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미래 - 디지털 시대,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관한 모든 것
존 카우치.제이슨 타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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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적극적인 영입으로 애플의 54번째 직원이 되면서 애플의 교육 비전 전문가로 활약한, 애플 수석 고문이자 전 교육 담당 부사장 존 카우치가 들려주는 디지털 시대의 교육 비전 <공부의 미래>.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다양한 에듀테크(edutech)의 탄생이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진정한 배움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지, 비전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 등 우리 교육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소비/암기형 학습 형태에 익숙한 기존 교육에서는 '암기자' 역할만 수행하며 교육 게임의 승자가 되려 하는 방식일 뿐이라는 평균화 교육의 문제점을 먼저 짚어줍니다.

 

최신 기술을 도입했다는 대부분의 교육 사례 역시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 변화가 없기에 그저 도구만 하나 더 늘어난 상황일 뿐입니다. 여전히 우리 아이들은 똑같은 내용을,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속도로 배우고 있습니다. 평균의 학생을 위한 표준 교육 시스템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학생의 성공과 실패를 두고 우리는 무엇으로 결론내고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개개인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존 카우치는 개별 학생의 성공, 학습 잠재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일지 묻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동기 부여 부족 때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짚으며 자기 열정과 재능의 최적 지점을 아이가 알아채도록 돕는 것이 교육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동기부여가 효과적인 학습의 전제조건이라는 중요성을 알아도 우리는 소홀하게 대했습니다. 여전히 시험 점수라는 결과에만 집중하면서요. 애플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법을 배운 존 카우치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아이들에게 냉정하게 '현실성' 있게 조언하지 말라고요. 이걸 깨닫는 순간 그동안 나도 모르게 아이의 동기부여를 숱하게 꺾어버렸다는 생각에 우울해집니다.

 

'현실성 있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우리의 능력을 파괴한다. - 책 속에서

 

<공부의 미래>에서 짚어준 학생의 동기부여와 학습 잠재력 관계를 알고 나면, 전통 방식을 변화시킨 다양한 학습 형태의 필요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암기식 표준 교육이 아닌 개인 맞춤 학습을 제시하는 존 카우치의 해결법.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역시 편견입니다. 기술을 이용한 개별화 방법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이야기였어요. 적응용 학습 소프트웨어로 해결책 찾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애플 교실 ACOT 연구처럼 직접 해보면서 배우는 것의 중요성은 기술을 어떻게 이용해야 가능하냐는 접근으로 이어지고, 존 카우치의 도전 기반 학습이라는 교수법이 탄생합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릅니다. 콘텐츠 소비자에서 진정한 창작자가 되는 방식의 도전 기반 학습은 아주 특별하고 생소한 게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겐 이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저 아이패드를 나눠주기만 한다고 디지털 시대의 교육이 완성되는 게 아닙니다. 디지털 이전의 언어를 가진 이들이 가르치기에 제대로 된 방식으로 이용하는 훈련이 없는 상태에선 수단으로만 이용됩니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기성세대와는 다른 환경에 놓인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욕구에 부응할 수 없는 시스템. 존 카우치는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을 일치시켜함을 이야기합니다.

 

 

 

지금도 강조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코딩 교육도 존 카우치의 날카로운 조언을 비켜갈 수 없습니다. 배우는 과정을 학습해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높여야 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욕구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따끔한 일침을 새겨들어야 할 겁니다.

 

혁신적인 교육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융합해야 할지는 언제나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세심히 살피는 데서 시작한다는 걸 알려준 <공부의 미래>. 한 세기가 지나도록 변화 없는 교육 시스템을 이제는 세상과 맞춰나가보자고 하는 존 카우치. 보고 싶은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보자고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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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하라다 마리루 지음, 노경아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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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만나는 철학도서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긴 제목과 라이트노블 감성의 표지 덕분에 첫인상부터 독특합니다. 철학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학문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특히 강추합니다! 읽어나갈수록 벅찬 감동이 찌르르~

 

일본 교토에 있는 '철학의 길'을 아시나요. 교토의 대표 산책로인 철학의 길은 일본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가 산책을 즐긴 곳이라고 합니다.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는 고등학생 아리사가 철학의 길에서 스스로를 니체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와의 불가사의한 상황을 펼쳐 보이는 소설입니다.

 

 

 

"난 니체야. 너를 만나러 왔어."

짝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셀프 실연 당한 아리사. 새로운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한 아리사의 기도를 이뤄주겠다며 남자가 등장합니다. 그의 정체는 니체. 아리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겠다는데.

 

어떤 힘든 상황이나 고난도 받아들이고 강하게 살아나가는 존재를 일컫는 초인(超人)은 19세기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에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상대를 축복하고 싶지만 축복할 수 없는 스스로에게 한심한 마음을 가지며 자책한 아리사에게 니체는 초인을 지향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현세에 나타난 겁니다.

 

부상으로 장래의 꿈을 포기한 전적이 있고, 데면데면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아리사의 모습은 숱한 고민을 안고 있지만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평범한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때 그런 일만 없었다면'식으로 자기 운명을 부정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지식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니체는 자기중심적인 자신과 비이기적인 자신의 대결에 관해 들려줍니다. 도덕에 얽매인 인간은 습관적으로 주위에 맞추며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며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을 부끄러워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욕망은 이룰 수 없는 것으로 여기게 되고, 점차 삶에 대한 의욕도 잃게 된다고 말이죠.

 

 

 

니체와의 대화는 꿈을 꾼 것처럼 미스터리한 일이었지만, 이후 니체는 아리사에게 도움을 줄만한 지인 찬스까지 사용합니다. 키르케고르,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야스퍼스를 만나게 해준 거예요.

 

욕망을 억누르지 말고 적극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 니체, 미덕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키르케고르, 인생은 고뇌의 연속이어서 감성이 소중하다는 쇼펜하우어, 이유 없이 존재하는 인간이기에 결국 삶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사르트르, 죽음을 직시하고 대체 불가능한 삶을 사는 것의 의미를 알려주는 하이데거, 진심으로 대하는 실존적 사귐의 개념을 통해 사랑 있는 연대를 이야기한 야스퍼스.

 

여섯 명의 철학자들이 저마다의 사상을 아리사의 상황에 맞춰 풀어냅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뿐이었던 아리사는 그들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철학'의 의미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지식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을 심화해 인생관을 갱신하는 데 도움 주는 학문이라는 것을요.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는 타인의 가치관과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한 번쯤 의심해 가면서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며 산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습니다.

 

철학자 니체, 키르케고르,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하이데거, 야스퍼스의 독특한 성격이 반영된 행동과 대사는 그들이 고지식한 옛사람이 아닌 흔한 이웃사람처럼 다가오는 매력이 있습니다. 주고받는 대사 속에 철학 개념을 자연스럽게 섞어서인지 읽을 때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효과가 톡톡히 있는 소설입니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한 캐릭터들이어서 호감도가 급상승했어요. 그들의 대표 명언들이 지금까지는 딱딱하고 묵직한 글귀로만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벅찬 감동이 스며든 의미 있는 글귀로 가슴속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일어나는 <니체가 교토에 와서 17살 나에게 철학을 가르쳐 주었다>. 교토 출생으로 철학의 길을 가까이에 두고 자란 하라다 마리루 저자가 철학을 사랑하며 가까이하게 된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담백하고 진솔한 분위기를 풍기는 철학 엔터테인먼트 소설입니다. 철학을 이런 방식으로 접한다면 어렵다는 생각에 애초에 도전하지 않는 일은 없겠다 싶어 아리사 시리즈가 쭉 나오길 바랄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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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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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 신화를 만들어낸 실리콘밸리 사상 최대 스캔들, 테라노스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 <BAD BLOOD 배드 블러드>. 전 세계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몰락한 기업 테라노스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영화 헝거게임의 제니퍼 로렌스 주연으로 영화 제작 중이라니, 테라노스 사건의 충격은 뇌리에서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첨단 혈액 진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 테라노스(Theranos).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대규모 라이브로 시연하며 성공을 축하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의료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주역은 스물두 살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즈입니다. 19세 대학 중퇴자로 실리콘밸리 최초 여성 억만장자 기술 기업 창업자라는 명성을 얻게 될 인물입니다.

 

테라노스의 혈액 진단 기술이라면 환자 개개인에게 약품이 섬세하게 맞춤화되는 세상이 눈앞에 온 셈입니다. 하지만 기술 시연은 속임수였고, 그 이면엔 경악할만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거대한 사기극의 시작일 뿐이라는 겁니다. 앞으로 엘리자베스 홈즈의 주변에는 더욱 막강한 인물들이 포진하게 되고, 정치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군대는 물론이고 언론까지 뒷받침하며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거짓말에 갇히게 됩니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받은 「월스트리트저널」 탐사 보도 전문 저널리스트 존 캐리루는 전직 테라노스 직원 60명이 포함된 150명 넘는 사람과의 인터뷰와 법적 소송 기록과 문서를 기반으로 <BAD BLOOD 배드 블러드>를 완성합니다. 2015년 10월 15일 월스트리트저널 첫 페이지에 테라노스를 폭로하는 기사를 실으며 전 세계적으로 충격 폭탄을 투척한 존 캐리루. 첫 기사를 싣기까지 온갖 협박과 감시로 얼룩진 무시무시한 과정도 책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워낙 큰 사건이라 웬만한 거짓말은 애교 수준으로 만들어버린 테라노스 사건을 파헤친 기자 자신의 비중은 낮춘 대신, 협박과 보복 속에서도 애써준 전직 테라노스 직원들에게 집중해 사건의 전말을 들려줍니다. 

 

도대체 엘리자베스 홈즈는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쾌활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다고 정평 난 엘리자베스 홈즈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와 대화할 때면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는 했다. 거의 최면과 같았다."라고 주변에서 말할 정도니까요.

 

스티브 잡스를 광적으로 추종한 엘리자베스 홈즈. 스티브 잡스처럼 검은 터틀넥을 입고, 전 애플 직원들을 영입하고, 테라노스 기기를 '보건계의 아이팟'이라고 스스로 불렀다고 합니다. 광고 역시 애플사 광고를 맡았던 곳에 맡길 정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엔 제2의 스티브 잡스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홈즈는 자신의 비전에만 매몰됩니다. 꿈을 위해서라면 희생되어도 괜찮은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사회마저도 장악하고, 직원들에게 절대적 충성을 요구하면서도 의사소통은 꽉 막힌 근무 환경, 끊임없는 해고 등 예스맨만 남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런데도 왜 그토록 저명한 인물들이 계속 엘리자베스 홈즈에게 모여들고 그녀의 아우라에 푹 빠지게 되었을까요.

 

 

 

<BAD BLOOD 배드 블러드>에서는 엘리자베스 홈즈가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폭로합니다.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테라노스의 기술은 온갖 문제를 안은 상태로 기술 개발 진행 단계에 불과했습니다. 이미 시중에는 테라노스가 보유한 기술보다 더 나은 분석기가 존재했고, 심지어 테라노스는 타사 분석기로 검사를 수행하며 속임수를 저지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테라노스의 기술은 완성되었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출시 임박 상태라고 믿게 됩니다.

 

뻔뻔한 거짓말 일색인 엘리자베스 홈즈의 실태를 알게 되니 할 말이 없게 만들더군요. 왜 그녀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할 수 없었는지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믿고 싶은 것만 보이는 것처럼 테라노스 사건은 피 한 방울의 신화를 믿고 싶었던 대중들의 바람이 얽히고설킨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분명 매력적인 재능을 가졌습니다. 그 재능을 엉뚱한 곳에 쏟아부은 결과는 결국 그녀 자신의 몰락은 물론이고 세상의 희망을 짓밟은 셈이지만요. 

 

초대형 의료 사기극을 벌인 테라노스의 몰락 과정을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논픽션 <BAD BLOOD 배드 블러드>. 후회 없이 읽을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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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교토 (꽃길 에디션)
주아현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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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닮은 봄봄 표지로 단장한 <하루하루 교토>. 낯선 도시 교토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일상의 교토 감성을 맘껏 보여준 주아현 작가의 에세이입니다.

 

리커버 책에서는 스페셜 화보가 실려있어요. 필름카메라 특유의 감성이 오롯이 느껴지는 멋진 사진들입니다. 4월 벚꽃 흩날리는 계절의 교토는 상상 그 이상입니다.

 

 

 

"처음 교토에 도착한 날, 벚꽃이 가득 피어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려면 멀었던 그 작은 몽우리들이 어느덧 시간이 지나 팝콘처럼 부풀어 분홍빛을 띠며 교토를 화사하게 밝혀 주었다. 그렇게 벚꽃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누군가의 시선 속에, 사진 속에, 머릿속에, 어여쁜 추억을 선사해주며 제 역할을 다하고 조금씩 져갔다." #책속한줄

 

계획 없이도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일상을 벗어난 또 다른 일상. 한 달 살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게스트하우스에서 교토 이곳저곳 누비며 산책하듯 떠나는 하루하루. 교토의 자잘한 변화를 눈치채다 보면 어느새 교토라는 곳에 스며드는 느낌입니다.

 

 

 

골목을 누비며 마음에 드는 힐링 장소도 발견합니다. 한 가지 색이 아닌, 여러 색을 품은 교토. 동네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어도 하나같이 교토스러움을 머금고 있습니다.

 

누군가 그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 밟으며, 그 공간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함께 공유하고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작가의 소박한 바람처럼 좋은 공간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하루하루 교토>를 읽다 보면 소박한 일본 풍경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길 겁니다. 교토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키기도 할 테고요. 거창하지는 않지만 사소한 기쁨을 얻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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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진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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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영화 노트북 원작소설 작가 니컬러스 스파크스의 새로운 로맨스 소설 <나를 봐>. 가슴 두근대는 달달 로맨스는 물론이고 서스펜스까지 맛볼 수 있는 로맨스 스릴러입니다. 작가의 19번째 소설인 <나를 봐>는 분량도 상당한 편인데 늘어질 만한 타이밍이 찾아오겠다 싶으면 긴장감을 팍팍 안겨주는 센스 있는 작품이에요. 미스터리 스릴러 요소만 놓고 봐도 만족스럽고 제 취향에 잘 맞아떨어졌어요.

 

 

 

교내에서 세레나를 지켜보는 의문의 남자. 세레나의 언니 마리아는 물론이고 가족들 신상까지 파악한 그의 의도가 무엇일지 궁금증과 싸한 기운을 안기며 시작하는 소설입니다.

 

<나를 봐>는 기본적으로 로맨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영화 노트북을 봤다면 이번 주인공들은 기존 캐릭터들보다 조금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절제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무신경한 듯 다정다감한 속내를 알아가는 과정이 볼매입니다.

 

통제 불능 시기를 거치며 문제어른으로 살아온 콜린. 뒤늦게 마음잡고 제2의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는 남자입니다. 세레나와 같은 강의를 듣는 늦깎이 대학생 신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분노가 언제 튀어나올지 몰라 평소에 그 에너지를 운동에 미친 듯 쏟아붓는 타입이죠. 강직하고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으로 말하는 성격이지만 그 또한 매력적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늦은 시간, 으슥하고 외진 도로에서 타이어 펑크난데다 휴대폰까지 들고 있지 않아 곤경에 처한 마리아(세레나의 언니)를 도와주면서 그들의 인연이 시작합니다. 문제는 하필 그날 격투기 경기를 치르느라 얼굴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라는 것. 이쯤 되면 뻔한 호러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날 정도의 장면이 연상될 겁니다.

 

 

 

봐주기 힘들 정도의 몰골로 다가오는 남자를 맞닥뜨린 마리아는 웬 미친놈이 오는 줄 알고 기겁할 법 합니다. 마리아는 불운한 연애사 전적, 상사의 성희롱 문제 등 연애와는 그다지 연이 없는 여자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이번엔 법적으로 문제도 있고 온갖 결함을 가진 남자가 마음속으로 스며드니, 이번 연애의 향방도 블랙홀 수준입니다.

 

니컬러스 스파크스 작가의 매력은 심쿵하게 만드는 대사에 있는데요. 매 작품마다 인생 문장이 하나씩 발견될 정도로 두근대게 하는 섬세한 표현이 <나를 봐>에서도 나오지 않을 수가 없죠.

 

 

 

평소 "그렇군요."라는 무신경한 듯한 추임새만 하던 콜린이 긴긴 대사를 내뱉을 땐 독자도 마리아가 된 것처럼 가슴 벅차게 될 것 같아요. 마리아 표현대로 콜린은 자석 같은 남자입니다. 본 모습을 깡그리 드러내고 이런 날 받아들이든지 말든지 식의 콜린, 정말 묘한 마성의 매력을 뿜어냅니다.

 

로맨스 만으로도 소설 한 권 분량이 나올 정도인데, 여기에 첫 장면에서 등장한 의문의 남자가 펼치는 파멸의 복수가 더해지니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복수의 배경이 무엇인지, 복수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과정에서 내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는 남자에 대한 콜린의 분노는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뻔한 전개가 되는 듯하다가도 뻔하지 않은 반전을 보여주며 읽는 맛을 끌어내는 소설입니다.

 

무엇보다 니컬러스 스파크스 작가의 세심한 표현은 압권이에요. 불필요한 대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물들 하나하나에게 할애하는 비중이 큰데, 그것조차 지루하기보다는 인물들에게 더 감정이입이 잘 되는 방향으로 끌어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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