만 고집하는 팀원 등 리더들이 흔히 마주하는 상황들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법을 보여줍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만 받아들인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을 기존 경험과 연결시켜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해했어요'의 착각을 좁히는 마지막 퍼즐은 전달의 언어화입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무척 흔합니다.

저자는 효과적 소통의 원리를 분석합니다. '이해하기 쉽다'는 건 파악할 수 있고, 수긍할 수 있고, 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수긍하고 재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현대 리더의 핵심 역량은 명확한 소통 능력입니다. 리더의 언어 사용이 정보 전달을 넘어 조직 전체의 사고 패턴과 행동 양식을 형성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알잘딱깔센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대신 명확한 기준과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팀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입니다.
리더십 전반을 언어화라는 렌즈로 재해석한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알아서 잘하라는 말은 리더의 회피일 뿐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