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는 말들 - 불안이 익숙한 사람을 위한 심리학
사이토 시게타 지음, maru(마루) 옮김 / 스테이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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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거라 생각하며 필요 이상으로 우울해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신 건강 에세이 <안아주는 말들>. 90대에도 현역으로 활동하며 마음의 명의라 불리는 정신과 의사 사이토 시게타 저자의 책입니다.


힘들다고 느끼는 상황에 처하면 지혜롭게 이겨내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괴로움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괴로운 일도 건강하게 받아들이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 책 속에서


<안아주는 말들>은 불안과 우울, 인간관계 등 다양한 마음 문제로 성장통을 겪는 어른들을 위한 책입니다.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질 거라고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이들에게 도움 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괴로워하는 데도 체력과 시간이 걸립니다. 고뇌하는 사람은 그만큼의 체력과 시간이 있다는 겁니다. 불안이나 걱정은 결과적으로 마음을 단련시킵니다. 힘든 과정 중에 있더라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할 때 '이것만은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게 있다고 합니다. 그것이 당신의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히 하고 싶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붙잡고 밑바닥부터 기어올라간 사람은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났을 때 정신건강 측면에선 지금 하는 일들을 최대한 내려놓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유연한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언이 가득합니다.​ 나에게 상냥해지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열등감, 콤플렉스를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자기돌봄의 습관을 가질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알려줍니다. 타인의 시선에 노예가 된 건 아닌지, 평균에 집착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이상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좋지만, 시야가 좁아져서 혼자 상황을 왜곡하고 불평만 늘어놓을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과거를 실패로 보게 되고 그 결과 스스로를 부정하는 꼴이 되어버립니다.​


어울리고 기대고 받아들이는 건강한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도 유용합니다.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 대체로 상대의 마음을, 상황을 멋대로 예측할 때가 많다는 걸 짚어줍니다. 이래야만 한다고 이상과 바람을 갖고 상대방을 대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친구에게는 높은 이상이나 바람이 아닌 배려를 가져보자고 조언합니다.​





불안과 우울에 매몰되지 않도록 따스한 이야기도 건넵니다. 지금 잠깐 기분이 다운된 것인지, 우울증이 생긴 건지 자가 체크할 수 있는 테스트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의사에게 상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적극적으로 몸을 돌보듯 마음의 병도 그렇게 대해야 한다고 말이죠. 건강한 버팀목을 삼을 수 있는 사랑하는 대상이 있으면 마음의 면역력을 기르기 좋습니다. 사소한 감탄과 감동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중요한 건 직접 실천하는 일이겠지요. 마음이 내켜서 행동하는 게 아니라, 행동부터 해서 마음을 설득시키자고 합니다. 우울할수록 밝은색 옷을 입고 작은 일에라도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자고 합니다. 나의 웃음 유발 버튼을 만들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감정을 억제하는 대신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안아주는 말들>.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자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열등감과 자존심 사이에서 방황하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완벽을 버릴 때 변화는 찾아온다고 합니다. 고민이 있다는 것은 자신을 마주할 기회를 얻는다는 뜻입니다. 고민을 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건 나 자신이고, 내 마음이다." - 책 속에서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기돌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들려주는 심리학 에세이 <안아주는 말들>. 이토록 다정한 책이라니! 제목처럼 나를 포근히 안아주는 따스한 이야기가 가득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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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존 리 지음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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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스타 펀드매니저로 명성을 얻고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메리츠자산운용의 CEO로 지내며 전 국민 금융문맹 탈출을 위해 활동해온 존 리. 사실과 다른 거짓 기사 한 토막으로 30여 년 금융 전문가로서의 인생이 날아간 사건을 들어본 분도 계실 겁니다. 그가 책으로 돌아왔습니다.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잘못된 편견, 경직된 문화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금융강국이 될 수 없다며 금융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목소리를 담은 책입니다. 가치투자 전문가, 주식투자 전도사로 한국에서 보낸 9년의 시간과 경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자산운용사 스커더에서 펀드매니저로 금융계에 들어선 존 리는 투자 철학의 근간이 된 선진 금융을 경험하며 느낀 것들을 들려줍니다. 선한 부자가 되는 방법, 주식투자의 즐거움, 고객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걸 배운 그는 다양성과 포용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행복한 부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려야 합니다. 존 리는 교육제도와 금융에 대한 인식, 여성 인재의 활용을 손꼽습니다. 개개인의 삶 또한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야 진정한 금융강국이 될 수 있습니다. 노후준비가 제대로 안 되어 있고, 돈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백지상태와 같은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가능해질까요.


왜 그가 동학개미운동의 선봉에 서며 존봉준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는지 CEO로 있을 때 기존 관행을 바꾼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니 놀랍더라고요. 그가 실천한 것들을 보면 한국사회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벽을 깨뜨릴 의지가 약했던 거였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뿌리 깊게 박힌 문화적 관습의 한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개인의 성장이든 기업의 성장이든 결국 부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위기에 처할 때 극복하는 저력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과 문화를 활성화하고, 돈에 대한 교육이 잘 되었을 때 가능해집니다.


저자는 숨 막히는 경직성이라고 표현하는데요. 교육제도에서부터 그렇다고 합니다. 특히 획일성을 가진 제도가 가장 정의롭고 공정한 방법이라고 믿는 경향을 꼬집습니다.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없으면 규제는 계속 존재할 거라고 합니다.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에서는 부모 세대의 인식만 바뀌어도 충분히 가능한 가정 금융교육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한국에서 말하는 공정의 의미도 다시 한번 짚어줍니다. 재미있는 예시도 있습니다. 주 52시간제 노동시간제한 제도가 정작 적용되어야 할 대상은 어른들이 아닌 어린 자녀들이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거의 주 80시간의 학습 노동에 시달리고 있거든요.


새로운 10년 대한민국 금융강국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존 리, 새로운 10년의 시작>. 높은 자살률, 저출산율, 부실한 노후준비, 빈부격차 등 지금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희망이라는 방향으로 이끌려면 금융교육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개개인의 경제독립을 위한 금융산업이 혁신되고 발전해야만 잘 살 수 있다는 존 리의 원칙을 바탕으로 부의 본질과 투자 철학, 그리고 금융교육에 대한 인식을 들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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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인간
테드 휴즈 지음, 크리스 몰드 그림, 조호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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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의 원작 소설 <무쇠인간>. 무려 1968년에 첫 출간한 고전 명작이라 불리는 아동문학입니다.


아이언맨 마크 1 비주얼이 떠오르는 고철 로봇과 트랜스포머의 친구가 생각나는 표지 그림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카메오로 등장할 만큼 수많은 작품들에 영감을 준 <무쇠인간>입니다. 우리 아이는 앤드류 데이비슨의 그림 버전으로 봤었는데, 2019년 크리스 몰드의 일러스트로 리메이크해 2020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최종 후보작에 오른 새로운 버전으로 다시 만나봅니다.​​


영국의 가장 명예로운 시인에게 내리는 칭호를 받은 계관 시인이자 문학 작가 테드 휴즈. 미국의 대표 시인이자 작가 실비아 플라스의 남편입니다. 자살한 실비아 플라스의 사연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어머니 실비아 플라스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아빠 테드 휴즈가 쓴 작품이 바로 <무쇠인간>입니다.​​


아이들에게 머리맡에서 읽어주고 싶은 바람을 담은 만큼 계관 시인의 시적 언어와 부모가 읽어주는 구어체가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이 책은 한 번만이라도 꼭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과는 감상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아무도 모르는 무쇠인간. 두루뭉술하게 몰라~ 한 마디로 퉁칩니다. 그 너머의 상상은 아이들에게 맡겨보자고요. 어마어마하게 큰 무쇠인간은 덩치에 안 맞게 허당미가 있습니다. 트랜스포머의 범블비가 떠오른다고나 할까요. 절벽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근엄해 보였는데... 우당탕탕 굴러떨어집니다. 그 바람에 산산조각 나며 고철 신세가 되어버립니다.​​


분해된 몸을 찾고 찾아 스스로 조립해 내는 걸 보니 자가 치유의 원조가 바로 여기에 있군요. 한쪽 눈과 손이 만나 부품들을 하나씩 맞춰나가는 모습을 보며 응원하게 됩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무쇠인간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낍니다. 크리스 몰드의 일러스트가 테드 휴즈의 상상력을 시각화해냈습니다.​​






무쇠인간도 먹어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무쇠인간의 음식은 쇠붙이입니다. 주변 농가의 농기구와 농기계들을 우걱우걱 먹고 사라지기 일쑤인 무쇠인간. 농부들이 난리가 날 수밖에요.​​ 결국 깊은 구덩이를 파서 무쇠인간을 해치우려고 합니다. 소년 호가스가 함정으로 유인해 무쇠인간은 결국 구덩이에 파묻히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 정도에 당할 무쇠인간이 아니죠.​​


구덩이에서 탈출한 무쇠인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호가스가 멋진 아이디어를 냅니다. 고철 야적장으로 데려간 겁니다. 그곳에는 무쇠인간의 음식이 널려있습니다. 그렇게 무쇠인간과 사람들은 평화를 유지하며 살아나갑니다.


그런데 지구에 위기가 닥칩니다. 박쥐와 용을 닮은 거대 괴생명체가 우주에서부터 날아오더니 먹이를 내놓지 않으면 지구를 망가뜨리겠다는 위협을 합니다. 지구가 사라지면 무쇠인간이 먹을 고철도 없어질 테니 무쇠인간은 괴물을 무찌르러 갑니다.​​ 재밌는 점은 괴물과 무쇠인간의 승부 방식입니다. 지략적인 대결에 깜짝 놀랐거든요. 책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그나저나 그 괴물은 왜 지구로 와서 위협을 한 걸까요. 그 속에는 인간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철학적인 내용이 담겨 있답니다. SF, 환경, 혐오, 소통, 배려, 공존 등 숨은 이야기가 꽤 많아 아이들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어린이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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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유산
스테파니 세네프 지음, 서효령 옮김, 최웅 감수 / 마리앤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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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DDT라 불리는 글리포세이트 glyphosate. 용어가 낯선가요? 제초제의 주성분입니다. 환경 관련 책을 읽는 이들이라면 몬산토에서 만든 라운드업이라는 상품명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잡초를 없애기 위해 1970년대 중반에 만들어졌고 지금까지도 가장 대표적인 잡초제입니다.


농업에서 독점권을 가진 몬산토는 자사 제품이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인간의 건강과 질병을 둘러싼 약물, 식단 및 독성 화학물질에 관해 연구하는 MIT 선임 연구 과학자 스테파니 세네프의 책 <위험한 유산>에서 확인해 보세요.​​


2008년부터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온 저자는 글리포세이트가 여러 신경 질환, 대사 질환, 자가면역질환, 생식기 질환, 종양 질환의 주요인이 글리포세이트라는 증거들을 발견합니다. 환경과 건강에 관한 다양한 문제의 공통분모로 글리포세이트가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글리포세이트의 독성 기전은 독특하고 끔찍하다고 합니다. 일명 느린 살인자입니다. 이 책에서는 글리포세이트가 어떻게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악화시키는지, 미래 세대가 씨름하게 될 위험한 유산이 유발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미국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글리포세이트의 안전 허용치는 체중 68킬로그램인 사람이라면 하루에 글리포세이트를 120밀리그램까지는 안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허용 가능한 양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합니다.


농약 업계는 겨우 3개월만 실험할 뿐입니다. 그런데 2년간 연구한 결과에서 일일 섭취 허용량에 못 미치는 양에도 DNA 손상을 일으키며 암세포를 증식시킨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2015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글리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선언했습니다.​​ 그럼에도 농가에서는 글리포세이트를 주성분으로 한 제초제를 사용합니다.


경악할 만한 점은 기업의 개발 방식입니다. 제초제라는 건 거의 모든 식물을 죽이기 때문에 죽일 것과 살릴 것을 선택하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자기 제품에 작물이 잘 견디도록 유전자 변형 작물을 만듭니다. 그러면 그 유전자 변형 작물을 키우는 농가는 밭 전체에 제초제를 마음껏 뿌려도 됩니다. 라운드업 내성 작물이 아닌 건 죽일 수 있습니다. 글리포세이트 내성 작물 연구가 생명공학의 발전과 연계된 겁니다. 대두, 옥수수, 카놀라, 사탕무, 목화, 알팔파... 등 라운드업 내성 씨앗이 판매 급증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GMO를 피하면 될까요? 비GMO 식품을 수확하며 건조할 때 수월한 작업을 위해 글리포세이트가 뿌려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비GMO에서도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됩니다. 글리포세이트가 사용되지 않은 유기농 인증 작물은 안전할까요? 토양, 동물 배설물, 빗물, 바람의 영향 등으로 역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됩니다. 2019년 캐나다는 꿀 표본 200개 중 197개에서 제초제 성분이 검출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인간의 70퍼센트 이상의 소변에서도 검출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초제 잔류물이 있는 동물 사료와 물을 먹고 마시고, 공원과 가정집 정원의 잔디를 통해 피부나 폐에 글리포세이트를 흡수합니다. 유럽에서는 2017년에 금지되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첨가하는 인공 방부제 에톡시퀸 (몬산토에서 개발) 같은 첨가물이 글리포세이트의 독성을 심화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과거 20년 동안 핵심 작물에 글리포세이트 사용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글리포세이트가 조직에 축적되지 않고 몸을 빠르게 통과해 대소변으로 배설된다고 믿을 수도 있을 겁니다. 기업에서는 글리포세이트가 2주 이내에 토양세균으로 인해 자연분해된다고 주장하지만 과학 연구는 다른 결과를 내놓습니다. 748일 후에도 59퍼센트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글리포세이트는 에어로졸화되어 공기 중에 흩어집니다.


글리포세이트가 생태계 전반의 건강 악화에 끼치는 영향력은 무시무시합니다. 온갖 동물은 물론이고 식물의 광합성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블루길이라는 물고기는 이미 글리포세이트가 단백질에 단단히 연결되어 단백질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글리포세이트는 인간의 장을 해치고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세균 종을 우선하여 죽입니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생물 세포까지도 복잡한 방식으로 교란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듭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시킴산 경로를 교란해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위험한 유산>에서는 글리포세이트가 어떻게 생태계와 야생 생물에 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인체를 서서히 중독시키는지, 특정 질환과의 관련성을 낱낱이 짚어줍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우리에게 필요한 미생물, 미네랄 그리고 DNA로 프로그래밍 되는 단백질까지. 글리포세이트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코로나19에도 글리포세이트의 숨겨진 맥락이 있음을 밝힙니다.​​


지구상의 생명체가 글리포세이트에 더 자주 노출될수록 우리 모두는 나빠집니다. 사실상 현재의 화학 기반 농업 방식에서는 소비자가 글리포세이트를 완전히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글리포세이트 금지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DDT처럼 글리포세이트가 금지될 때까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위험한 유산>에서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변화들을 소개합니다. 평생 관습적으로 먹고 건강을 무시했다면 이제라도 우리 몸을 지지해 주면 됩니다. 글리포세이트로 오염될 가능성이 적은 음식을 선택하고, 프리바이오틱스가 많이 든 음식을 먹는 등 글리포세이트가 방해하는 것들을 보충해 주는 식입니다. 오래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음식이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독성이 가장 강한 화학물질 중 하나인 글리포세이트를 고발하는 책 <위험한 유산>. 특유의 독성 기전, 무심한 사용, 만연한 존재로 인해 우리가 직면한 유해 환경 화학물질은 글리포세이트 외에도 많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독성을 증폭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합니다.


제약 산업은 사람들이 허약할 때 번창합니다. DDT의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 됩니다. 직면한 위기의 긴급성을 깨닫고 깨어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생물학적 과정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전문적인 내용이라 어려울 수 있지만, 글리포세이트가 왜 위험한지 알아야 변화도 가능합니다. 미래 세대에게 위험한 유산을 남기지 않도록 개인과 집단으로서의 힘과 책임을 촉구하는 <위험한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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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데이터 3.0
최성원 지음 / 더블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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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그동안 투자 관점에서만 바라봤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랄 겁니다. 내가 알던 블록체인은 가상화폐를 위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 사용이 어색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는 것처럼 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현재의 데이터 2.0에서 데이터 3.0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말이죠.


블록체인 차세대 웹 3.0 시스템을 운용하며 블록체인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최성원 저자의 책 <블록체인과 데이터 3.0>은 데이터 3.0 시대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용어는 생소하지만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일상의 모든 데이터가 돈이 된다는 개념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PC와 모바일상에서 발생시키는 모든 데이터는 나의 정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용자는 아무 혜택이 없습니다. 플랫폼 기업만 돈을 법니다. 블로그 수익도 네이버의 보상이 아닌 광고를 통한 수익 구조입니다. 카카오, 유튜브, 페이스북 등 모두 그렇습니다. 지금은 데이터 2.0 시대입니다. 일방적인 서비스 중단 사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셧다운 사태처럼 중앙화된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험했습니다. 물론 분산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컨트롤 타워는 여전히 한 곳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보고 읽는 정적인 환경의 1.0에서 쓰기까지 가능한 2.0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비합리적 문제들이 수두룩합니다. 이제는 탈중앙화된 분산 데이터베이스로 나아가야 합니다. 데이터 3.0 시대를 주도할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이 책은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인지 정확하고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더불어 데이터 3.0 시대를 이끌 NFT, 마켓플레이스, 내가 만든 데이터가 수익이 되는 비즈니스 모델 X2E와 메타버스까지 개념을 설명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유료 아이템을 사본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해 당연시했던 것이 있습니다. 내돈내산 아이템은 내 디지털 자산인데, 정작 소유권은 없고 사용권만 있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요. 서비스가 중단되면 그마저도 사라집니다. 개발사와 유통사의 사정으로 새로운 업체로 유저 데이터를 이전해야 한 서든어택 사례도 있습니다. 당시 유저들이 캡처로 고객센터에 등록해 수작업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통해 데이터 소유권에 대한 인식과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공공의 분산 데이터베이스입니다. 블록체인의 역사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 있으니 궁금하셨던 분들은 이 책이 큰 도움 될 겁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는 데이터 소유권 증명 도구입니다. 그림, 사진,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을 증명하는 기술이자 수단입니다. 디지털 등기권리증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NFT는 플랫폼을 한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이 NFT가 어떻게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 효과를 발생하는지도 메커니즘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수퍼트리는 NFT 게임 유저 간 NFT 거래를 지원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며 탈중앙화된 앱을 만들었습니다. 데이터 소유권 확보와 상호운용성을 검증한 플레이댑은 중앙화된 서버 없이 노드라 불리는 분산형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저장해 구동합니다. 수퍼트리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고 블록체인 기반의 NFT 게임 분야에서 국내 1호 논문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NFT 게임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각종 규제 때문에 K-게임의 발전이 가로막힌 겁니다. 나스닥 상장까지 한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생산한 데이터를 가상화폐로 거래하고 현금화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블록체인과 데이터 3.0>에서는 완전히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의 (현재는 비트코인이 유일) 기준, 블록체인 생태계의 원활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산업에서 어떤 업체가 주목받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오픈씨에서 그림을 NFT로 민팅하는데 가스비가 너무 비싸."라는 외계어 같은 말도 이 책을 읽으면 이해할 수 있게 되고, NFT로 플렉스할 수도 있게 됩니다. 중앙화된 데이터베이스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 온라인상의 데이터 소실 걱정도 덜게 된 NFT의 등장.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무한히 확장 가능합니다. 합리적인 보상에 주목하는 MZ 세대뿐만 아니라 경제적 자유를 위한 수익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이들 모두 블록체인과 결합된 데이터 3.0 시대가 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정한 메타버스 세계가 열리는 겁니다.


이 책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메타버스 서비스 활용 사례도 소개합니다. 경제적 영역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로 이어지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을 때 더욱 다양하게 진화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과 웹 3.0 시대에 대한 이해를 했다면 직접 체험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더리움 개인 지갑인 메타마스크를 설치하는 법부터 NFT로 제작할 이미지를 업로드해 발행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NHN 한게임과 네이버의 개발자 경력, CJ그룹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 올리며 게임 콘텐츠 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최성원 저자.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를 직접 개척하면서 경험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블록체인과 데이터 3.0>에서 데이터로 부를 축적하는 세상의 청사진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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