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 어떤 순애의 기록
김지원(편안한제이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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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덕질 경력 20년 이상의 덕후가 증명한 순애의 경제학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혼모노》 성해나, 《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강력 추천 에세이로 제12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종합 부문 대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입니다. 


김지원 작가는 자신을 "나 정도면 덕질 그렇게 심하게 하는 건 아니지"라고 말하던 사람이라고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초등학생 때부터 쉬지 않고 덕질을 해온 진성 덕후입니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기에 나 또한 더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순애의 기록이라고 정의 내린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는 덕질을 자기 성장과 세계 확장의 동력으로 바라봅니다. 그저 무언가를 좋아했다에서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마음이 나를 어떻게 만들고 바꾸었는지를 되짚은 연대기입니다.





덕질의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선을 풀어낸 저자는 입덕할 때의 달콤한 설렘은 잠시뿐, 그 이후에는 즐거움과 함께 불안과 괴로움을 친구처럼 끼고 가야 하는 것이 덕질이라고 고백합니다.


덕질의 고통조차 사랑으로 환원하는 힘, 그게 바로 덕질의 매력 아닐까요. 비공식 굿즈에 대한 중독, 공백기를 견디는 애틋한 마음 등 덕질의 숨은 본질을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냅니다.


저자가 걸어온 덕질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아이돌, 배우, 드라마, 일본 연예인, 프로게이머, 구체관절인형 등 저자가 빠져들었던 최애의 세계는 상상 그 이상으로 넓고 깊습니다.


비합리적이면서도 한없이 진심인 덕질의 세계. 용기와 열정이 없으면 하기 힘듭니다. 덕질이란 결국 좋아한다라는 감정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저자는 최애의 영상을 자막 없이 보고 싶어 일본어를 배우고, 비공식 굿즈 제작을 위해 포토샵을 배웠다고 고백합니다. 그 모든 과정은 자아를 확장하는 여정이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선택이 됩니다.


덕질을 통해 스스로를 어떻게 단련하고 성장시켰는지를 들여다봅니다. “내가 좋아했던 아이돌이 대중적으로는 실패했을지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실력 있는 아이돌이라는 걸 팬인 나는 알았던 것처럼, 누구나 실패했든 성공했든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왔고, 꽤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처럼 말입니다.


덕질의 가치는 여기에 있습니다. 좋아하는 대상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노력과 진심으로 옮겨간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는 나 자신을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좋아하는 것조차 영원하지는 않다며 그렇기에 당장 절실하게 좋아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의 무상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순간에 충실하려는 태도는 덕질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도 통하는 태도이니까요.





덕질을 통해 깨달은 삶의 통찰을 유쾌하고 진솔하게 풀어낸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저자는 덕질은 결국 나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현실을 살아가며 지치고 무너질 때, 덕질이라는 회피 수단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결국에는 다시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얻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애의 발현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무조건적인 응원을 보내는 마음은 결국 나 자신을 더 존중하고 아끼는 힘으로 돌아옵니다. 우리는 결국 서로의 안녕을 빌며 연결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됩니다.


한때 무엇인가에 미친 듯이 마음을 기울여 본 사람은 압니다. 그 치열한 몰입의 기억이 삶의 굽이굽이에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은밀한 힘이 됩니다.


덕질은 결코 쓸데없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기 위한 힘이자, 가장 순수하고 치열한 애정의 형태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왜 부끄러운 일이 아닌지, 그 마음이 어떻게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이끄는지를 작가는 자신의 삶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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