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 - 유튜브 채널 수다몽이 들려주는 사랑과 욕망의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수다몽 지음 / 북스고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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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접하는 세계사는 사건 중심입니다. 그런데 관점을 살짝 달리해보면 그 사건들에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에 관심 가진 수다몽은 유튜브 채널 수다몽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이면에 담긴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부각시켰습니다. 그중 사랑이라는 주제는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수다몽이 들려주는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 역사 속 인물들의 사랑과 스캔들이 어떻게 역사에 영향을 끼쳤는지 만나보세요.


조선사에서 악녀로 평가받는 장희빈의 생애와 닮은 사람이 있습니다. 16세기 영국 튜더 왕조 두 번째 국왕인 헨리 8세와 얽힌 여인 앤 불린입니다. 애초에 형수 캐서린과 결혼한 것부터 경악스럽지만, 왕비의 시녀 앤 불린과의 러브스토리는 더합니다. 교황청에서 왕비 캐서린과의 이혼을 허락하지 않자 헨리 8세는 영국 국교회를 만들어버리며 종교개혁을 단행해버렸으니 사랑 때문에 영국의 종교사는 급변하게 된 셈입니다. 당시 이혼 문제를 반대하고 앤 불린과의 결혼식에 오지 않았다며 반역죄로 사형시켜버린 이들이 많았는데 <유토피아>의 저자 토머스 모어가 이때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앤 불린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엘리자베스는 이후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평가받은 엘리자베스 1세로 등극했으니 앤 불린이라는 한 여자가 영국에 남긴 유산이 어마어마하지요.


문제는 헨리 8세의 불꽃 튀는 사랑의 감정이 어찌나 빠르게 솟구치고 사그라지는지요. 약 천 일 동안 왕비였다가 처형당한 앤 불린의 인생을 보면 종교개혁까지 하며 이룬 사랑을 지키지 못한 헨리 8세에게 심히 유감의 감정이 남게 됩니다. 후대 엘리자베스 1세의 위업 덕분에 앤 불린의 평가는 악녀에서 신교의 성인으로 이미지가 바뀝니다. 저자 수다몽은 장희빈의 아들 경종 역시 성군이 되었었다면 장희빈의 이미지도 다르게 평가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마음에 품은 여자 때문에 폐위 위기에 처할 정도로 국고를 탕진한 왕의 사랑도 있습니다. 어떤 악명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감정을 가슴 깊이 품고 있었던 바이에른 왕국 루드비히 1세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나의 불행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오."라는 글귀가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불멸의 사랑을 한 왕도 있었습니다. 14세기 포르투갈의 페드로 1세는 왕자 시절 만난 시녀 이네스와의 사랑을 모두가 반대하며 급기야 페드로가 사냥 간 사이 이네스를 처형해버리는 일이 생기자, 이네스의 시체를 왕비의 의자에 앉혀 놓고 대관식을 치르는 복수를 해버립니다. 이네스의 사형에 관련된 인물들을 화형에 처하고 도망간 이들도 끝끝내 잡아들인 페드로 1세는 이후 재혼도 하지 않은 채 이네스와의 사랑을 지킵니다. 포르투갈에는 이들의 러브스토리와 관련한 관광 명소도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은 이처럼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가 그 나라의 역사에 일으킨 파급이 있는가 하면 허영, 물욕, 타락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여인 메살리나처럼 막장급 사랑, 세기의 스캔들이 끼친 영향력도 즐비합니다. 프랑스와 영국 간 백년전쟁도 그 계기가 프랑스 공주이자 영국의 왕비였던 이사벨라로부터 시작됩니다.


정치적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정략결혼이 대부분이었던 그 시대에는 근친혼은 물론이고 약혼과 결혼이 무산되기 일쑤에다가 치졸하기까지 한 눈치싸움이 만연했던 결혼시장이었습니다. 특히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의 이야기는 유럽사 곳곳에서 등장하는데요. 마침 조만간 읽을 책이 합스부르크 가문사를 다룬 책이어서 쉽고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진행하는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에 등장하는 합스부르크 핏줄의 이야기가 더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오스트리아 루돌프 황태자와 연인 마리 베세라의 동반 자살로 끝난 비극의 사랑 때문에 오스트리아의 왕위 계승권이 사촌 동생에게 이어졌는데, 이는 제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오스트리아 제국의 또 다른 비운의 황태자를 낳게 되니 참 파란만장한 세상사입니다.


악녀, 바람둥이 소재가 이토록 많이 모여있는 책이라니 재미없을 수가 없는 책입니다. 남의 연애, 결혼사가 뭐라고 이토록 재밌나 싶겠지만 한 나라의 운명을 휘두를 수 있는 권력자의 사랑은 그야말로 폭탄 급이었구나 싶더라고요. 둘만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에게 얽힌 가문과 나라가 얽히고설켜 그게 바로 우리가 아는 유럽사가 된 거였습니다. 역사의 방향을 바꾼 24가지의 사랑 이야기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사랑>. 또 하나의 관점을 통해 세계사를 배우는 시간이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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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와 생명에 관한 이야기
오이시 마나 지음, 후카이 아즈사 그림, 김한나 옮김 / 생각의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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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막내딸을 임신했을 때 여덟 살 큰아들이 "아기는 어떻게 엄마 뱃속으로 왔어?"라는 질문을 했을 때, 어떤 말로 알려주면 좋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가정에서의 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영유아 보호자를 위한 성교육 강좌를 열었고, 여러 부모님들과 저자의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이 <생리와 생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기라는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생리하는 소중한 현상을 연결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한 달에 한 번 출혈하는 것이라는 생리의 개념 정의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생리가 생명으로 연결되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생명 존중을 통해 올바른 섹슈얼리티를 배울 수 있는 여정입니다.


<생리와 생명에 관한 이야기>는 그림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적절한 조합이 잘 된 성교육 그림책입니다. 아기 키울 침대를 준비했는데 아기가 안 왔으니 그 침대를 부숴서 몸 밖으로 내보낸다는 비유 정도면 잘 이해할 수 있겠죠? 예민한 내용을 부끄러워하는 건 오히려 성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는 부모 세대에게서 나타나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편견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여자라면 다 하는지, 동생도 하는지 궁금해하는 아들처럼 이렇게 엄마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가정 성교육에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피가 나올 때 아프지 않냐고 묻는 아들의 다정함이란!





생명 현상의 지식 정보 전달에 치우치지 않고 마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던 그림책입니다. 더불어 몸이 예민해지는 시기에는 학교에서 여자친구들이 힘들어할 수도 있다고 알려주는 엄마의 코멘트도 인상 깊습니다. 만약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짓궂게 놀린다면 어떻게 말하는 것이 좋을지도 알려줍니다.


"엄마는 너희들이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아기가 와 주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한 엄마처럼 아직 어른처럼 아기를 가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아기가 생기면 큰일입니다. 생리를 하면 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몸의 소중함으로 연결됩니다. 적절한 가정 성교육은 아이의 성 가치관이 올바르게 형성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는 건 부모도 이해하고 있지만, 부모 스스로도 제대로 교육을 받은 게 없으니 난감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부모도 따라잡기 힘들 만큼 그릇된 방향으로 노출되기 쉬운 디지털 환경에서는 아이의 연령에 맞게 좋은 그림책과 동화책의 도움을 받는다면 수월해질 거예요.


출산율 저하로 인구 감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기를 반드시 낳아야만 할까요. 아기를 원해도 안 생기거나 뱃속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있어 만족스러웠어요. <생리와 생명에 관한 이야기>는 생리를 하는 여자의 몸과 마음을 짚어보며 아기라는 생명 탄생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에서 성 가치관뿐만 아니라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단단한 마음까지도 다루고 있는 성교육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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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푼 영화 - 술맛 나는 영화 이야기
김현우 지음 / 너와숲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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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마녀 Part 1, Part 2> 등의 프로듀서 김현우의 술맛 나는 영화 이야기 <술푼 영화>. 술에 대한 전문서적은 아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술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잡는 잡학 에세이입니다. 애주가라면 영화와 어우러진 찰떡궁합의 술을 만나는 반가움이 있을 테고, 애주가가 아니지만 영화 팬이라면 영화의 감칠맛을 더하는 술이라는 장치의 재발견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영화 속 술에 관심 쏟는 김현우 저자와 술을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성욱의 그림 조합이 멋진 <술푼 영화>. 가볍게 분위기를 띄우는 용으로, 실연 극복용으로 인생에서도 때와 장소에 따라 등장하는 술. 인생의 온갖 변주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영화 속에서도 술은 적절하게 등장합니다.


김현우 저자가 손꼽는 인생 영화 중 하나인 배창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는 가난한 새댁의 남편 기 살리기에 사용된 썸싱스페셜이 등장합니다. 집들이용으로 쇠주나 댓병 사려고 했던 새댁은 동네 슈퍼마켓에서 남편과 직장동료들과 마주치자 이내 썸싱스페셜을 외치게 되죠. 여기서 위스키의 등급을 슬쩍 정리해 줍니다. 발렌타인 17년산, 로얄살루트처럼 15년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급부터 디럭스급, 프리미어급, 스탠더드급 순으로 숙성 시간에 따라 분류된다고 합니다. 썸싱스페셜은 가장 가격대가 낮은 스탠더드급이라 이름처럼 스페셜한 고급술은 아닌 겁니다.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된 90년대 초만 해도 특별한 술로 취급해 줬습니다.





썸싱스페셜 에피소드 덕분에 막걸리, 소주, 호프와 병맥주, 칵테일, 위스키 등에 수없이 노출되었던 20대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추억 돋는 시바스리갈, 가짜 양주로 판명된 캡틴큐... 몇 차째인지 세지 못할 만큼 마시고도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자취방에 다들 모여 슈퍼마켓에서 산 양주를 딱 꺼내 마셔댔던 대학생 시절의 객기도 추억이 되었네요.


세상엔 참 많은 술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처음 들어보는 술 브랜드도 등장하고, 여전히 로망만으로 남아있는 고급술도 만나게 됩니다. N차로 본 영화이지만 술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장면을 이야기할 땐 얼른 다시 그 영화를 보고 싶어 마음이 설렙니다. 클로즈업 되지도 않았던 작은 소주병을 캐치한 김현우 저자의 눈썰미도 대단합니다. 정확한 고증으로 그 시대 술이 등장하는 경우라면 더욱 반갑습니다.


유명 와이너리에서 와인 만드는 과정도 나오고 어바웃 와인이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와인에 관한 지식 창고 같은 영화 <사이드웨이>처럼 이 책을 읽으며 두근거릴 정도로 보고 싶은 영화를 수두룩하게 발견하게 됩니다. 영국의 자랑 스카치위스키와 미국의 자존심 버드와이저가 나란히 출연하게 된 배경도 엿볼 수 있었던 <러브 액추얼리>, 영화엔 정작 나오지 않는 장면이지만 시나리오엔 있었던 <신세계>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만나게 됩니다.


폭탄주는 우리나라가 원조인 줄 알았더니 술꾼의 세계는 똑같나 봅니다. 1954년 고전 명작에도 등장했던 맥주와 위스키를 섞은 폭탄주, 보일러 메이커의 역사도 알게 됩니다. 발렌타인 30년산을 따지 않은 채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데 술맛 당기게 하는 글발 덕분에 하마터면 딸 뻔했습니다. 대신 가성비 좋은 스페인산 와인을 한 잔 때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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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만나는 City & Town 가이드북 (한정판) - 2022-2023 최신판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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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이라 하면 흔히 프랑스 길을 이야기합니다. 프랑스 길 외에도 포르투갈 길, 은의 길, 북부 길, 마드리드 길, 레반테 길 등 많은 순례길이 있습니다. 어디에서 출발하든 최종 목적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입니다. 프랑스의 생장피드포트에서 출발하는 프랑스 길은 스페인 북부를 동서로 통과하며 약 800km를 걷게 됩니다. 그 길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도시와 시골.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만나는 City & Town>에서 만나보세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꼭 즐겨야 하는 BEST 5를 소개합니다. 프랑스 와인 생산지역에서 생긴 질병을 피하기 위해 스페인 북부로 포도밭을 대체하기 위해 시작된 스페인 와인을 맛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순례자들의 숙소인 알베르게에서는 와인 한 잔으로 저녁 식사를 시작하는 문화가 있다는 걸 스페인 하숙 방송을 보며 알게 되었는데,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와인을 맛보는 기회를 놓칠 수 없겠죠. 그 외 스페인의 쌀 요리 파에야,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으로 지나가는 스페인 갈라시아 지방의 전통적인 문어 요리 뿔뽀 아 라 페리아 등 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을 놓칠 수 없습니다.


총 33일차에 걸친 순례길 코스 동안 만날 수 있는 도시 중 팜플로나, 부르고스, 레온, 아스토르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만큼은 여유롭게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베스트 도시로 꼽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또는 스페인 마드리드 어디로 입국하느냐에 따라 일정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로 입국해 생장피드포트에서 출발하는 루트가 바로 이 책에 실린 일정이고요. 입국을 스페인 마드리드로 한다면 산티아고 순례길 3일차에 해당하는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합니다. 전체 순례길을 다 걷지 않고 부분만 걷는 순례자들을 위한 코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하숙 방송의 배경이 된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가 작은 콤포스텔라로 알려져 있다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네요. 방송에서 스페인 하숙 알베르게를 떠나는 순례자들이 엄청 힘든 길을 앞두고 있어 다들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던데 가이드북에서도 200km 남은 길 중에 가장 힘든 길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코스를 5km 내외로 세밀하게 나눠 소개하고 있는 가이드북이어서 길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나긴 걷기 여행을 앞두고 언제 떠나면 좋은지, 어디서 먹고 잘 수 있는지, 내 체력에 맞는 일정을 안배하는 법 등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든든하게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가이드북인 동시에, 길 위에서 마주하는 작은 마을들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게 세심하게 알려주는 가이드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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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꿈사탕 가게 길벗스쿨 그림책 22
콘도우 아키 지음, 황진희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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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도서, 게임, 애니메이션 등 수많은 상품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리락쿠마를 만든 캐릭터 디자이너 콘도우 아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하며 이번엔 귀요미 펭귄 캐릭터 '펭펭'이로 찾아왔습니다. 이 작품은 제21회 MOE 그림책상을 수상했습니다. 전국 서점의 아동도서 담당 직원들이 고른 그림책 10권 중 이 작품이 당당히 선정된 거예요. 그림도 예쁘고 환상적인 내용을 뽐내는 그림책 <오늘도 꿈사탕 가게>를 만나보세요.


꿈사탕 가게. 손님들에게 산 꿈을 사탕으로 만들어 파는 가게입니다. 꿈을 사탕으로 만들어 사고 판다니 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요. 정말 이런 꿈사탕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마음이 들뜹니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사고 싶나요? 저는 밤새 꿈을 꾼 걸 기억하지 못할 만큼 숙면을 취하고 싶어요. 꿈자리가 사납다고 말할 만큼 스펙터클하게 몸을 움직이는 꿈을 꿀 때가 있는데, 깨어나서도 한참 피곤한 느낌이거든요. 이왕 꿈을 꾼다면 릴랙스 되는 꿈을 사고 싶어요.


손님마다 꿈 취향도 참 독특합니다. 즐겁고 신나는 꿈사탕만 살 줄 알았는데, 무서운 꿈사탕을 찾는 손님도 있군요. 무서운 꿈을 왜 사 가는 건지 알려주진 않아요. 아이들과 그 미스터리를 상상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꿈사탕을 만들려면 누군가는 꿈을 팔아야겠죠. 1년에 한 번만 꿈을 팔 수 있대요. 왜 여러 번 자주 꿈을 팔면 안 될까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소재가 가득한 <오늘도 꿈사탕 가게>입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꿈을 팔겠다고 합니다. 펭펭이는 모구모구와 함께 할아버지의 꿈을 가지러 갑니다. 어떤 동물의 캐릭터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모구모구가 바로 꿈을 먹는 역할을 해요. 할아버지의 꿈을 하나씩 만날 때마다 쏙쏙 먹어치웁니다. 할아버지의 꿈은 즐거움 그 자체입니다. 빵을 만들고, 별똥별을 바라보고, 비눗방울이 퐁퐁 등장하고...


그런데 꿈은 우리가 인식하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뇌가 알고 있는 이미지나 정보를 조합해 꿈으로 나타난다고 해요.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한 건 꿈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거죠. 개연성 따위는 부족해도 뭔가 영화 한 편을 만든 것만 같은 긴 꿈을 꾼 것 같아도 사실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가 인과관계를 끼워 맞추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가게로 돌아온 펭펭은 할아버지의 꿈으로 사탕을 만듭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자신의 꿈사탕을 사려고 왔는데... 무슨 일일까요.


펭펭은 가업으로 물려받은 꿈사탕 가게 일이 사실 썩 즐겁지는 않습니다. 꿈을 판다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느라 어두컴컴한 밤길을 오갈 때마다 겁 많은 펭펭이는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저마다 꿈을 꿀만큼 그리워하거나 소망하는 일이 있을 테고, 꿈에서나마 이뤄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워하는 손님들을 보면 이 일을 그만둘 순 없습니다.


왜 꿈으로 사탕을 만드는지 펭펭은 영업 비밀이라고 말하지만, 할아버지의 사연을 함께 하다 보면 펭펭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겁니다. 물 잔뜩 먹인 부드러운 수채 그림은 판타스틱한 꿈이라는 소재와 알록달록 사탕과 참 잘 어우러져 읽는 내내 마음이 몽글몽글해집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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