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한 세상을 바꿀 실험들
이창욱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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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변기 시트를 뒤집어쓰고 상을 받으러 나서거나, 개구리를 공중에 띄우는 실험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는 과학자들이 존재합니다. 과학동아 부편집장 이창욱 저자는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에서 괴짜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그노벨상 수상 연구들을 통해 과학의 진짜 모습을 보여줍니다.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기상천외한 연구들로 가득합니다. 웜뱃의 주사위 모양 똥, 가장 맛있는 감자칩 먹는 법, 벌에 쏘였을 때 가장 아픈 부위 등 듣기만 해도 황당한 연구 주제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이 단순히 웃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유체역학자 데이비드 후가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다 발견한 21초 법칙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동시에 뜻밖의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4.5킬로그램의 아기가 21초 동안 오줌을 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 역시 방광을 비우는 데 23초가 걸렸다. 갓난아기와 성인 남성의 소변량은 거의 10배 차이가 날 텐데 소변 배출에 걸리는 시간은 겨우 2초 차이였다."라는 발견에서 시작된 이 연구는 생체유체역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감자칩 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찰스 스펜스 교수의 '소리 칩' 연구는 참가자들이 헤드폰을 끼고 진지하게 감자칩을 씹는 모습으로 이그노벨상 위원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소리에는 영양가가 없는데 왜 사람들은 바삭거리는 감자칩에 끌릴까요?"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 연구는 인간이 느끼는 맛이 단순히 미각과 후각에만 의존하지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각, 후각, 촉각, 청각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최고의 맛 경험이 탄생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겁니다.


이론물리학자 알레산드로 플루키노 교수의 연구도 흥미롭습니다. 그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성공에는 운과 재능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답하려 했습니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1000명을 행운과 불운이라는 무작위 사건에 노출시킨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40년 후 부를 거머쥔 소수는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평균 수준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부자가 된 이유는 오직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불운보다 행운을 더 많이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행운을 얻으려면 가능한 많은 기회에 도전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것이 성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라는 플루키노 교수의 조언은 능력주의 신화에 대한 과학적 반박이 된 셈입니다.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는 이런 기발한 연구들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구합니다. 점균에게 전철 노선 설계를 맡긴 연구는 단순히 재미있는 실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황색망사점균이 실제로 도쿄 전철 노선과 거의 동일한 최적 경로를 찾아낸 것입니다. 지능이 뇌를 가진 생물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인공지능과 최적화 알고리즘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욕설의 진통 효과를 연구한 리처드 스티븐스 교수의 연구도 재밌습니다. 그는 평소 욕을 안 하는 사람이 욕을 했을 때 더 큰 진통 효과를 얻는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습니다. "만약 당신이 새벽녘 마루에서 엄지발가락을 찧었다면, 욕을 좀 해도 된다. 그게 당신의 고통을 실제로 줄여줄 테니까"라는 결론은 웃음을 자아내지만 동시에 실용적입니다.


도널드 언거 박사의 관절 꺾기 실험은 과학자의 집념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입니다. 그는 50년 동안 매일 왼손 관절만 꺾어서 관절염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습니다. 결과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찾아보세요.


스탠포드 대학교 박승빈 박사의 스마트 변기 연구도 있습니다. 변기에 AI를 탑재해 소변과 대변을 분석하여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항문 주름이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르게 생겼다는 살바도르 달리의 말에서 영감을 받아 '항문 주름 인식 스캐너'까지 개발하려 했다니 상상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입이 쩍 벌어집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그노벨상과 노벨상을 모두 받은 과학자도 있다는 겁니다. 그 주인공은 안드레 가임입니다. 그 비밀은 금요일 밤 실험이라는 독특한 연구 문화에 있었습니다. 연구실 총 업무 시간의 10퍼센트를 메인 프로젝트와 관련 없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할애한 것입니다.


15년 동안 2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대부분 실패했지만, 그 중 하나가 개구리 공중 부양 실험으로 이그노벨상을 받게 해주었고, 또 다른 하나가 그래핀 추출 실험으로 노벨상을 안겨주었습니다.


어떤 연구가 중요한 연구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요한 연구와 그렇지 않은 연구를 미리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양한 시도가 있어야만 위대한 발견도 가능한 겁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다고 아쉬워하기보다는 호기심과 상상력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그노벨상 창시자 마크 에이브러햄스와의 대화에서 나온 답변도 인상 깊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이 더 많은 이그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지 물었을 때, 그는 엉뚱한 생각을 밀고 나가도 용인해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결국 과학의 발전은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관용에서 나온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일상의 사소한 궁금증, 남들이 우습게 여기는 질문, 터무니없어 보이는 상상력에서 세상을 바꾸는 발견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웃기려고 한 게 아닌데 웃기고,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대단한 이 연구들은 우리에게 과학의 진짜 모습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수식과 엄숙한 실험실보다는 순수한 호기심과 자유로운 상상력이 과학의 진짜 동력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창욱 저자의 유머 감각과 과학적 통찰이 어우러진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과학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더 많은 이상한 질문들을 던지도록 격려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엉뚱한 호기심을 환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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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약사의 혈당 블로킹 -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4가지 방패 탐탐 11
오징어약사(김선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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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의약품 정보와 건강 팁을 전하는 팔로워 64만 명의 유튜브 채널 ‘오징어약사TV’의 운영자 김선영 약사의 <오징어약사의 혈당 블로킹>. 당뇨 전 단계라는 개인적 위기를 생활습관의 변화로 혈당을 정상으로 되돌려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내놓았습니다.


식사 후 찾아오는 치명적인 졸음, 이유 없이 몰려드는 피로감, 끝없는 단 것에 대한 갈망. 나이 탓,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곤 하지만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바로 혈당 스파이크라는 현상 때문입니다.


불규칙한 식사,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우리 몸에 인슐린 저항성을 만들어내는 겁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당뇨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징어약사의 혈당 블로킹>의 핵심은 3+1 혈당 블로킹 전략. 식습관, 운동, 수면이라는 세 가지 방패에 영양제를 더한 전략으로 혈당 스파이크의 역습을 막아냅니다.


저자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다섯 개 영역을 점수화하여 혈당 펜타곤으로 시각화해 자신의 혈당 건강 수준을 자각하게 합니다. 생활습관 전반을 돌아보게 만드는 구조적 접근이 돋보입니다.


혈당 블로킹 전략의 첫 번째 방패는 식습관입니다. 김선영 약사는 칼로리를 세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혈당 반응 자체를 관리하는 데 주목합니다. 체중은 단순히 ‘얼마나 먹었느냐’가 아니라 ‘몸이 섭취한 칼로리를 어떻게 처리했느냐’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호르몬과 혈당 반응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양·올·식(양질의 단백질, 올리브오일, 식이섬유) 위주의 식재료 선택부터 시작합니다. 30번 이상 씹고 20분 이상 천천히 먹는 3020 규칙과 거꾸로 식사법을 통해 음식의 섭취 순서와 씹는 횟수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합니다. 빠르게 식사하는 습관은 제2형 당뇨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혈당 블로킹 전략의 두 번째 방패는 운동입니다. 근육은 가장 강력한 혈당 조절자라고 합니다. Zone 2, HIIT, 무산소 근력운동 등 운동의 형태와 강도를 어떻게 조합해야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혈당을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지 꼼꼼히 알려줍니다.


특히 운동 후에도 대사가 계속 활발한 애프터번 효과를 활용하여 단시간 운동으로도 지속적 혈당 소모를 유도하는 전략은 바쁜 현대인들에게도 유용합니다. 더불어 혈당 상승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식후 30분 이내 가벼운 걷기를 추천합니다.


세 번째 방패는 수면입니다. 저자는 수면과 스트레스를 혈당 관리의 핵심 축으로 봅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단 일주일만 수면 시간이 줄어들어도 혈당에는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빛과 온도 조절, 마음챙김 명상, 호흡법 등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을 통해 혈당 관리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변화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마지막 플러스 방패로 영양제를 다룹니다. 비타민B, 마그네슘, 바나바 기본 조합을 바탕으로 여주, 이노시톨, 코엔자임Q10, 비타민D 등 상황과 체질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 성분들을 알려줍니다. 영양제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을 명제로, 체질과 생활습관에 따라 맞춤형 조합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4명이 당뇨 전단계에 있다고 합니다. 운동과 식이조절이라는 막연한 조언만 반복되는 당뇨 전단계 회색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실전 가이드 역할을 하는 <오징어약사의 혈당 블로킹>.


우리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고 생활 전반을 재설계하도록 이끄는 실전 전략서입니다. 과학적인 생활 전략을 통해 혈당을 관리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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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월드 - 심해에서 만난 찬란한 세상
수전 케이시 지음, 홍주연 옮김 / 까치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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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심해라는 미지의 공간으로 떠나는 인간의 깊은 여정을 다룬 <언더월드>. 전미 잡지상 수상 경력과 「오프라 매거진」 편집장 이력,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스콰이어」 등 유수의 매체에 글을 실어 온 저널리스트 수전 케이시는 취재를 넘어 실제로 탐험선에 탑승해 심해를 목격하고 체험하며 이 책을 펴냈습니다.


바닷속 신비로운 생명과 과학적 발견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왜 끝없이 깊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지 그리고 그 여정이 우리 존재에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보여줍니다.


바다라는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역사·과학·철학·인문학적으로 확장하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심해의 풍경뿐만 아니라 그 풍경을 향해 나아간 사람들의 집념과 도전, 심해를 바라보는 우리의 욕망과 책임까지 짚어냅니다. <언더월드>는 해양 탐사 기록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탐사 기록으로 완성됩니다.


심해(深海). 그 단어만으로도 가슴 한편이 간질간질해지면서도 으스스한 기분이 듭니다. 지구에서 가장 깊고 금지된 세계로 거침없이 내려간 대담한 여정을 담은 <언더월드>를 읽으며 바닷속 풍경 너머의 진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16세기 가톨릭 사제 올라우스 망누스가 제작한 『카르타 마리나』에는 상상 속 괴물들이 심해를 누비고 있었습니다. 바다뱀과 크라켄이 선원들을 집어삼키는 상상 속 지옥 같은 심해는 두려움과 무지의 공간이자 인간의 상상이 빚어낸 공포의 저장소였습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은 이런 미신을 걷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해저에 전신 케이블을 설치하면서 바다는 미지의 공포에서 탐구의 대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습니다. 심해에 대한 과학적 탐구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인류는 드디어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더불어 목숨을 건 심해 개척자들의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아버지가 설계한 트리에스테 호를 타고 아들 자크가 돈 월시와 함께 마리아나 해구 챌린저 해연(수심 1만 1,000미터)에 인류 최초로 도달하며 인간이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열망의 산증인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왜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심해로 내려갔는지, 어떻게 탐사 기술을 진화시켜왔는지를 추적하면서 인류가 심해라는 암흑을 향해 내디딘 첫발의 의미를 되짚습니다.


연구선에 승선해 심해 관찰 시스템 RCA로 심해 열수공을 목격합니다. 빛 한 줄기 없는 세계에서 생물발광으로 스스로를 밝히는 생명체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경외감을 자아냅니다. 차갑고 고요한 심해에서 분출되는 열수공과 새로운 지각의 형성, 거기에 기생하는 독특한 생태계까지 이 모든 것이 심해를 활동과 창조의 현장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이어서 트라이턴의 수장 패트릭 레이히와 탐험가 빅터 베스코보 등 현대 심해 탐험의 아이콘들이 소개됩니다. 첨단 잠수정 리미팅 팩터 호, 파이브 딥스 탐사 등 심해를 향한 도전이 열정과 사명을 품은 개인들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 난관, 예상치 못한 사고, 심해의 거친 환경이 인간을 시험하지만 결국 이들은 다시 도전합니다.


보물찾기 같은 흥미진진함을 선사하는 해양고고학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전설적인 스페인 갈레온 선 '산 호세 호'를 평생을 바쳐 추적한 로저 둘리. 이 보물선의 행방은 심해가 품고 있는 수많은 비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심해는 과학의 공간일 뿐 아니라 수많은 인간사가 잠들어 있는 역사적 현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해양고고학자들의 시선은 심해를 돈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시도와 달리 기억과 이야기로 읽어냅니다.


저자는 트라이턴의 새로운 잠수정 '넵튠 호'를 타고 심해로 내려갑니다. 빛이 거의 닿지 않는 박광층을 지나 심해의 압도적 고요와 어두운 푸른색을 체감하는 순간. 그곳은 섬뜩하면서도 신비롭고, 낯선 생물들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예술 작품 같습니다.





현재진행형인 이슈도 가져옵니다. 심해 광물 개발, 난파선 약탈, 심지어 심해생물의 유전자 특허까지 돈을 위해 바다를 파괴해온 역사를 비판합니다. 심해는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인류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는 중요한 생태계라는 사실을 환기시킵니다.


베스코보와 함께 하와이 제도의 로이히 해저화산 탐사에 동참한 저자는 심해와 다시 연결된 감정을 고백합니다. 심해는 두려움과 무지를 넘어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경외의 공간이자 생명과 지구의 비밀을 간직한 깊고 고요한 스승이라는 결론에 이릅니다.


<언더월드>의 사진과 생생한 스토리텔링으로 우리도 그 경이를 간접 체험하게 됩니다. 우리 집 아이도 심해어에 관심이 높아 바이퍼피쉬(독사고기) 표본을 가지고 있는데 저 역시 첫인상이 충격적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무시무시한 비주얼과 달리 예상보다 작은 크기에 깜짝 놀랐거든요.


탐사 그 자체의 스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심해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주는 <언더월드>. 지구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심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짚어주는 의미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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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for BEAUTY -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심나래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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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Herb for Beauty 허브 포 뷰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허브의 비밀,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밝히는 76가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아이의 아토피를 계기로 아로마테라피를 만나게 되었다는 심나래 저자는 영국 IFA, 미국 NAHA, 프랑스·벨기에 자격증을 섭렵한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11년간 교육과 컨설팅을 해온 전문가입니다. 허브가 어떻게 향기로운 오일로 변모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이 책에서 풀어냅니다.


오늘날 허브는 향기를 지닌 식물로만 인식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허브의 본질적 가치를 복원하고자 합니다. 허브의 역사와 향 계열 분류, 에센셜 오일과 캐리어 오일의 개념부터 탄탄히 다룹니다. 허브가 인류 문명과 함께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얼마나 오랫동안 신과 인간을 이어주고 몸과 마음을 치유해온 존재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허브의 문화적 의미가 흥미롭습니다. 오레가노 잎을 피부 상처 치료에 사용했던 고대 그리스 의사 히포크라테스의 기록, 폭약 제조에 쓰였던 녹나무 수지 캠퍼 이야기 등 허브의 쓰임새가 단순한 향기 치료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허브의 역사와 문화, 과학적 분석을 통해 허브를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뜨게 됩니다.


<Herb for Beauty 허브 포 뷰티>는 69가지 에센셜 오일을 8가지 향 계열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아로마틱, 캠퍼, 얼씨, 플로럴, 프레시, 메디셔널, 스파이시, 우디&발삼 8가지입니다. 저는 라임처럼 과즙이 터질 듯 상큼한 향을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며 같은 계열의 다른 허브들도 알게되어 도움되었습니다.


단순 소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식물학적 특성부터 문화사적 의미, 화학적 성분, 치료적 활용법까지 다층적으로 접근합니다. 예를 들어 아로마틱(자연의 신선함) 계열에는 바질, 클라리 세이지, 페퍼민트 등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에는 오레가노 잎을 피부 상처 치료나 근육 통증 완화에 사용했다는 사례처럼 향을 맡는 즐거움을 넘어 치유 효능이 있음을 짚어줍니다.


바질은 에센셜 오일 분야에서도 꽤 중요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바질 오일은 원산지에 따라 스위트 바질과 이그조틱 바질로 나뉘는데, 이 두 종류는 향과 화학 성분이 완전히 달라 실질적 효능에도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비슷한 향도 화학적 구성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캠퍼(시원하고 강렬한 향) 계열의 베이로렐은 소화기 질환, 간질, 신경통 치료에 쓰였고, 뱀에게 물렸을 때 해독제로도 활용되기도 했고, 수천 년 전부터 비누 제조에 사용됐다고 하니 하나의 허브가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어온 역사는 인류의 경험적 지혜가 얼마나 풍부한지를 보여줍니다.


이어서 에센셜 오일과 함께 사용하는 캐리어 오일의 특성과 용도를 다룹니다. 책에 소개된 아몬드, 아르간, 호호바 등 7가지 캐리어 오일들은 각각 고유의 피부 개선, 진정, 보습 기능을 지녔습니다. 저는 헤어용으로 아르간 오일을 사용중이어서 허브의 전통적 활용과 현대적 효능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스토리텔링이 재미있었습니다.


허브의 화학적 성분을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 배경지식이 없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향이 단순한 감각의 영역을 넘어 구체적인 분자의 결합과 상호작용을 통해 치유 효과를 낸다는 점을 들려줍니다. 


에센셜 오일은 약 75개 이상의 다양한 생화학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어우러져 진정, 이완, 상처 치유, 소화, 토닉 등 치유 효과를 발휘한다는 설명에 허브의 신비로움이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왜 이 향이 편안하게 느껴질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어떤 성분이 그 작용을 할까라는 단계로 순차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향기의 화학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는 시간입니다.





무엇보다 책 자체가 참 예쁩니다. 허브의 형태적 특징을 추상화하면서도 그 본질을 잘 담아 패턴화한 일러스트와 깔끔한 양장 제본이 소장용으로도 제격입니다. 


허브를 식물학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허브의 역사, 문화, 생태, 화학적 구조를 두루 살펴보는 구성은 취미서를 넘어 아로마테라피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기분입니다. 허브의 감각적 매력을 전하는 것을 넘어 학문적 깊이와 치료적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안전한 사용법에 대한 정보도 빠질 수 없습니다. 프랑스 메디컬 아로마테라피의 권위자 도미닉 보두 박사가 설립한 '도미닉 보두 컬리지 서울'의 전속 강사로 활동하며 쌓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각 허브의 적절한 용량과 금기 사항, 다른 허브와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소개합니다.


향 계열 분류를 통해 자신만의 향 노트를 만들고, 허브의 화학적 성분과 효능을 이해하며, 캐리어 오일을 활용해 자신만의 블렌드를 시도할 수 있게 돕습니다. 허브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가치를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향은 감각을 깨우고, 과학은 그 향을 증명합니다.


허브를 향료로만 인식하던 것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Herb for Beauty 허브 포 뷰티>. 식물의 생명력을 담은 한 방울에 담긴 역사와 화학, 치유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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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 어떤 순애의 기록
김지원(편안한제이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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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덕질 경력 20년 이상의 덕후가 증명한 순애의 경제학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혼모노》 성해나, 《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강력 추천 에세이로 제12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종합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김지원 작가는 자신을 "나 정도면 덕질 그렇게 심하게 하는 건 아니지"라고 말하던 사람이라고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초등학생 때부터 쉬지 않고 덕질을 해온 진성 덕후입니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기에 나 또한 더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순애의 기록이라고 정의 내린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는 덕질을 자기 성장과 세계 확장의 동력으로 바라봅니다. 그저 무언가를 좋아했다에서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어떻게 만들고 바꾸었는지를 되짚은 연대기입니다.





덕질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선을 풀어낸 저자는 입덕할 때의 달콤한 설렘은 잠시뿐, 그 이후에는 즐거움과 함께 불안과 괴로움을 친구처럼 끼고 가야 하는 것이 덕질이라고 고백합니다.


덕질의 고통조차 사랑으로 환원하는 힘, 그게 바로 덕질의 매력 아닐까요. 비공식 굿즈에 대한 중독, 공백기를 견디는 애틋한 마음 등 덕질의 숨은 본질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냅니다.


저자가 걸어온 덕질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아이돌, 배우, 드라마, 일본 연예인, 프로게이머, 구체관절인형 등 저자가 빠져들었던 최애의 세계는 상상 그 이상으로 넓고 깊습니다.


비합리적이면서도 한없이 진심인 덕질의 세계. 용기와 열정이 없으면 하기 힘듭니다. 덕질이란 결국 좋아한다라는 감정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저자는 최애의 영상을 자막 없이 보고 싶어 일본어를 배우고, 비공식 굿즈 제작을 위해 포토샵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그 모든 과정은 자아를 확장하는 여정이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선택이 됩니다.


덕질을 통해 스스로를 어떻게 단련하고 성장시켰는지를 들여다봅니다.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이 대중적으로는 실패했을지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실력 있는 아이돌이라는 걸 팬인 나는 알았던 것처럼, 누구나 실패했든 성공했든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왔고, 꽤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처럼 말입니다.


덕질의 가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좋아하는 대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노력과 진심으로 옮겨간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는 나 자신을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좋아하는 것조차 영원하지는 않다며 그렇기에 당장 절실하게 좋아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의 무상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순간에 충실하려는 태도는 덕질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도 통하는 태도이니까요.





덕질을 통해 깨달은 삶의 통찰을 유쾌하고 진솔하게 풀어낸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저자는 덕질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현실을 살아가며 지치고 무너질 때, 덕질이라는 회피 수단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결국에는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얻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애의 발현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내는 마음은 결국 나 자신을 더 존중하고 아끼는 힘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는 결국 서로의 안녕을 빌며 연결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됩니다.


한때 무엇인가에 미친 듯이 마음을 기울여 본 사람은 압니다. 그 치열한 몰입의 기억이 삶의 굽이굽이에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은밀한 힘이 됩니다.


덕질은 결코 쓸데없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 위한 힘이자, 가장 순수하고 치열한 애정의 형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왜 부끄러운 일이 아닌지, 그 마음이 어떻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끄는지를 작가는 자신의 삶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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